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26일 수요일

“참교사도 되고 인기 짱! 교사도 될래요”

[현장 2탄-참교육실천대회] 제주대 강의실 43개 메운 열정
 
윤근혁
 
 

▲교육놀이분과 모습.     ©안옥수
1월 11일부터 13일까지 제주도엔 진눈개비가 내렸다. 이런 날씨에 전국 교사 2300여 명이  ‘쨍! 하고 해뜰 학교’를 그리며 눈보라 치는 이 곳에 모였다.


판에 박힌 교육과정을 새로 짜고 모두에게 도움 되는 공교육을 만들어보자고 이들은 ‘참교육 침낭’을 맨 채 전교조에서 연 참교육실천보고대회(참실대회)에 참석한 것이다. 이 행사는 국내에서 하는 교원 대상 연수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이 대회 두 번째 날인 12일 제주대 교정 곳곳에서는 교과, 영역, 주제별 등 모두 43개 분과의 토론 및 사례발표 연구가 진행됐다.


첫 날 여는 마당 후 곧바로 분과별 토론에 돌입해 참교육 실천에 열의를 보인 참석 교사들은 이날 자신이 속한 분과에 참여해 다양한 방식의 연구 발표와 토론을 벌였다.


다음은 몇 개 분과의 연수 모습을 담은 것이다.



“인기 짱 교사가 될래요”


“학교축제를 이성 친구 찾아 두리번거리고 유행에 휘둘리는 마당이 아닌 한판 어울림의 대동놀이로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12일 학생자치분과에 참여한 40여 명의 교사들이 꽁꽁 얼어붙은 제주대학 캠퍼스 운동장으로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했다. 학교축제 때 할 수 있는 대동놀이를 직접 연습하기 위한 것.


“앞으로, 뒤로,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21세기청소년공동체 ‘희망’ 이문정 씨의 구령에 맞춰 가위바위보 기차놀이를 배우던 교사들의 입에서는 연신 웃음이 터져 나왔다. 대문놀이가 시작되자 대문을 통과하는 교사의 등을 더 많이 치려는 사람, 이를 피해 도망가는 사람, 넘어지는 사람의 풍경으로 대동놀이는 왁자지껄 활기가 넘쳤다.

▲중등학급운영분과 모습.     ©안옥수

포크댄스를 배우는 시간. 빠른 스텝에 발이 꼬이던 교사들은 여기저기서 “이제 그만”을 외쳐댔다. 하지만 “학생회 간부들에게 알려주면 인기 짱 교사가 될 겁니다”라는 이문정 씨의  한 마디에 불만의 목소리는 꼬리를 감추고 흰머리 성성한 중견 교사부터 파릇파릇 새내기 교사들까지 ‘땀나는’ 한바탕 댄스를 계속했다.      


노동인권교육 결과 기업의 무노조 정책 무너져


12일 노동/실업분과는 인권운동가 배경내 상임활동가와 함께 청소년 노동인권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교사 50여 명이 강의실을 메운 가운데 두 시간에 걸쳐 진행된 강의에서 단연 인기를 끈 것은 ‘보고 싶은 인권뉴스’ 제작하기. 보고싶은 인권뉴스는 모둠별로 받아든 산업재해, 무노조 정책, 임금차별 등의 주제로 우리가 바라는 인권뉴스를 즉석에서 만드는 것이다.


‘무노조 정책’을 주제로 발표한 모둠은 20년간 무노조 정책을 고수해온 ‘사성전자’의 무노조 정책이 막을 내렸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 이유가 “중고등학교 시절 충실하게 노동인권 교육을 받아온 ‘사성전자’ 신입사원들의 강한 요청으로 ‘사성전자’ 노조가 투쟁을 진행한 성과였다”는 앵커의 멘트가 이어지자 무대 밖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이 밖에 교육청 안에 학생들의 산업재해를 관할하고 무상으로 치료를 진행하는 노동인권센터가 설립됐다는 내용, 계약직과 정규직원의 임금차별이 사라졌다는 뉴스가 ‘보고 싶은 인권뉴스’로 제작됐다.

하지만 ‘성희롱’을 과제로 받았던 모둠에서는 끝내 인권 뉴스를 제작하지 못해 또 다른 생각할 꺼리를 안겨주었다.  

▲지리교육분과 모습.     ©안옥수

‘녹색교육을 한 번 해보자!’


제주대 인문대 8113호. 환경교육분과 분과원들은 눈을 반짝거리면 ‘녹색교육과정을 만들어 내자’는 이수종(서울 연서중) 교사의 발표를 200여 명의 교사들이 귀를 쫑긋 세우면서 듣고 있다.


이 교사는 “환경교육은 단지 한 과목이 아니다”면서 “지속가능한 교육을 위해 생태교육을 중심에 둔 녹색교육을 새로운 교육이데올로기로 정해 인간과 인간, 인간과 환경이 공존하는 사회를 만드는 생태적 인간형을 교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생태적 학교 만들기, 우리 동네를 생태 놀이터로 만들기 등 생생한 녹색교육의 실천 발표가 이어졌다. 사례발표의 배울 점을 적고 있던 한 분과원은 “아이들과 함께 밖에 나가서 생태교육을 진행할 때 거창한 것만 생각했는데 작은 부분에서부터 생태교육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음 띤 얼굴로 말했다.


분과원들은 오는 13일과 14일 이틀 동안 선을곶-백작이 오름, 유기농 귤 재배 단지, 저어새 등 철새 도래지 등 제주 지역을 돌며 생태 연수를 진행하면서 올해 참교육 실천을 위한 준비에 들어간다.

▲기술교육분과 모습.     ©안옥수

‘또래 속 제자리 찾기’


이번 참실대회는 지난 대회의 ‘특수교사와 특수교육의 정체성 찾기’ 주제에서 한걸음 나아가, 장애학생들끼리는 물론 비장애학생들과 관계를 형성하고 사회 구성원이 되는 과정에서특수교사의 역할을 알아가는 자리였다. 참석한 교사들은 모두 200여 명.


하루 동안의 발표와 토론을 통해 “일반 학생과 떨어져 교육받는 상황에서 한 반에서 장애학생과 일반학생이 함께 공부하는 통학교육으로 진행돼야 한다. 이를 위해 일반교사의 장애인식이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특수교육을 알려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분과원들은 벌써 실천에 옮기고 있다. 제주대 학생회관 등에 통합학급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장애편견을 깨는 만화도 전시하면서 참실 참가교사들에게 다가섰다.


하지만 지난해 참실국을 신설하며 참실대회를 준비해온 김덕윤 분과장은 다음과 같은 아쉬움도 표시했다.


“특수교육분과는 특수교사만 참여한다는 인식으로 통합교육에 정말 중요한 일반교사의 참여율이 적다. 학교현장에서 장애학생을 만나면 당황하기는 마찬가지다. 일반교사도 적극 참여해 특수교육, 통합교육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게 됐으면 좋겠다.”

▲도덕교육분과.     ©안옥수

이 기사는 전교조에서 내는 주간<교육희망> 참실대회 취재팀에서 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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