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4일 화요일

아! 대통령 각하

교육기사 뒤집어 보기(15)
 
윤근혁
 

김대중, 이돈희·김대중, 한완상·김대중, 교육부, 김대중, 김대중, 한완상, 김대중, 교육부, 김대중, 한완상, 교육부, 교육부, 한완상·김대중, 한완상, 김대중, 교육부, 교육부, 김대중.

▲아 대통령 각하.     ©윤근혁
올해 차례대로 나온 교육소식의 1면 머릿기사에 등장한 인물들이다. 교육부가 한 해에 4억원 가량을 써가며 격주 12만부씩 찍어내는 교육소식. 올 18일 현재, 44호부터 62호까지 모두 19번을 냈는데, 김대중 대통령이 톱기사로 등장한 게 10번, 한 장관이 나온 게 5번이다.

아무리 교육소식이 교육부 기관지라 하더라도 장관과 대통령이 약속이나 한 듯 톱기사로 번갈아 나오는 모습을 본 교사들은 뒷맛이 영 씁쓸하다. 문제는 양보다는 질, 기사의 질(내용)을 보면 정말 깜짝 놀랄만하다. 혹시 5공화국의 ‘땡전뉴스’가 교육소식의 ‘땡김뉴스’로 되살아난 것일까.

가장 최근 신문인 62호(10월 5일자)의 머릿기사 제목은 ‘대통령 장학생 제정’. 내년부터 학생 172명에게 미국의 대통령처럼 김 대통령이 장학금을 준다는 기사다. 교육부가 파악한 학교현실이 이렇게 한가한 걸까. 위기를 느낀 교사들이 거리로 나올 정도로 흔들리는 교육 속에서 아이들이 목말라하는 게 대통령 장학금이라고 보는 건지.
톱기사로 다룬 대통령 동정기사는 이 뿐만이 아니다. 제목만 살펴보자.

“사랑과 열정으로 헌신해 온 스승에 감사, 김 대통령 1일교사에서 강조”(5월 20일자 53호)
“김 대통령, 남은 임기 시대적 소명에 최선”(3월 5일자 48호)
“대통령 할아버지와 어린이들”(5월 7일자 52호, 사진 준톱)
“김 대통령, 전국 학교 인터넷 연결 기념식”(4월 20일자 51호)

‘교육대통령’을 자처한 김 대통령의 말들이 교육계를 벌집 쑤시듯 하고 있다. ‘교육여건을 개선하라’는 엄명에 따라 전쟁 치르듯 벌이는 공사판, ‘2003년까지 학급당 아동 수를 줄이라’는 명령에 따라 추진하는 중등교사 자격자 초등 임용. 대통령의 말을 고스란히 톱기사로 받아쓰는 교육부가 이젠, 교사들의 말도 받아썼으면 좋겠다.
 
 *이 기사는 주간 교육희망 2001-10-24 제286호에 실은 글입니다. 

 

 
2003/01/19 [11:17] ⓒ 윤근혁의 교육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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