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4일 화요일

강도와 친일 행위

교육기사 뒤집어보기 (34)
 
윤근혁
 

지난해 8월 18일치 조선일보엔 이 신문 사외보인 ‘독자와의 대화’라는 간지가 함께 배달되었는데요. 이 사외보엔 이연 선문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의 글이 실려있었지요.

그는 이 글에서 조선일보 기사 가운데 친일 내지는 식민통치에 호의적인 기사는 1319건(9.2%)에 불과했다”고 밝혔죠. 따라서 90.8%는 식민통치에 저항한 기사라는 이상한 해석을 단 글이었는데요. 이런 연구 결과를 십분 활용해서 조선은 사외보에 “뭐, 조선일보를 친일지라고?”란 제목을 보란 듯이 붙였더군요.

저는 이 기사를 보면서 정말 ‘조선은 낯이 두껍구나’ 하고 혼자 웃었죠. 우린 보통 강도 짓을 한 번 이상 한 사람을 강도라고 이름 붙이죠. 강도도 밥 먹고 잠 잘 때나 자기 부모 앞에서 강도 짓을 연이어 하는 건 아니잖아요. 어느 한 순간 강도 짓을 하면 강도가 되는 것이고 한 번이라도 도둑질을 하면 일단 도둑이 되는 것이죠.
이 강도나 도둑이 자기 일일계획표를 다른 사람에게 들이밀며 하루 24시간 중에 9.2%인 2시간 12분만 강도 짓을 했다면서 “이래도 내가 강도라고?”하며 소리 높인다면 제정신이 아니죠.

이 강도의 말과 조선의 편집이 그 내용에선 결국 같은 수준인 셈입니다.
그런데 위와 같은 행동을 벌이는 신문이 또 있는 듯 하군요. 바로 초등생들이 보는 소년신문 얘긴데요. 이들은 약속한 것처럼 최근 기사에서 “독서력이 떨어지는 어린이들에게 학교에서 신문을 보게 하는 일은 교육적으로 좋은 일”이라는 글을 되풀이해서 쓰고 있더군요.

진정 교육을 생각한다면 적어도 폭력·선정·친미사대주의 내용을 생산하지는 말았어야지요. 90%가 좋더라도 10%가 나쁜 신문을 굳이 학교에서 팔아줄 까닭이 없습니다.
친일파가 얘기하는 민족독립이란 말이 거짓이듯, 반 교육 내용이 똬리를 틀고 있는 소년신문이 말하는 신문활용교육도 입바른 소리에 지나지 않는 것이지요.

“대장균이 들어있는 짜장면을 사랑하는 이웃에게 먹일 수는 없다.” 조선일보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는 옥천신문 오한흥 발행인이 한 말인데요. 대표 친일족벌신문인 조선과 동아, 그리고 이들이 내는 소년조선과 소년동아에 ‘긍정적 사고’를 지닌 일부 교사들이 새겨들어야 할 말일 듯 싶습니다.

 * 이 기사는 주간 교육희망 2002-06-05 제308호에 실은 글입니다.

 
2003/01/19 [12:56] ⓒ 윤근혁의 교육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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