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26일 수요일

[돋보기 9월10일] 임원어머니회, 키는 꽝

교육방송 라디오 원고
 
윤근혁
 

◎ 분석/ 학생회인가, 학생 어머니회인가?

-요즘 학교는 선거철이 거의 지났지요? 2학기 어린이회, 학생회 구성에 대한 얘깁니다.

그렇습니다. 학생 대표를 뽑는 2대 선거가 대부분 끝난 것으로 보입니다. 학급 회장 선거와  학교 어린이 전체를 대표하는 어린이회장 선거를 2대 선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거의 마무리되고 임명장이 수여된 상태입니다.

-자녀의 임원 진출을 놓고 고민한 어머니들도 많다는 소식을 들었는데요. 도대체 어린이회는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글쎄요. 어떤 일을 하는가 하고 생각해봐야 알 정도로 하는 일이 별로 없다는 게 문젭니다. '있으나 마나 어린이회'라는 것이죠. 반면 이 어린이회에 아이를 보낸 반장의 어머니와 회장의 어머니는 '할 일이 무척 많은 편'입니다. 다시 말해 역할 낮은 어린이회 속에 역할 높은 임원 어머니회가 자라나고 있다는 얘기죠.

-그래도 어린이회나 학생회가 어떤 일을 하는지 알아보는 게 필요할 것 같군요.

초등학교를 놓고 보면 일주일에 한 번 전교어린이회 실시. 학교에 따라서는 방송조회 사회를 보든가, 대운동회 차전놀이 할 때 대장 노릇을 하기도 하겠군요. 불우이웃돕기, 노인정 방문과 같은 일들 외엔 크게 하는 일이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나마도 학교운영계획에 따라 지도교사나 교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 대부분이죠.
사정이 이렇다보니 전교어린이회는 이미 무늬만 남아있는 셈입니다. 학생들이 어린이의 일을 스스로 폭넓고 깊게 결정한 사례를 찾아보기는 아주 어려운 형편이죠. 오히려 전교 어린이회 임원들은 누구보다 학교의 눈치를 더 보는 역효과가 생길 지경입니다.

-이에 반해 회장을 배출한 학부모는 할 일이 참 많다고요?

이 문제는 이미 여기저기서 많이 얘기된 터라 다시 말할 필요가 없을 지경입니다. 일단 자녀가 회장을 맡은 어머니는 자동으로 어머니회장을 맡게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어머니회나 자모회 회비 갹출에 대한 뒷말이 무성한 것인데요.
이미 강원지역에 이어 경기도 광명, 그리고 어제는 광주광역시에서 문제가 터졌더군요.

-어떤 내용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겠네요.

보도에 따르면 광주광역시에 있는 한 초등학교의 자모회가 한해 수천만 원의 회비를 거둬 물의를 빚고 있는 상태인데요. 이 같은 자모회는 이 지역 일부 초등학교에서 임원 학부모를 중심으로 구성돼 액수의 차이만 있을 뿐 회비의 갹출과 지출을 유사하게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8일 그저께 연합뉴스가 보도했는데요. 광주 Y초등학교 자모회비 결산자료에 따르면 2004년 1학기에 자모회비를 1천47만여원을 갹출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주로 교장과 교감, 교사 회식비 등으로 쓰였는데요.

사실 이 보도는 빙산의 일각일 뿐 대부분의 학교가 이와 유사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 학생이 임원이면 됐지, 학부모까지 임원으로 되는 관행이 이 같은 문제의 배경이 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어떤 보도(오마이뉴스)를 보니까 성남에서는 고등학교 학생회장 선거를 놓고 학부모들끼리 법정다툼을 벌일 상황이 됐다고 하던데요. 학부모들이 일부 대학입학에서 학생회장 특별전형을 노리고 이런 과열 양상을 보이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되네요.

그렇습니다. 말 그대로 학생회장이나 어린이회장은 아이들이 하는 것입니다. 또 댓가성이 없는 순수 봉사직이죠. 학부모들은 자녀가 임원활동을 잘 할 수 있도록 하면 되지 굳이 임원으로 참여하는 관행은 이참에 없애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학생회는 작고 임원 학부모회는 오히려 큰 '거꾸로 된 어린이회 또는 학생회'를 이제 교사들과 학부모들이 바로 세워야 할 때입니다.

◎고교등급제 2라운드

-전번 주에도 얘기를 해봤지만 고교등급제 논란이 더 불붙고 있는 느낌이군요.

그렇습니다. 사실 고교등급제를 반대하는 교육시민단체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태인데요. 반면 고교등급제를 찬성하는 쪽에서는 국민여론 등을 의식, 발언을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대신 조선일보 등 일부언론이 사설을 통해 '전국 학교의 학력차이는 어마어마한데 내신을 각 학교 단위로 결정하도록 하면, 학력이 높은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현저한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된다'고 사실상 고교등급제를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고교등급제를 이미 시행한 대학들이 직간접으로 들어나고 있다고요?

한겨레에서 단독보도를 했는데요. 연세대 의학계열 수시 모집학생 12명 가운데 11명이 서울 강남지역 고등학교 출신이라는 사실이 보도됐습니다. 또 청와대의 인터넷 게시판에 ‘연세대가 고교 등급제를 시행하고 있다’는 민원이 계속됐지만 교육부가 '대학 쪽은 이를 부인한다'며 자체 진상조사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비판이 들끊고 있는 상태입니다.

청와대 사이트에 들어가서 검색을 해봤는데요. 이미 두 명의 학생이 지난 7월 청와대 신문고란에 연세대의 고교 등급제에 대한 감사를 해 달라며 진정을 냈더군요. 그 중 한 학생은 "서울 강남권 학생들은 석차 백분율이 13%를 넘는데도 최종 합격한 반면, 지역 신생학교 출신인 자신은 2.4%의 좋은 성적인데도 1차 서류 전형에서 탈락했다"며 조사를 해달라는 내용을 적어놨습니다.

그런데 이런 내용을 이첩 받은 교육부가 특별한 조사 없이 형식적인 답변을 한 것이죠. <<연세대에 확인해 본 결과 그런 사실이 없다고 했다>>

반면 지역별 고교학력격차가 심하다는 조사결과도 나왔습니다. 어제 이주호 한나라당 의원이 발표를 했는데요. 이 의원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001년 시행한 학력평가를 분석한 결과 조사대상 175개 고교 중 우수학생(전국적으로 상위 10% 내에 들어가는 학생)이 한 명도 없는 학교가 69곳이나 나온 반면, 학생의 절반 이상이 우수학생인 학교도 11곳이나 된다고 밝혔습니다. 학교별 학력격차가 상당히 크다는 사실을 재확인시켜주는 자료였습니다.

이는 고교 등급제 시행 명분을 강화시키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고교등급제를 놓고 찬반양쪽이 자료 폭로전을 펼치는 모습을 띠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교육시민단체들은 고교등급제 반대를 위해 어떤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까?

우선 교육부가 연 '2008학년도 이후 대학입학제도 개선방안'에 대한 공청회 얘기부터 할 필요가 있겠는데요. 지난 7일 동국대 중강당에서 진행됐는데 참석자들은 대학이든 연구소든 시민단체든 죄다 논란이 되고 있는 고교등급제에 대해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습니다.

하지만 이날 전교조, 참교육학부모회 소속 일부 참석자들이 교육부의 뜨듯미지근한 태도에 대해 항의하면서 공청회가 뒷부분에서 파행을 겪었는데요. 이날 시민단체들은 교육부의 이런 태도는 '고교등급제를 부추기는 탄핵감'이라고 말하더군요.

이들 단체는 이날을 기점으로 일제히 성명을 내고 "교육부는 고교 등급제 의혹을 철저히 규명하고 전국 모든 대학의 입시 관리 및 감독을 강화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전교조는 성명에서 “고교등급제는 열심히 공부해 온 대다수 선량한 학생과 학부모의 가슴에 못질을 하는 처사”라고 비난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은 2004학년도 1차 수시모집에서 고교등급제로 인해 차별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수험생들을 모아서 연세대와 교육부를 상대로 법적 소송을 벌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고교등급제 문제는 앞으로 논란의 소용돌이 속에 휩싸일 가능성이 큽니다.

◎키 작아도 된데요

-학생들 체형이 남녀가 확인이 구분된다는 조사가 나왔네요.

예. 남학생들의 체중이 10년 전에 견줘 5.5kg(8.6%) 늘어났지만 여학생들은 키는 커진 반면  체중은 비슷한 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여학생들은 더 날씬해졌다는 얘긴데요.
 
-어떤 내용인지 자세히 말해 주시죠.

서울시교육청은 초중고교 학생 9천여 명을 대상으로 체격검사를 실시한 결과, 고교 3학년 남학생 평균 체중은 70.1㎏으로 1994년 64.6㎏보다 5.5㎏ 정도 늘었다고 최근에 발표했습니다. 고 3 남학생 키는 173.6㎝로 10년 전보다 1.3㎝ 가량 커졌습니다.

이에 비해 고교 3학년 여학생들은 평균 키가 162㎝로 94년보다 2㎝ 더 커졌지만 몸무게는 55.2㎏으로 10년 전(54.7㎏)보다 0.5㎏ 늘어나는 데 그쳤다고 합니다. 교육청 관계자는 자료에서 "여학생들이 다이어트에 신경 쓴 결과"라고 분석했습니다.

-남학생이 키가 173이고 여학생이 162라면 학부모들의 학창 시절에 비해 키가 엄청 큰 것인데요.

그렇습니다. 하지만 사실 이런 키의 수치는 평균치일 뿐 이보다 작은 학생들도 상당히 많을 겁니다. 물론 큰 학생도 있을 것이고요. 학창 시절에 키가 작아 고민한 분들도 많고 실제 자녀들도 키가 작아 놀림을 받지는 않을까 걱정이 될텐데요.

이에 대한 재미있는 외국 조사결과가 있어 소개할까 합니다.

-키가 작아도 사회생활에 별 문제가 없다는 내용인가요?

맞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키 큰 아이가 `인기 짱' 아니고 키가 작다고 해서 따돌림을 받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최근 미국 연구진의 연구 결과 학생 키와 사회생활에 적응하는 것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뉴욕주립대 연구진이 뉴욕시 공립학군에 있는 학생 956명을 대상으로 신장과 사회 적응도에 관해 조사한 결과입니다. 연구팀은 아이들에게 친구와 가장 좋은 친구라고 생각하는 반 아이들의 이름을 적고, 그들을 평가하라고 시켰다고 합니다.

조사 결과 학생들이 좋아하는 아이는 키가 작은 아이나 보통 키, 큰 키의 아이 사이에 별 차이가 없었는데요. 신장은 아이들이 친구를 선택하는데 영향을 끼치지 못했으며, 서로 우정관계를 쌓아가는 데도 아무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게 이번 연구의 결과였습니다.

현재 키 작은 자녀를 둔 부모는 아이가 작은 키 때문에 조롱당할까봐 걱정하며 성장호르몬제까지 찾기도 하는 것 같은데요. 문제는 아이의 성품이지 키가 아닌 것 같습니다.

 
2004/09/11 [13:11] ⓒ 윤근혁의 교육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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