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3일 월요일

일본교과서, 우리교과서 조선일보

일본교과서, 우리교과서, 조선일보
교육기사 뒤집어보기 ①
 
윤근혁
 

우리는 ‘도둑이 매를 드는 격’이라는 말을 가끔 합니다. 이 표현은 이럴때 딱 들어맞겠군요.
‘요미우리, 고쳐야 할 건 한국 교과서의 위안부 기술.’ 경향신문 5월 10일자 1면에 실린 작은 기사인데요. 이 소식을 접한 교사들은 마음이 무척 켕길 겁니다. 다음과 같은 소리들 때문이죠.

“20여 년간 그들(일본)의 역사왜곡에 신경을 곤두세우면서도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는 데는 무심했으니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애국심 하나는 끝내주는 것 같은 조선일보의 5월 7일자 사설입니다. 국사교육을 강조한 기사, 정말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그럼 우리의 국사교과서를 봐야겠네요.
“민족신문인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민족실력 양성운동에 앞장.”(중학교 국사 하권 145쪽)

“이들 민족지(조선일보와 동아일보)들은 …온갖 박해를 받았다.”(고등학교 국사교과서 172쪽)
다들 아시다시피 조선일보는 틈날 때마다 스스로를 ‘민족지’라고 자랑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다음의 한겨레 말과 조선일보의 말 가운데 누구 말이 맞을까요?
“민족지를 자처하는 일부 신문의 반민족적 친일행위가 낱낱이 드러난 바 있다. 그러나 우리 역사교과서는 이들 신문을 ‘항일 민족지’로 둔갑시켰다.”(한겨레, 4월 21일자 사설)

‘친일언론 은폐는 민족의 수치’라는 게 이 사설의 제목이군요. 한겨레의 뜻에 동감한다면 요미우리의 주장도 다 틀린 건 아니네요. 우리 교과서를 바꿔야 할 때라는 얘기죠.

5월 21일자 대부분 일간신문엔 ‘한완상 부총리가 친일행위를 교과서에 싣겠다’는 기사가 실려 있군요.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가만있지 않겠지요.
참고로 일제의 ‘징병제도’에 대한 1938년 자 조선일보 사설을 보태보죠.

“황국신민된 사람으로 그 누가 감격치 아니하며 그 누가 감사치 아니하랴. 황국에 갈충진성(竭忠盡誠)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월간 말, 3월호에서 재인용)
‘갈충진성’이란 모두 닳도록 충성한다는 말이니까, 안동수 전 법무장관의 ‘성은과 충성’이란 말은 맥을 못 출 만한데요. 역시 조선일보답습니다.

 

* 이 기사는 주간 교육희망 272호 (2001년 5월 30일자)에 실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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