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26일 수요일

<교육매거진 4월 8일> 학벌주의 종합대책안 등

교육방송 라디오 원고
 
윤근혁
 

●학벌주의 종합대책안 발표

교육부가 6일 '학벌주의 극복 종합대책안'을 발표했습니다. 학벌주의 극복 문제는 참여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였는데요. 교육부가 학벌주의 극복을 위해 지난해 초부터 '학벌주의 극복 민관 합동기획단’을 만들어서 연구한 결과를 이번에 내놓은 것입니다.
이를 놓고 학벌문제에 칼을 들이댄 의미 있는 내용이라는 칭찬도 있는 반면에, 설익은 정책이니 총선용이니 비판하는 말들도 많습니다.

-학벌주의 극복 종합대책, 어떤 내용입니까.
크게 세 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는데요. △국립대간 교수와 학생 그리고 학점 교류 방안 등 연합대학을 추진하는 게 하나고요. (이는 국립대를 네트워크화해서 졸업자에 대해 차별을 두지 않겠다는 것이죠.) 나머지는 △5급 국가고시에서 지방대 출신 합격자가 20%에 미달하면 그만큼 지방대 출신자를 더 합격시키는 지방인재 채용목표제 그리고 △국립대학을 사립대처럼 민간경영 방식에 맡기는 국립대학 공익법인화 등으로 떼어 볼 수 있겠습니다.

-논란이 된 내용은 어떤 것이죠?
연합국립대학 추진방안 하고 지방인재 채용 목표제가 일부 언론의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핵심 쟁점이라고 할 수 있는 연합대학 추진방안에 대해서만 살펴보겠습니다. 일부 언론과 경제부처는 '명문 국립대, 나아가 서울대를 하향평준화의 틀 속에 가두려는 것이다'고 반발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국립대를 연합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은 국가경쟁력 시대에 걸맞지 않은 것이란 얘기죠.
이에 대해 교육부는 사교육비와 학벌주의를 없애려면 대학 서열화를 완화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사교육비의 원인이 학벌주의에 있고, 이는 대학 서열화 때문이란 분석에 바탕한 것입니다. 초·중등 교육의 정상화와도 관련된 얘기인데요. 독일, 프랑스 등 전체 대학이 평준화된 서구 선진 국가들이 과연 국가경쟁력이 떨어져 있냐는 반문을 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죠.
오히려 '학벌없는 사회', '범국민교육연대' 등 교육시민단체들은 궁극에서는 국립대학만이 아니라 전체 대학의 평준화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뿌리깊은 학벌 문제는 그 해결책을 놓고도 서로 다툼이 심한 것 같습니다.

-학부모들은 헛갈리겠네요.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글쎄요. 얼마 전 발표한 국가인권위 조사를 보면 차별 가운데 유독 심각한 것이 '학력차별'이었습니다. 학벌이 신판 계급 노릇을 한다고 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학부모들이 등이 휘도록 사교육비를 쏟아 부으며 자기 자식만큼은 좋은 학벌을 차지하도록 하려는 것은 인지상정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일종의 올인 전략인 셈이죠. 따라서 학벌문제, 이를 해소할 것인가, 아니면 그대로 둘 것인가가 중요한 논점이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런 점에서 교육부의 노력은 높이 살만 합니다. 문제는 실효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벌청산'이라는 상표가 새겨진 봄옷을 하나 샀다고 치죠. 그 옷이 계절에 걸맞은 옷인가, 아닌가를 따져 보는 게 지금 본질에 가까운 평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비판은 교육부가 새겨들어야 할겁니다. 그런데 그 옷을 총선용으로 샀느니, 아니면 가족끼리 논의도 하지 않고 샀느니 하고 시비를 거는 것은 곁가지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수능방송 효과

수능방송과 인터넷 강의의 뚜껑이 지난 1일 열렸는데요. 일주일이 지난 지금, 약간 이른 감은 있지만 그 효과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고교생 75%가 EBS 수능강의를 시청했다는데요.
그렇습니다. 교육방송이 조사한 결과를 보면 고등학생 4명 가운데 3명이 TV와 인터넷으로 강의를 시청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EBS는 시작 사흘만인 3일 고교생 670명을 대상으로 수능강의를 시청하고 있는지를 조사했는데요. 대상자의 74.6%가 시청했다고 응답해서 학생들의 관심을 끄는데 성공했다는 자체 평가를 지난 6일 내렸습니다.
지역별 시청 상태를 보면 중소도시 86.4%, 광역시 65.4%로 나타났는데요. 역시 사교육에서 소외되어 있다고 볼 수 있는 중소도시 학생의 활용도가 높았습니다. 수능방송 시청 장소는 가정이 제일 높은 52.8%였고 학교 46.8%, 학원 0.4% 더군요.
하지만 사교육을 받는 학생을 상대로 사교육 지속 여부를 물어본 결과, 사교육을 줄일 것이란 의견은 12%인 반면, 85%의 학생들이 그대로 다닐 것이라고 답했고 3% 정도는 더 늘린다고 했다고 하더군요. 사교육비 경감 효과에 대해서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당초 걱정했던 '서버 다운' 현상은 없었다고요?
예. 그런데 이를 둘러싸고 재미있는 기사가 오늘(8일) 아침에 나왔더군요. 한겨레신문을 보면 <교육방송〉 수능강의 전용사이트의 회원 가입자가 개통 일주일이 되도록 50만명에도 미달하고, 접속 폭주가 우려되던 서버 용량은 펑펑 남아돌아 그 원인을 두고 분석이 한창이라고 하는데요.
우리나라 전체 고교생이 122만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앞서 말한 여론조사 결과와는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신문은 교재만 사서보는 학생들이 많다고 소개하고 있는데요. 이 수능방송 교재를 여러 수능 참고서 가운데 하나로 치부하는 셈이지요. 여러 사정을 놓고 볼 때 수능방송의 효과는 앞으로 더 지켜볼 일입니다.
아무튼 수능방송, 기왕 시작한 일이니 성공하길 바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다만 개인 생각은 '수능방송에서 수능문제가 출제된다'는 말보다는 '학교교육에서 수능문제가 출제된다'는 말이 더 반갑고요. 사교육 해열제라는 수능방송과 더불어,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한 근본 처방도 폭넓게 제시됐으면 합니다.

●교육계도 낙선운동 시작
총선이 딱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는데요. 사회단체에 이어 일부 교육단체들도 낙선운동을 펼치기 시작했습니다. 교육단체들이 낙선 대상자 정보를 공개하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어떤 단체들인가요?
바로 어제 7일, 82개 교육시민단체모임인 총선교육연대가 기자회견을 갖고 낙선자 명단을 발표했습니다. 이 단체엔 학교급식네트워크, 문화연대,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전국국공립대학교교수협의회 등 개혁성 있는 범 교육단체들이 망라되어 있더군요.

-자세한 내용을 말씀해 주시죠.
이들 단체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16대 의원들에 대한 반교육 후보 정보공개에 이어 17대 총선 낙선자를 발표했습니다. 판단 잣대는 '공공성'과 '민주성'이라고 밝히고 있는데요. 이와 더불어 '개혁성' '전문성' 등을 기준으로 17대 총선 3당 교육공약을 분석, 발표한 다음 낙선대상자를 공개했습니다.
정당별 분포만 살펴보면 한나라당 11명, 열린우리당 3명, 자민련·국민통합21이 1명씩이었습니다. 주로 사립학교법과 유아교육법 등 이른바 개혁입법을 반대한 이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교육단체들이 반개혁 후보에 대해 정보공개를 하는 일은 학부모와 교사 등 교육관계자들에게 판단 정보를 알려준다는 긍정 요소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보기에 따라서는 그 판단 잣대가 자의적일 수도 있기 때문에 비판의 불씨도 남겨두고 있는 상태입니다.

●교사 정치활동 논란

총선 얘기 하나만 더 하죠. 우리나라 양대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간부들의 정치활동에 대한 정부의 대응 방식에 대해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어떤 내용입니까.
한국교총 간부 2명은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국회행 차표를 끊은 반면, 전교조 간부는 '정치활동' 혐의로 철창 신세를 져야할 위기에 몰려 있는데요.
한나라당은 지난 달 30일, 당시 한국교총 회장이던 이군현씨를 비례대표 16번에 추천했습니다. 이 단체 산하조직 회장을 맡고 있는 김영숙 교장도 한나라당 비례대표 13번에 함께 임명됐는데요.
이 둘은 비례대표 임명 전에 사표를 제출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둘 다 초·중등 교사들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단체의 간부들인데다, 김 교장은 현직 교장이었기 때문에 정치활동에 대한 논란을 피할 수 없다는 게 교육계 안팎의 시각입니다.

-전교조 간부들은 체포되었다 풀려났다죠?
반면에 경찰은 2일 전교조 원영만 위원장 등 간부 4명을 긴급 체포했다가 결국 풀어줬습니다. '탄핵무효 시국선언'을 주도해 '공무원의 중립 의무'를 위반한 혐의였는데요. 특히 '민주노동당 지지'와 관련 개인 서신을 전교조 사이트에 올린 원 위원장은 선거개입 혐의까지 받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에 대해 어느 단체를 막론하고 비판의 목소리가 더 크게 들리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교사들이 아이들을 잘 가르치면 되지 왜 자꾸 정치에 끼어 드는 지 모르겠다'는 볼멘 소리가 그것인데요.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큽니다.

-어떤 것이죠?
시민단체와 법조계 일각에서는 개인의사를 표현하는 것까지 막는 것은 문제라는 의견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여는 법률사무소 권두섭 변호사는 "교사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은 직무를 이용해 선거운동 하는 것을 제한하자는 취지"라면서 "교사도 한 인간인데 최근 정부의 법 집행은 머리 속으로만 생각하고, 생각하는 것은 말하지 말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습니다. 스크린쿼터문화연대, 한국방송프로듀서협회 등 문화언론 관련 8개 단체도 성명을 내고 "공무원의 업무상 중립과는 무관한 정치적 의사표현은 보장해줘야 한다"고 이런 의견을 거들고 나서기도 했는데요.
일단은 교사가 업무상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것과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것은 분리해서 사고하는 게 필요하다는 얘기로 들립니다. 탄핵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교사가 아이들에게 이를 강요하는 일은 잘못된 것이지만 자신의 생각을 제 3의 장소에서 나타내는 것까지 막는 것은 지나치다는 의견인 것입니다.

●학교운영위원회 활동 시작

총선이 일주일 앞인데요. 학교는 이미 선거가 끝났습니다.

-무슨 얘기인가요?
학교운영위원회 선거에 대한 말인데요. 이미 모든 학교가 지난 3월 말까지 임기 2년인 교원위원과 학부모 위원 선거를 마친 상태입니다. 4월 1일부터 임기가 시작된 것이죠. 선거 과정에서 올해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자기 사람 심기' 등과 같은 안 좋은 얘기도 들리긴 했는데요. 일단 뽑는 과정도 중요하지만 뽑아 놓은 대표들을 잘 살펴보는 것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학부모들이 살펴볼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까.
물론 있죠. 국회도 그렇듯 학교운영위원회도 그 운영과 관련된 정보를 공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회의에 참관해도 되고 회의 전에 운영위원에게 안건으로 해달라고 청원해도 됩니다. 보통 학교마다 학부모 위원이 4명에서 7명 정도 있는데요. 학부모들은 학교 환경을 좋게 만들려는 제안 등을 이들에게 할 수 있습니다. 일단 학부모위원들의 연락처부터 확보하십시오.
학교운영위원회는 학교 예·결산과 함께 교육과정에 대해서도 심의 권한을 갖고 있습니다. 더구나 학부모들이 돈을 부담하는 사업, 이른바 수익자 부담 사업은 의결권한까지 지니게 해놨는데요. 학교에 따라서는 교복공동구매, 급식 개선, 도서관 운영, 졸업앨범 공개입찰, 수학여행과 현장학습을 알차게 하는 데 학교운영위원회가 앞장서고 있습니다.
학교는 학생, 학부모, 교사, 교육관청이라는 네 개의 기둥이 서로 힘을 받들고 있는 큰집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학부모가 그 기둥 가운데 하나로 전체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 당당하게 나서는 일은 교육발전을 위해서도 소중하다고 봅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