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26일 수요일

서울교육청 홈, 주민-휴대번호 '둥둥'

[고발] 600명 신상정보 게시판... 문제되자 급히 수정
 
윤근혁
 
▲ 2월 4일에 올라온 민원인의 글. 실명, 주민등록번호 앞 6자리, 전자메일, 휴대폰 전화번호, 집 주소 등이 선명하게 보였다. 사진에서는 흐리게 처리했다.
ⓒ2005 서울시교육청 사이트
'휴대전화, 집 주소, 생년월일, 주민등록번호 앞자리 여섯 글자, 개인 이름, 전자메일 주소….'

이 같은 개인의 은밀한 정보가 서울시교육청(교육감 공정택) 공식 홈페이지의 민원게시판에서 둥둥 떠다니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7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홈페이지(www.sen.go.kr) '교육감에게 바랍니다', '소리함' 등 민원게시판엔 올해 1월 1일 이후 글을 올린 600여 명의 개인 신상정보가 그대로 노출되어 있었다. 이 사이트에 들어온 일반 방문자들은 별다른 로그인 없이도 이들 정보를 곧바로 볼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5일, 사이트를 개편하면서 이렇게 만들어 놓은 결과다. 교육청 사이트 방문자는 하루에만 수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개인신상정보 노출 사실이 밝혀지자 서울시교육청은 7일 오전 10시부터 일제히 관련 자료를 삭제하기 시작했다.

문제의 게시판은 '교육감에게 바랍니다'와 '소리함'. 둘 다 민원인들이 교육청 정책과 학교 활동 등에 대해 건의와 문의를 하는 곳으로 '공개'와 '비공개'를 선택해 글을 쓰도록 해놨다.

그런데 서울시교육청이 사이트 개편을 하면서 이들 민원게시판에 올해 1월 1일 이후 올라온 글 가운데 '공개' 글은 모두 개인신상정보가 컴퓨터 화면에 노출되도록 설계해 놓은 것.

교육청은 민원게시판에 글을 쓸 경우, 실명과 주민등록번호, 전화번호, 집주소, 전자메일 주소 등을 정확히 적도록 해놨다. 실명과 주민등록번호가 일치하지 않을 경우 글 자체를 올릴 수 없다.

이에 따라 신상정보를 빠짐없이 적은 뒤 공개민원을 낸 민원인의 정보가 자신도 모른 채 인터넷 홈페이지에 떠 있게 된 것으로 보인다. 사이트 개편 전인 지난 4일까지 이 홈페이지는 실명은 물론, 주민번호 앞자리, 휴대폰 번호, 주소 등은 일체 공개되지 않았다.

현행법, '개인식별정보 누설, 공개는 3년 이하 징역'

▲ 2월 2일, 이 아무개 교사가 '교육감에게 바랍니다'란 게시판에 올린 글. 이 역시 개인신상정보가 그대로 보인다. 사진은 일부 내용을 흐리게 처리했다.
ⓒ2005 서울시교육청 사이트
지난 2일자로 '교육감에게 바랍니다'란 게시판에 글을 올린 이아무개 교사는 6일 저녁 전화통화에서 "오늘 민원에 대한 답변을 보려고 교육청 게시판에 들어갔더니 내 생년월일과 핸드폰 번호가 공개되어 있는 것을 보고 황당했다"면서 "내가 민원내용을 공개하도록 한 것이지, 글을 쓸 때 그들이 적도록 한 내 정보를 공개하도록 한 것은 아닌데 교육청이 이럴 수 있는 거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일반 방문자가 내 나이와 내 휴대전화번호, 그리고 내 주소를 갖고 불법적인 일을 했을 경우 이는 전적으로 교육청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자체 사이트에 올려놓은 '서울시교육청 개인정보보호방침'이란 글에서 "우리 교육청은 개인정보를 국민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적법하고 적정하게 취급할 것"이라고 약속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또 이 방침에서 "우리가 운영하는 웹사이트에서 이메일 주소 등 식별할 수 있는 개인정보를 취득하여서는 아니 되며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이러한 개인정보를 열람 또는 제공받은 자는 규정에 의하여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까지 하고 있다.

현행 공공기관의개인정보보호에관한법률은 개인 전화번호, 생년월일, 주민등록번호 등 특정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를 제 3자에게 공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만약 개인정보를 누설, 타인이 이용하도록 제공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 산업정보교육과 관계자는 7일 오전 전화통화에서 "일부러 신상정보를 노출시킨 것은 아니며 홈페이지 개편과정에서 실수가 벌어졌다. 프로그램 충돌이 된 것 같다"면서 "곧바로 신상정보란을 없애는 작업에 들어가 노출을 없애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7월에도 교육부 홈페이지를 통해 교육방송 회원 260여 명의 이름과 아이디, 주민등록번호가 유출되어 교육방송이 대국민 사과를 하는 등 논란이 된 바 있다.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 2005년 2월 7일치에 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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