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25일 화요일

‘교장 죽음’ 등에 업고 보수세력 총공세

교육부 첫 업무보고, 공약과 인수위 보고서 뒤집어
 
윤근혁
 

한 초등학교 교장의 자살에 때를 맞춘 수구언론의 총공세로 교육 전 분야에 걸친 보수회귀 움직임이 거세게 일고 있다.

사회 전반의 반전 평화와 개혁 분위기로 궁지에 몰린 조선·중앙·동아 등 신문들은 아직 죽음의 원인이 밝혀지지도 않았는데 일제히 전교조를 공격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교육부 개혁과 학교 자치 실현을 바라는 교육계의 목소리는 움츠러들고 있다. 이미 교육부는 교육계 현안으로 떠오른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과 교육개방 문제도 강행 쪽으로 방향을 돌린 상태다.

반면 해방 후 교육권력을 쥐어온 교육관료와 한국교총 산하 조직인 교장협의회의 목소리가 전국을 뒤흔들고 있다. 이렇게 가다간 새 정부 교육개혁 또한 국민의 정부 때처럼 ‘물거품’이 될 것이란 우려도 일고 있다.

교육부, 공약과 인수위 제안 뒤집어

실제로 교육부는 9일 노무현 대통령에게 낸 새 정부 출범 후 첫 업무보고서에서, 민주당 교육공약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제안 내용을 뒤집었다. 특히 보고 내용 가운데 교육부의 ‘정책기능 강화책’이라는 지적을 받는 ‘교육부 혁신’ 방안과 수준별·선택 중심 교육과정 확대 등을 뼈대로 한 ‘공교육 내실화’ 방안은 논란이 거셀 전망이다.

이날 교육부는 ‘교육부 혁신’ 관련 보고에서 “업무분석 팀의 분석 결과를 토대로 조직개편을 상반기 중 단행하겠다”면서도 “학교교육 정책과 인적자원 정책 두 축으로 조직을 개편할 것”이라고 밝혀 교육정책 독점을 계속 유지할 뜻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인수위 최종보고서는 “교육혁신 기구를 대통령 직속기구로 두고 교육정책의 입안과 조정, 평가 기능 부여”라고 못박는 등 교육부 정책 기능의 축소와 분산을 제안한 바 있다.

‘교사회·학부모회 법제화’ 후퇴

또한 인수위 보고서에서 ‘취임 직후’ 추진을 제안한 ‘교사회·학부모회 법제화’와 관련하여 윤 부총리는 “충분한 여론 수렴을 거쳐 추진하겠다”고 말해 한발 물러서는 자세를 보였으며, 이날 보고서에서는 ‘학교운영위원회 의결 기구화’와 ‘승진구조 개편 방안’은 빠져 있었다.

더구나 교육부는 이날 ‘공교육 내실화 방안’의 첫째 항목으로 ‘학교교육 내용의 다양화’를 들고 “수준별 교육과정 운영을 확대하겠다”고 밝혀 그동안 교원단체의 반대로 주춤했던 7차 교육과정을 전면 확대 실시할 뜻을 분명히 했다. 이에 반해 인수위 보고서는 “교원단체의 반대 요구를 수렴하여 전면 재검토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문제의식 실종한 교육부 업무보고

지난 2월 인수위 보고서 작성과정에 참여한 데 이어, 이날 업무보고를 직접 참관한 한만중 전 인수위 자문위원은 “교육부가 인수위의 문제의식을 제목으로는 수용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관료들이 퇴색시켰다”고 비판했다.

전교조 천보선 정책연구국장은 “수구언론의 ‘이지메’식 전교조 공격이 이뤄지는 덕분에 교장단과 수구 교육단체들이 세를 모으고 있다”면서 “이미 실패로 드러난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을 딛고 교육 공공성을 확보하는 개혁세력의 움직임이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 기사는 주간<교육희망> 2003-04-14 제338호에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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