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재단이 7일 '사립학교법 반대 궐기대회'에서 '학교 폐쇄'와 '헌법재판소 제소'를 공식 선언한 데 대해 비판 의견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8일 교육계 안팎에서는 "사학재단의 학교 폐쇄 협박이야말로 헌법유린 행위"라는 주장이 나왔다.
경실련, 전교조, 한국여성단체연합, 흥사단 등 44개 교육시민단체가 모인 '사립학교법개정과부패사학척결을위한국민운동본부'(상임대표 박경양, 아래 국민운동본부)는 이날 긴급 논평을 내 "학교 폐쇄 협박이야말로 국민의 교육권을 묵살해버린 헌법 유린"이라고 강조했다.
이 단체는 "사립재단은 지금껏 누려온 기득권 수호를 위해서 국민의 교육권을 철저히 묵살해버렸다"면서 "(헌법에 보장된) 학생 교육권 보장보다 기득권 수호가 우선이냐"고 따졌다.
헌법 31조는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학교교육 및 평생교육을 포함한 교육제도와 그 운영, 교육재정 및 교원의 지위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고 못박고 있다.
현행 교육관계법률은 교육부장관의 인가 없이는 학교 폐쇄를 불가능하게 했으며, 이를 어길 경우 '3년 이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게 하는 징벌규정까지 두고 있다.
국민운동본부는 또 이날 논평에서 "(사학재단이) 학교폐쇄를 결정하면서 교육주체들을 철저히 소외시킴으로써 개방형 이사제 도입이 왜 필요한가를 스스로 증명했다"면서 "학교 폐쇄를 결정한 사립학교와 해당 학교의 이사회 회의록을 공개하라"고 교육부에게 요구했다.
유재수 전교조 사립위원회 사무국장은 "헌법으로 규정된 교육권을 유린하는 학교폐쇄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교사들은 비닐하우스를 치고서 수업을 할 생각까지 갖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일부 교사들은 '학생 학습권 수호를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국민운동본부는 밝혔다.
다음은 국민운동본부가 낸 긴급논평 전문이다.
[긴급 논평] 사학재단의 사학법 개정 반대 및 학교폐쇄에 대해
"이것이야말로 헌법 유린 아닌가?” "학생 교육권 보장”보다 기득권 수호가 우선?
사학재단연합회는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1631개 사립 중·고교 중 1531개, 146개 사립 전문대 중 109개, 172개 사립 대학 중 98개가 학교를 폐쇄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사학재단은 염치도 없다. 그 동안의 부패와 학사 파행의 책임에 대한 고해성사는커녕 오히려 국민을 협박하고 있다.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학재단의 행태에 더 이상 대꾸하는 것이 의미 없는 일이다, 하지만 이제 국민은 똑똑히 알게 되었다. 그 동안 사립학교 이사장들이 학교를 어떻게 생각해 왔는지 그 본색을 똑똑히 알게 된 것이다. 터무니없게도 “학교폐쇄”를 결정하면서 교육주체들을 또 한번 철저히 소외시킴으로써 개방형 이사제 도입이 왜 필요한가를 스스로 증명을 해주었다.
사립학교는 단지 설립주체만 다를 뿐 우리나라 공교육을 책임지는 공적기관이다. 이제 그들은 지금껏 누려온 기득권 수호를 위해서 국민의 교육권을 철저히 묵살해버렸다. 우리는 사립학교 이사회의 폐쇄적 구조를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었다.
그동안 우리나라 사립학교의 문제는 이사장이 학교를 사유재산처럼 여겨 인사, 재정권독점은 물론 제왕적 권력을 행사해 온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현행 사립학교법은 이러한 사학의 문제를 덮어두게 함으로써 사립학교 교육의 파행을 가져왔다.
지난 수십년동안 사립학교의 부패와 비리 전횡에 의해 학사파행은 끊이지 않았고 이로 인해 사립학교 구성원들은 깊은 상처를 안게 되었다. 어느 영역보다 깨끗해야 할 학교가 부패와 비리의 온상이 되었으며 이는 우리나라 공교육 정상화의 걸림돌이 되었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이 이번에 제출한 사립학교법 개정안은 그동안 관행화되었던 우리나라 사학의 부패와 비리를 척결하고 사립학교 운영을 보다 민주적이고 투명하게 함으로써 사립학교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학재단은 사립학교법 개정을 ‘학교탈취, 사학말살, 헌법유린, 국기문란’ 등 극단적인 언사까지 동원하는 등, 비난의 수준이 상식을 크게 벗어났다.
사립학교법 개정의 본질을 왜곡하는 것은 물론, 교육 문제를 색깔론과 연결시키면서 까지도 돈벌이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제 더 이상 학교는 돈벌이 대상이 아니다. 학교는 공교육을 책임지어야 하는 공적인 기관이다.
또한 사학재단 측은 사학법 개정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면서 소속 재단에 공문을 보내 인원수까지 할당하는 등 사실상 강제동원에 나섰으며 학부모들에게는 가정통신문을 보내 법 개정 반대운동을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소속 학교 교직원과 국민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그들은 학교폐쇄를 결의했다며 국민들을 협박하고 있으나, 법에 분명히 나와 있듯이 교육부장관의 인가 없이는 학교폐쇄가 불가능하다. 또한 신입생을 뽑지 않으면 임원 승인이 취소되고 학교를 폐쇄하더라도 학교는 개인에게 넘어가는 것이 아니다.
교육부는 이러한 국민협박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표명했다. “사학재단이 학교를 폐쇄하게 되면 몇 천명이 되더라도 임시 관선이사를 파견할 것이며, 학교 폐쇄는 학생의 학습권을 근원적으로 침해하는 것이고 학생들에게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가져다 줄 것이므로 어떤 명분으로든 이 문제를 거론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결국 사학 재단들의 결의는 사학법 개정을 저지하려는 엄포용이며 더 이상 장사를 할 수 없게 되니 생떼를 쓰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요구한다. 교육부에게 학교폐쇄를 결정한 사립학교 공개는 물론 그것을 결정했던 이사회 회의록 역시 공개할 것을 요구한다. 또한 학교폐쇄를 결정한 사립학교에 즉각 임시이사를 파견하여 학교를 정상화 시켜야 하며 이후에는 국가가 이를 환수하여 공립학교로 전환시킴으로써 그 동안 사학을 비호해 왔던 교육부의 과거를 반성하며 공교육을 바로 세우는 일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설사 그들의 터무니없는 주장을 멈추지 않고 계속하여 ‘학교폐쇄’라는 협박을 하더라도 아이들의 학습권이 온전히 보호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각 지역에서는 지금 사학재단의 “학교폐쇄” 결의에 대해 학생들의 교육권은 비닐하우스에서라도 보장되어야 한다는 항의와 함께 수업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교사들의 서명운동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민주적 사립학교법 개정운동본부는 소속단체는 물론 범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해 사학재단의 단세포적 협박을 규탄하며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사립학교법이 개정될 수 있도록 끝까지 싸워갈 것이다.
2004년 11월 8일
민주적 사립학교법 개정과 부패사학 척결을 위한 국민운동본부 |
|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 2004년 11월 8일치에 쓴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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