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중앙 글은 기사 아닌 캠페인" | ||||||||||||||||||||||||||||||||||
| [분석] 보수언론의 4대 평준화 신화 비판 | ||||||||||||||||||||||||||||||||||
| 평준화 폐지론자들이 '조자룡 헌 칼 쓰듯' 빼드는 칼이 몇 개 있다. 이들의 입노릇을 해온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가 국민의 정부시절부터 써 온 아래와 같은 평준화 관련 기사 제목(일부 기사 내용)들은 그 일단을 엿보게 해준다. "단군이래 최대의 학력 저하"(학력저하론) "과외비만 늘렸다, 고품질 교육 찾아 해외로"(사교육 팽창론, 조기 유학 조장론) "더 벌어진 빈부 교육차"(교육의 빈익빈 부익부론) "1등도 꼴찌도 없는 '붕어빵 교육'"(획일화 교육론, 교실붕괴론) -괄호 안은 기자가 붙인 이론임을 밝혀둡니다.
평준화 반대론자들이 퍼뜨린 신화는 크게 4가지. 이를 차례대로 펼쳐놓고 판단해보자. 제1신화: "단군이래 최대의 학력 저하"(학력저하론) '하향 평준화식 학력저하'라는 지적을 앞장 서 해온 게 바로 <조선>이었다. 이 신문은 2000년 들어서만 '이해찬 1세대'니 '전 국민의 우민화'(2003년 7월 9일치 사설), '국가경쟁력 붕괴'(2003년 3월 23일치 사설)와 같은 말을 써 가며 평준화가 학력저하의 주범이라 단정했다. 많은 이들은 <조선>의 이 같은 보도에 고개를 끄덕였다. 언론인데 최소한 '여러 사실을 공정하게 보도했겠지' 하고 믿었기 때문이다. 과연 그럴까. <조선>이 내세운 학력저하론의 근거는 대부분 서울대 교수들의 발언이었다. <조선>과 서울대가 같이 치른 'TEPS 시험 결과가 엉망'이며, 신입생에게 '한자평가를 했더니 읽지도 못하더라', '수학 기초능력도 없는 서울대생들이 많다'(2002년 말 시리즈 '학력 떨어진 대학생들')는 식의 보도가 주류를 이뤘다.
이상하게도 그동안 발표된 '학력과 성취도'에 대한 실증 연구를 <조선>, <중앙>, <동아> 등 보수신문에서 찾기는 어려웠다. 왜 그랬을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00년 주관한 선진 31개국 학생의 학업성취 국제비교(PISA) 결과를 보자. 이 시험이 표본으로 삼은 한국 학생들은 모두 4982명으로 당시 고등학교 1학년생(현재 대학 1학년생)이 대부분이었다. 올 2월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낸 'OECD교육지표 2002'의 PISA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생들은 읽기, 수학, 과학 세 영역 평가에서 각각 6등, 2등, 1등을 차지했다. 기초 읽기 소양에 도달한 학생 비율은 99%로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 학생들은 보수 언론들이 이른바 '단군이래 최대의 학력저하' 당사자들로 꼽은 '이해찬 1세대'들이었다. 하지만 우리 학생들은 기성 언론들의 해괴한 발언에 아랑곳 없이 미국, 영국, 독일, 일본, 프랑스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훌쩍 뛰어넘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결과에 대해 박부권 동국대 교수(교육학)는 올 6월 발표된 '평준화 정책' 논문에서 "PISA의 연구결과는 우리 교육체제의 독특함과 우수함을 국제적으로 재확인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모든 학생들이 점수분포에서 중상위권에 집중해 있는 현상은 평준화 제도가 아닌 경쟁선발 제도 하에서는 기대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평준화 폐기를 주장하는 이들은 "고교 평준화 때문에 학생들의 성적이 하향 평준화되었다"고 얘기한다. 이들의 말이 맞으려면 고등학교 3년 동안 비평준화 지역 학생들의 성취수준이 높게 나타나야 한다. 그러나 연구 결과는 대부분 이들의 말이 과장 또는 왜곡된 것임을 보여주었다. 성기선 가톨릭대 교수와 강태중 중앙대 교수 공저인 '평준화 정책과 지적 수월성 교육의 관계에 대한 실증적 연구'(2001)란 논문은 "평준화 제도가 오히려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높이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성 교수 등은 학생들의 성취도를 평준화 여부에 따라 가늠하기 위해 고교 1학년부터 3학년까지 종단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평준화 지역 소속 동일 학생의 학업성취도 수준은 비 평준화 지역 학생들의 그것보다 1학년은 평균 13점, 3학년은 15점 정도 높았다. 이런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평준화 지역의 고등학교에 다닐 경우 다른 조건이 같다면 비평준화 고등학교에 다닐 때보다 3학년 성적이 평균 15.75점 높아진다"고 밝혔다. 물론 성 교수의 또 다른 논문(고교 평준화 정책이 학업성취도에 미치는 효과분석, 1999년)에서는 상위 3% 안에 드는 최우수 학생의 경우 성적 향상이 비평준화 지역에 견줘 2.78점 정도 둔화되고 있음도 드러났다. 하지만 대부분을 차지하는 평준화 지역 97%의 학생들은 오히려 학업성취도가 비평준화 지역 학생보다 많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는 2001년 중앙교육진흥연구소의 '학교별 교육효과 분석'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이 밖에도 95년 교육개발원이 발표한 연구 논문(김영철 외, 고등학교 평준화 정책의 개선방안)도 "평준화 제도가 고등학생들의 학력 수준의 변화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놀랄만한 사실은 지금까지 평준화를 주제로 한 어떤 연구결과에서도 '하향 평준화'를 입증할만한 실증적인 증거가 발견된 적은 단 한 차례도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윤종혁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은 올 10월 23일 교육개발원 주최 토론회에서 "이제까지 연구물에서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는 것은 아직까지 평준화가 학력 하향화의 주된 원인은 아니라는 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오히려 김달효 부산대 강사는 올해 4월 '한국교육'(교육개발원)이란 학술지에 실은 논문을 통해 "고교 평준화가 폐지된다면 오히려 학교단위로 능력별 동질집단이 형성됨에 따라 학력 하향 평준화가 증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2신화: "과외비만 늘렸다, 고품질 교육 찾아 해외로"(사교육 팽창론, 조기 유학 조장론) 사교육망국론이 나올 정도로 사교육 팽창이 심각하다. 그 원인은 무엇일까. 많은 국민들은 바로 '평준화 탓'이라고 말할 것이다. 왜 이렇게 말할까. 사회 의제화 능력이 있는 거대 보수 언론들이 한결같이 '평준화 탓'이라고 보도했기 때문이다. 해마다 늘고 있는 조기유학 문제도 사정은 같다. 이 언론들의 보도는 정말 타당한 것일까.
이런 결과에 대해 박경양 참교육학부모회 회장은 다음처럼 분석했다. "강남지역 주민의 자녀가 신도시지역 주민의 자녀보다 상급학교에 재학한다는 점 등을 고려해 과외비 부담 비율을 분석해 보면 2000년 당시 비평준화 지역이었던 신도시지역이 평준화지역인 강남보다 사교육비 지출이 월등히 많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박 회장의 분석은 기존 언론보도 내용과 상반된 주장인 셈이다. 이처럼 사교육비 증가가 '평준화 탓'이란 말은 논란의 여지가 크다는 지적이다. 그럼 이 문제에 대해 교육전문가들은 어떤 말을 했는지 보수언론과 다른 주장들 몇 개만 뽑아보자. "고교 평준화로 인해 과외가 증가했다는 주장 역시 명확한 실증 자료에 따른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과열과외 현상은 고교 평준화 제도 실시에 따른 결과라기보다는 일부 학부모의 '학력·학벌주의' 교육관에 따른 지나치게 과열된 사회현상이다."(윤종혁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 고교 평준화 정책의 적합성 연구, 2003. 10. 23) "평준화 때문에 사교육비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는 주장이 있지만 이는 문제의 본질을 직시하지 못한 때문이다. 사교육비 증가는 평준화제도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대학입시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장기적인 목표와 이윤추구논리에 바탕한 사교육시장의 속성에서 비롯된 것이라 보아야 타당하다."(박부권 동국대 교수, 고교 평준화정책의 진단과 보완방안에 관한 연구, 2003. 6) "고교평준화가 폐지되면 오히려 일류 고등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어린 나이부터 과외열풍이 불어 사교육비가 더욱 증가할 것이다."(김달효 부산대 강사, 고교평준화제도 정당화의 재조명, 한국교육 제30권, 2003. 4) 다음은 조기 해외유학 또한 사회문제다. 이 또한 '평준화 탓'이란 주장이 난무하고 있다. 이 주장에 대해 교육학자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조기유학은 국내에서 해야 할 경쟁을 우회하려는 전략이다. 이를테면 명문대 진학 등으로 드러낼 수 있는 교육적 성공을 쟁취할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에 외국에서 교육기회를 통하여 대체의 성공을 노리는 것이다."(강태중, 조기유학과 유학이민 논란의 성격, 2001) "우리나라는 외국에서 공부한 사람을 더 우대하는 풍토이기 때문에 조기유학을 떠나고 아울러 앞으로는 더욱 외국 유학파들이 사회기득권층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생각이 확산되어 있고 이에 미리 대비한다는 생각으로 유학이 늘고 있다."(김흥주, 조기유학의 현황 및 국민의식 분석, 2001) "일부 학부모들의 조기유학 결단은 '내 자녀는 좋은 대학에 가야 한다'는 한국적 교육열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진 것이다."(이미나, 한국교육의 현실과 조기유학, 2001)
교육계에서는 74년 고교 평준화 정책을 시행하게된 배경은 교육 문제의 심각함 때문이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중3병 만연이었다고 한다. 명문고 중압감에 시달린 중학생들에게 이른바 건강장애, 정서불안, 신경증 등을 유발시켰다는 것이다. 일류 명문고에 대한 집착이 과열과외를 부추겼음은 당연한 일이었다. 이에 따라 고입을 위한 재수생까지 많이 생겨, '입시 학원을 전전했다'는 게 이 당시를 기억하는 이들의 증언이다. 현재 평준화 폐기는 사실상 고등학교 입학시험 부활을 뜻한다. 이른바 명문고 입학을 위해 한국의 학부모들은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현재 일부 언론의 바람대로 과외 수업을 중단시켜 사교육 경감에 기여할 것인가, 아니면 안 하던 과외까지 울며 겨자 먹기로 시켜야 할 것인가. 많은 이들은 상식 수준에서도 답을 알고 있다. 그럼 고등학교 사정은 어떨까. <조선> 등 일부 보수언론은 사교육비의 원인으로 "붕어빵 교육"을 들먹이고 있다. "한 교실에 수준 차가 있는 학생들을 몰아넣고 붕어빵 교육을 하다보니 사교육에 눈을 돌리게 된다"는 얘기다. 다음은 <조선일보> 올 7월 31일치 사설 "교육선택권이 없으니 해외로 갈 수밖에"의 일부분. 학부모와 학생들의 교육선택권을 박탈한 현행 교육 시스템 탓이 크다.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되는 대입 경주와 엄청난 과외비용, 몇 년씩 배워도 말하기나 글쓰기가 안 되는 영어 교육, 모두를 고만고만한 인물로 키우는 평등 지향 시스템… 과연 그럴까. 이 말이 맞으려면 교육선택권에 따라 공부 잘하는 학생들만 모아놓은 과학고,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 학생들은 문제가 없어야 한다. 이 학교 학생들은 사교육을 덜 받고 해외유학을 덜 갈까. 사정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게 특수목적고 교사들의 지적이다. 서울 ㅅ외국어고에서 일하는 한 교사는 "학생들 90%이상이 학원과 과외 등 사교육을 받고 있다. 특목고로 인해 사교육이 늘어나면 늘어났지 줄어들 리는 없다”고 주간<교육희망> 기자와 인터뷰에서 말했다. 제3신화: "더 벌어진 빈부 교육차"(교육의 빈익빈 부익부론) '유전유학(有錢有學), 무전무학(無錢無學)'. 교육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뜻하는 말이다. 빈부에 따른 교육 차이는 해를 거듭할수록 더 벌어지고 있다. 그런데 <조선>과 정운찬 서울대 총장은 최근 이런 현상을 두고 특별한 근거 없이 "평준화 탓"으로 돌려 빈축을 사고 있다. '평준화 폐지'를 위해 또 다시 새로운 개념을 따 온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올 정도다. <조선일보>는 평준화 폐지를 위한 시리즈인 '고교평준화 30년'이란 10월 24일치 특집기사에서 다음처럼 글을 썼다. "작년 강남구 소재 고교 졸업생들은 전국 평균보다 3.5배, 서울 시내 다른 구(區)보다 평균 2.3배, 많게는 30배나 서울대에 많이 들어간 것으로 밝혀졌다." 이 기사의 부제는 "평준화 이후 지역별 교육빈부격차 심화" 였다. 결국 <조선>은 기형적인 서울대 진학률의 원인을 평준화에서 찾은 것이다.
교육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의 실체를 정확히 알기 위해 다음과 같은 사실은 눈여겨볼 만하다. 위 보도대로라면 부모의 직업 등 사회·경제적 지위가 자녀의 학업성취도에 미치는 영향은 한국이 다른 나라에 견주어 아주 높아야 한다. 하지만 결과는 정 반대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OECD 교육지표 2002’를 보면, 한국은 부모 소득 격차에 따른 학생 성적 격차가 조사 대상국 가운데 가장 적은 나라로 나타났다. 소득 상위 25% 가정을 둔 학생의 학업성취도는 542점이었으나, 하위 25% 가정 출신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는 509점으로 그 격차가 33점에 지나지 않았다. 48개 조사참여 국가의 상위 25%와 하위 25% 가정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격차는 평균 82점이다. 독일(114점), 스위스(115점), 벨기에(103점), 영국(98점), 미국(90점), 프랑스(83점) 등 대부분의 회원국 학업성취도 격차는 한국보다 2~3배나 컸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지난해 11월 교육개발원과 교육부는 "평준화 30년의 성과"라고 이구동성으로 분석했다. 이에 대해 토를 다는 언론보도는 없었다. <문화일보> 올해 10월 17일자 "강남 고3 수능평균점수, 평준화 대구보다 낮아"란 기사도 눈길을 끈다. "사설입시기관인 에듀토피아 중앙교육이 서울과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 대도시 평준화지역 136개 고교(6만1304명)의 2002학년도 수능 성적을 분석한 결과 서울 강남지역 고3학생들의 수능 평균점수가 같은 평준화 지역인 대구지역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겨레> 10월 30일치 취재수첩도 <조선일보>와 정 총장의 이상한 '평준화 폐지' 근거를 지적하고 있다. 중앙일간지 가운데 유독 <한겨레>만 정 총장 의견에 반기를 들었다. "서울대 진학률도 그렇다. 비평준화지역 ‘쟁쟁한’ 명문고들의 서울대 합격자가 해마다 줄고 있다. … 평준화와 비평준화를 왔다갔다한 강원도를 보자. 평준화였던 강원도 춘천·원주는 ‘명문고 육성론’에 밀려 1991년 비평준화로 돌아섰다. 이후 서울대 합격자 수는 더욱 줄었다. 춘천의 경우 평준화 시절 6개 인문고의 서울대 진학자 합계는 연평균 45명이었으나 비평준화 이후 30명으로 줄었다. 강원도 전체로도 80년대 후반 200명을 웃돌았으나 최근에는 60~70명 수준이다." 모든 사실이 진실을 뒷받침해주는 것은 아니다. 교육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사실이지만 이것이 '평준화 폐지'의 근거가 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왜 자꾸 '소 잡는 칼로 닭을 잡겠다'는 것인지 많은 이들은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제4신화: "1등도 꼴찌도 없는 '붕어빵 교육'"(획일화 교육론, 교실붕괴론) 평준화에 따른 획일성이 교육을 망치는 주범이라는 얘기도 빗발치고 있다. 평준화의 획일성이 교실붕괴 현상까지 일으켰다는 주장이다. <조선>과 <중앙> 등 일부 신문은 "평준화가 학교는 물론 학생들의 적성과 능력을 획일화시킨다" "붕어빵 교육이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나섰다.
"하나는 중앙집권적인 국가에 의한 교육과정과 학교운영의 획일적 통제이고 다른 하나는 대학입시"라는 것이다. 박 교수는 획일적 교육통제의 본보기로 전국 모든 학교에서 같은 교육과정과 교과서를 써야 하는 교육정책을 들고 있다. 이에 더해 대학입시가 고등학교 교육을 획일화시켰다는 것이다. 다음은 박 교수 논문의 일 부분. "모든 고등학교 교육이 대학입시를 바라보고 있는 상황에서는 교육의 다양성이 살아 날 수 없다.…만일 고등학교 교육의 획일성이 평준화 제도에 기인한 것이라면 비평준화 제도 지역의 고등학교 교육이 평준화 제도 지역의 교육보다 다양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경험적으로 보면 비평준화 지역 역시 다양화되어 있지 않다." 일부 언론의 어법을 따져보면 '평준화는 평등이고 평등은 곧 획일화이며 획일화는 견디기 힘든 권리침해이므로, 평준화와 평등은 용납하기 힘든 절대 악'으로 간주되는 듯 하다. 이런 점에서 고등학교 교사 출신인 송원재 전교조 대변인의 다음과 같은 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평준화 때문에 일부 계층의 교육특권이 제약받았다'는 보수언론의 판단은 맞다. 하지만 그래서 '평준화는 나쁜 제도'라고 한다면, 그것은 논리의 비약이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헌법에 나와있듯 공교육은 국민대중의 '교육받을 권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일부 계층의 교육특권을 만족시켜 주기 위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교실붕괴의 원인을 다룬 연구도 제법 있다. 그 결론 부분을 살펴보자. "학교 붕괴가 일반의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학교 위기'라고 규정한다. 학생들이 부정하는 것은 학교교육 자체가 아니라 교과서나 참고서를 읽는 것과 다를 바 없는 학교 수업, 별다른 원칙도 없이 강요만 하는 학교 규칙이었다."(김정원, 학교는 붕괴하고 있는가, 2002) "동일한 학생집단으로 구성된 교실에서 각기 다른 교사를 만났을 때 현저히 다른 학생들의 태도가 나타났다."(황규호 등, 교실붕괴로 불리는 교사·학생 갈등 현상의 이해를 위한 질적 연구, 2001) 이처럼 교실붕괴의 원인이 속칭 '붕어빵식 교육'인 평준화 때문이 아니라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서울 강북 지역에 있는 어느 고등학교에 수업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엉망인 학급이 있다고 치자. 이렇게 된 까닭은 무엇일까. 교사와 학생의 신뢰관계, 수업의 방법, 학교와 학급의 문화, 교사의 품성 때문일까, 아니면 평준화 때문일까. 만일 평준화가 근본 이유라면 이 학교 전체 학급은 이미 그 원인이 제공된 1974년 이후부터 줄곧 교실붕괴를 겪어왔어야 하지 않았을까. 여태껏 살펴 본대로, 평준화 폐지를 위해 특정세력이 만들어낸 신화들엔 억지와 엉터리도 섞여 있다. <조선>과 <중앙>의 평준화 관련 일부 기사는 기사라기보다 일종의 '캠페인' 성격이 컸다는 지적도 많다. 왜 이들은 교육부총리와 교육감에게까지 화살을 겨눌 정도로 강수를 두고 나선 것일까. 전교조, 전국국공립대교수협의회, 참교육을위한학부모회, 전국공무원노조 등 50여 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범국민교육연대와 교육개혁시민운동연대 등 교육시민단체들은 '평준화 폐지'를 부르짖는 일부 언론과 경제계의 숨은 의도에 의혹의 눈길을 보내는 상태다. 최근 교육시민단체에서 펴낸 한 책자엔 이에 대한 나름의 답이 적혀 있었다. 다음은 평준화 폐지 요구가 사회구조 문제와 잇닿아 있다고 주장한 교육시민단체의 목소리다. "교육특권에 집착하는 일부 집단이 평준화를 과녁 삼아 집중포화를 퍼붓고 있는 형국이다. 평준화 논란은 '국민대중의 교육권'을 지킬 것인가 아니면 '일부 계층의 교육특권'을 인정할 것인가, 양자 택일을 놓고 벌이는 한판의 '진검 승부'다. 따라서 '평준화 일병 구하기'는 남의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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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11/05 [10:54] ⓒ 윤근혁의 교육돋보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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