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4일 화요일

조선, 동아, 교총

교육기사 뒤집어보기 (30)
 
윤근혁
 

‘날카로운 낯빛을 띤 노인이 회초리로 어린아이의 종아리를 때릴 태세를 하고 있습니다. 이를 학생과 학부모들이 지켜보고 있군요.’

한국교총이 5월 교육주간에 맞춰 만든 포스터 모양인데요. 이 포스터 옆엔 다음과 같은 큰 글귀가 박혀 있죠. “스승이 살아 있는 사회.”

이 단체 회장은 교육주간 메시지에서 “교육자 스스로 높은 도덕의식으로 사회의 사표로서 품성을 더욱 키워나가야 하겠다”고 기염을 토하고 있네요.

여기서 말하는 ‘품성’이란 과연 무엇일까요. ‘칭찬 없는 교사는 죽은 교사’란 말처럼 바로 칭찬하는 너그러운 자세라 할 수 있을 텐데요.

그런데 대표족벌 신문인 조선과 동아, 심지어 ‘교육가족’이란 말을 밥먹듯 하는 교총은 ‘민주화 운동’ 인정을 받은 전교조 10만 교사한테 회초리를 휘두르고 있군요.

민주화운동 인정 이틀 뒤인 29일부터 이들은 약속이나 한 듯 다음처럼 해괴한 발언을 하고 있네요. ‘민주화 운동 인정하면 나머지 교사는 반민주 교사냐.’

독립유공자 인정을 받은 사람 옆에서 ‘그럼 나는 친일파란 얘기냐’고 따진다면 제 정신일까요? 상을 받지 못한 초등학생도 ‘내가 못난 아이냐’고 항변하지 않죠. 어른스럽지 못한 행동에 어린이에게까지 손가락질 당할 판 아닌가요?

친일 역사를 지닌 족벌언론과 교장단이 주도하는 교총이 이런 좌충우돌을 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노릇. 이건 이들이 밟아 온 길이 뒷받침해주는 사실이죠.

전두환 씨를 ‘세종대왕에 버금가는 단군 이래의 성군’이라고 칭송한 조선일보. 이 전두환 씨에게 88년 747만원짜리 병풍을 선물한 교총. 87년 4·13 호헌 조치 이후 용기 있는 교사들이 반대 성명을 내고 경찰에 끌려갈 때, 이 단체는 ‘학생들의 시위는 안 된다’는 성명을 내고 태연스럽게 초호화 ‘교총회관’을 지을 정도였으니까요.

정말로 ‘살아있는 역사의 스승’이 있다면, 이런 모습에 어찌 회초리를 들지 않을 수 있을까요?

 * 이 기사는 주간 교육희망 2002-05-08 제304호에 실은 글입니다.

 
2003/01/19 [12:19] ⓒ 윤근혁의 교육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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