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26일 수요일

<업코리아>, 그리고 안병영과 박세일

업코리아 대표 자리는 정치권 등용문?
 
윤근혁
 
‘정치 중립’을 표방하고 지난해 8월 창간한 인터넷신문인 <업코리아>(www.upkorea.net)의 대표들이 줄줄이 정치권 고위직으로 진출해 화제다.

▲ 3월 26일치 <업코리아> 첫 화면.
ⓒ2004 업코리아
초창기부터 이 신문 대표를 맡아 온 안병영 교수(연세대)가 취임 4개월만인 지난해 12월 참여정부 교육부총리로 등용된데 이어, 후임 대표이사 직무대행 자리에 앉은 박세일 교수(서울대 국제대학원)까지 이번에 말을 갈아탔다. 박 교수는 26일 출범한 한나라당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다. 지난해 12월 26일 이 신문 대표 직무대행으로 취임한 지 3개월만이다.

<업코리아>는 박세일 교수와 안병영 교수를 비롯 서경석 목사, 김수환 추기경, 김우식 전 연세대 총장, 어윤대 고려대 총장 등 620여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해 지난 해 8월 27일 창간한 인터넷신문이다.

이에 따라 인터넷언론계 안팎에서는 “창간 발기문에서 정치적 중립을 강조한 이들이 잉크도 마르기 전에 정치권으로 떠나버린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중도 표방 신문이 정치 예비군 집합소라면…”

<업코리아>는 창간 발기문에서 “우리는 정치적으로 중립적이고 경제적으로 독립적인 입장을 견지한다”고 약속하는 한편, “이를 위해 국내외의 다양한 정치 경제 사회 권력과 적정한 거리를 두고, 창조적 긴장관계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더구나 박 교수는 선대위원장 내정 사실 보도 직전인 3월 22일에도 이 신문에 ‘중도란 무엇인가’란 제목의 칼럼 써 ‘중도 국민통합론’을 강조하기도 했다.

박세일 교수는 25일치 <업코리아>에 실린 인터뷰 기사에서 “현재 야당이 거의 풍비박산 상태이다. 깨진 야당을 조금이라도 도와서 여야간의 형평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치발전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라고 선대위원장 취임 배경을 밝혔다.

하지만 이 신문 독자의견엔 ‘지금과 같은 시절에 한나라당에 들어간 것은 용기’라는 글도 있는 반면, 비판의 목소리가 더 컸다. 이정민씨는 “중도를 표방한 <업코리아>가 현실정치에 참여하기 위한 예비군들의 집합소라면 차라리 문을 닫는 것이 낫다”고 적었다.

김형기 씨도 “중도 노선을 표방한 <업코리아>의 공신력을 실추시키고, 언론풍토를 오염시킨 책임을 면키 어렵게 됐다”면서 “(앞으로 취임할) 대표들도 이러한 질문에 답을 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업코리아>는 안병영 교육부총리 입각과 관련 지난해 12월 26일 운영위원회를 열어 “부총리 입각은 전적으로 개인 결단이며 본지와 무관하며 유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 <업코리아> 대표 안병영과 박세일
둘의 공통점과 차이점

▲ 지난해 말 교육시민단체들이 입을 모아 반대한 교육부총리 후보들이 바로 박세일 교수와 안병영 교수였다. 사진은 지난 해 12월 16일 교육개혁시민운동연대 기자회견 모습.
ⓒ오마이뉴스 성낙선

안병영 교육부총리와 박세일 한나라당 공동선대위원장. 최근 둘은 정부의 고위 정무직과 이에 맞선 거대 야당의 선대위원장으로 그 행보가 갈렸다.

하지만 이 둘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서로 보조를 맞춘 바 있다. 지난해 12월 안병영 교수가 교육부총리로 입각하면서 공석이 된 <업코리아>의 빈 자리를 채운 이가 바로 박세일 교수였다. 이 당시 언론들은 안 교수와 박 교수를 유력한 교육부총리 후보로 보도한 바 있다.

반면, 교육시민단체들은 ‘안병영 교수와 박세일 교수는 서로 다를 바 없는 친 보수 시장주의 교육 성향의 인사들’이라면서 이 둘의 교육부총리 입각 반대운동을 펼친 바 있다.

둘의 비슷한 행보는 김영삼 정부 시절에서도 재연된다. 문민정부 시절 각각 청와대 정책기획수석(박세일 교수)과 교육부장관(안병영 교수)을 맡아 5·31 교육개혁안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안승문 교육개혁시민운동연대 조직위원장은 “지금의 무너진 학교 모습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사람들이 바로 이들”이라면서 “김영삼 정부 교육개혁안을 주도한 박세일 교수는 오히려 제 갈 길을 바로 찾아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장주의 교육론자들에 휘둘려 교육을 혼란에 빠뜨린 노무현 정권도 이제는 정신을 좀 차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 윤근혁 기자
 
2004/03/28 [01:05] ⓒ 윤근혁의 교육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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