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4일 화요일

부자 교사, 가난한 아빠

한국 사회에서 교사는 어디쯤 서있나?
 
윤근혁
 

전문직 수준 못미쳐,
대기업 관리직 비해 생애 임금 1억 8천만원 격차


▲교사의 자화상.     ©윤근혁
돈 문제만 나오면 펄쩍 뛰는 교사들이 있다. 이들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신성한 일에 돈 문제 자체를 거론하는 게 민망한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과연 그럴까.
일단 교사는 수많은 학생들에게 바른 의식을 주고 신선한 마음을 선물 받는다는 점에서 부자다. 하지만, 그 교사가 가정으로 돌아와 ‘아빠’의 자리에 앉으면 형편은 바뀐다. 부자 교사가 가난한 아빠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란 베스트셀러를 쓴 로버트 기요사키의 아버지는 교육자다. 그는 자기 아버지인 ‘가난한 아빠’의 생각보다는 사업으로 엄청난 부를 일군 친구의 아버지를 ‘부자 아빠’라면서 칭송한다. 한국의 교사보다 월등한 임금을 받는 미국 교사들, 더구나 그의 아버지는 교육장까지 했는데도 그는 다른 아버지에게 눈길을 돌렸다.

그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돈의 주인이 될 것인가, 아니면 돈의 노예가 될 것인가’ 주인과 노예란 말은 너무 극단으로 치닫는 말이지만, 돈 때문에 교육활동이 위축된다면 무척 슬픈 일이다.

잠을 뒤척이는 교사
전교조가 올 초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조사한 ‘교사실태조사’ 자료는 이런 우려를 반증하고 있다. 교사들 100명 가운데 1명만이 임금수준에 ‘아주 만족’이라고 답했기 때문이다. ‘아주 만족’과 ‘만족’ 항목을 합쳐도 6.6%에 지나지 않았다. 반면, ‘아주 불만족’(10.9%)이라는 의견을 포함한 ‘불만족’이라는 수치는 53.6%나 되었다.

이에 따르면 87%의 교사들이 생활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63%의 교사들은 부업할 생각까지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고에 부업까지 생각하며 잠자리를 뒤척이는 교사들. 부끄럽지만 한국 교사의 자화상이다.
왜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까. 민주노총에서 발표한 2001 표준생계비는 4인 가구 기준으로 305만 7972원. 사회에서 정상 생활을 하면서 건강하게 사는 데 드는 비용이 해마다 3669만 5664원이라는 얘기다.

자녀 둘을 둔 15년차 교사가 받는 한해 임금은 현재 2700만원 정도. 이 계산대로라면 교사는 한 해에 1천만원씩 빚을 지게 된다. 실제로 위의 ‘교사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60%정도의 교사들이 부채를 안고 있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98도시가계조사 자료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교사가 대졸사무직의 평균 생활수준을 누리려면 한 해에 작게는 148만원(59세)부터 많게는 1862만원(53세)까지 부족하다. 이를 생애 평균 보수액으로 따지면 753만원이 부족한 셈이 되는 것이다.

교원지위특별법은 공수표

위와 같은 결과는 정부당국의 입바른 소리와 교육관련법을 보면 이해하기 퍽 어렵다. 교육기본법 제 14조 1항은 “…교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는 우대되고 그 신분은 보장된다”고 강조한다. 또 교원지위향상을 위한 특별법 제3조 1항도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교원의 보수를 특별히 우대하여야 한다”고 다시 강조한다. 그런데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이에 대해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은 ‘교원의 보수실태와 개선방안’이란 논문에서 “교원의 보수체계는 7급으로 입직해서 4급으로 퇴직하는 일반직 공무원에 맞추어져 있을 뿐”이라면서 “그 결과 각종 교육관계법에 명시된 ‘교원보수 특별 우대원칙’은 공문구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일반 공무원과 견주어 교사는 어느 정도의 임금을 받고 있을까. 김 부소장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교사는 7급으로 들어온 일반 공무원보다 호봉승급액은 높지만 승진할 때 인상 효과가 적어서 봉급 체계가 거의 같다.<표1> 그러나 5급으로 들어온 공무원과는 격차가 크다. 지난 해 기준으로 24세 때 7만원이던 격차가 53세 때는 1044만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생애 보수 격차는 2억 976만원에 이른다.

민간기업에서는 차이가 더욱 두드러진다. 100인 이상 500인 미만 중기업에서는 30대 후반부터 모든 연령에서 교사보다 임금이 높다. 500인 이상 대기업에서는 20대를 뺀 모든 연령에서 교사보다 임금이 많다. <표2>
직종별로는 사무관리직과 전문직 모두 30대 초반부터 교사보다 임금이 높다. 더구나 교사와 비교집단이라 할 수 있는 500명 이상 대기업 사무관리직과 격
차는 무척 커서 50대 초반에는 해마다 1400만원이나 벌어진다. 생애임금 격차는 1억 8천만원에 다다른다. <표3>

교사는 임금 수준으로만 보면, 분명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전문직 취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 고개 숙인 가장들 속엔 교사들도 끼어있는 것이다. 이들이 고개를 들고 넓은 어깨로 아이들을 보듬도록 하는 일, 결코 미룰 수만은 없는 과제다.

  *이 기사는 주간 교육희망 2001-09-26 제283호에 실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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