| 냉전의식에 자사홍보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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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가마니’가 하나 있다. 쌀이 담겨 있을까, 돌이 담겨 있을까? 쌀이 많으면 쌀가마니고 돌이 많으면 돌가마니다. 쌀과 돌 가운데 무엇이 많든 아이들에게 줄 밥을 하기 위해서 이 가마니를 뜯어선 안 된다. 주변엔 몸과 맘을 살찌우는 쌀가마니들이 무척 많기 때문이다. 그럼 교사들이 큰 문제로 삼는 소년조선일보를 비롯한 소년신문엔 쌀이 들어있을까? 돌이 들어있을까? 미디어교육의 기본인 ‘매체비평’의 시각으로 두 번에 걸쳐 돌멩이인지 아닌지를 가려 보자. (편집자) 현재초등학교 안에서 배달되는 소년동아·소년조선·소년한국 등 소년신문이 폭력게임과 자사행사 홍보 기사를 지나치게 싣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주간 ‘교육희망’이 지난해부터 올 3월까지 나온 3개 소년신문을 무작위로 뽑아 분석한 결과 밝혀졌다. ■ 정서장애 유발 폭력게임 홍보 소년조선일보 2001년 11월 8일치 3면엔 어느 초등학생이 쓴 ‘호소문’이 실려 있다. 제목은 ‘폭력 게임을 하지 말자.’ 이 글에 맞붙어 실린 같은 면 광고로 눈길을 옮겨보자. ‘공포게임 짱’이란 글자가 반 뼘 크기로 크게 적힌 글귀가 보인다. 다음은 5단 통 광고 내용의 일부. 광고니까 이해하자. 기사는 어떨까. 이 신문은 일주일에 한번씩 전체 4면 가운데 한 면을 떼어내 ‘게임/인터넷’을 꾸미고 있다. 다음은 올 2월 26일치 4면에 실린 머릿기사. “온라인 게임 봄맞이 새 단장”이란 부제에 다음과 같은 글이 보인다. 이 게임을 만든 회사의 사이트엔 다음처럼 ‘게임의 특징’을 자랑하고 있다. 약 주고 병 주는 폭력 게임 관련 보도는 이뿐만이 아니다. 전체 4·8면이란 작은 지면 속에 이 같은 게임 보도가 차지하는 비율은 아주 높다. 올해 1월부터 3월 26일까지 보도된 기사 가운데 소년조선 사이트를 검색한 본 결과 게임을 다룬 기사는 114개나 된다. ‘황사도 심한데 집안에서 게임이나…’(3월 26일), ‘어린이용 게임도 3차원으로 즐기세요’(3월 12일), ‘미국 게임 거인들, 올해 한국서 한판 승부’(3월 5일), ‘우리 반 단체로 BnB 한 판 해 볼까’ 더구나 이런 부류의 기사는 대부분 게임회사 사이트까지 함께 보여주는 친절을 베풀고 있다. 아이들한테 ‘어서 찾아 들어가라’는 얘기인 것처럼 보인다. 게임 전문 프로그래머 조현환(33, D업체 차장)씨는 “가상공간에서 무기로 죽이는 게임을 초등학생이 할 경우 현실과 착각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고 잘라 말했다. 26일 현재 소년동아일보 홈페이지에서 두 번만 클릭 하면 다음과 같은 화면을 볼 수 있다. ‘반라의 요염한 여성이 커다란 가슴을 흔들며 한 남자를 유혹하고, 그 남자는 당장 첫날밤을 치릅시다고 말하면서 몸을 던진다.’ 소년한국일보도 배너 광고 가운데 유료 게임 사이트가 떠 있다. ■ 자사 행사 홍보성 기사 넘쳐 물론, 가마니 속 쌀처럼 유익한 기사도 있다. 하지만 자사 홍보 기사는 도를 넘었다. 누구 하나 항의하는 사람도 없는 듯하다. 힘없는 아이들은 그저 보도된 사실만을 믿을 뿐이다. 지난해 소년조선일보 10월 30일치와 10월 15일치 1면 머릿기사 제목은 다음과 같다. 논란 많은 경시대회, 게다가 자사의 경시대회를 사진까지 곁들여 보도한 것이다. 놀랄만한 사실은 사설업체의 경시대회에 후원자는 교육부고, 교육부장관상까지 주었다고 자랑하는 기사가 보인다는 것. 이 대회에 참가치 못한 아이들의 마음은 어땠을까. 이뿐만이 아니다. 같은 해 6월 18일치 톱은 소년조선과 모 학습지 업체가 공동 주최한 '한국 영재 올림피아드'로 장식했고, 10월 22일치엔 조선일보 마라톤대회가 머릿기사였다. 지금 살펴본 것은 오로지 1면 톱기사뿐이다. 지면 곳곳에 숨어있는 자사 홍보기사는 무척 많다. 이 가운데 사설까지 써가면서 심혈을 기울인 사업은 바로 ‘아! 6·25전’. 이 전시회는 조선일보 기획전이었다. 2000년 6월 27일치 사설에 이어, 8월 3일치 “현장 체험의 장 아! 6·25전”이란 사설은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6·25전쟁 발발 50주년을 기념해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열리고 있는 아! 6·25 전시회가 날마다 성황을 이루고 있다. …3주 가량 남아 있는 방학, 전시회를 찾아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며 꿈과 희망을 기르는 기회로 활용해야 하겠다.” 이렇듯 자사 행사 홍보는 세 신문사가 모두 마찬가지. 지난해 소년동아일보 8월 16일치 1면 머릿기사도 “소년동아일보-대한생명 주최 어린이 국수전 막 올라”였다. *이 기사는 주간<교육희망> 2002-04-03 제299호에 실은 글입니다. |
2009년 8월 4일 화요일
심층진단/소년신문, 쌀인가 돌인가?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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