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26일 수요일

98%의 신선함, 2%의 부족함

[이코노미21비평]게임이론과 사교육에 대해
 
윤근혁
 

▲이코노미21 177 표지.     ©윤근혁
경제잡지가 교육문제를 다뤘다. 교육받는데 쏟아 부은 돈(투자)의 효과를 게임이론으로 풀어낸 것이다. <이코노미21> 177호 '사교육 올인 제로섬게임'이란 커버스토리는 여느 매체에서 볼 수 없었던 기사라는 점에서 신선했다.

사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투자는 수익률 낮은 게임에 매달리는 '올인, 몰빵 투자'라는 게 이 기사의 결론이다. 한 발 더 나아가 기사는 "한국 사교육판의 제로섬게임은 윈윈게임으로 바꿀 수 있다"면서 "보상구조를 바꾸라"고 정부당국에 권고까지 하고 있다. 사교육 열풍에 대한 색다른 분석과 더불어 대안 제시가 돋보이는 기사였다.

하지만 이번 기사는 교육 기사라기보다는 경제 기사였다. 교육과 경제 문제를 단칼에 쪼갤 수는 없지만 이 같은 생각을 지울 수는 없다. 예컨대 '수요자 중심의 교육 재정 절실'이란 제목의 기사는 '교육'이 빠진 채 돈줄의 효율성만을 따진 것이 아닌가 싶다.

좁은 지면에 어느 대학 교수를 등장시켜 "교육재정 효율성을 높이려면 특목고, 자립형 사학, 대안학교 등 학교제도를 다양하게 확대시켜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것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특목고와 자립형 사학이 한국에서 어떤 교육적 함의를 띠고 있는지 미리 살폈으면 좋았을 것 같다.

경기는 죽었어도 명품시장은 살아있는 게 현실이다. 명품을 사는 소비자의 심리 또한 게임이론, 맥베스 효과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효용성만을 따진다면 수십 배 수백 배까지 더 나가는 명품을 살 사람은 없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명품을 살까.

명문대를 사기 위한 사교육 열풍도 마찬가지 아닐까. 투자 수익만을 따진다면 이코노미21의 분석대로 어리석은 일일 것이다. 하지만 학벌주의로 대표되는 명문대 출신 '명품'은 효용성만으로는 해명되지 않는 그 무엇인가가 있다. 그 무엇은 무엇일까. 내가 이 기사에서 '2%의 부족함'을 느끼는 지점이 바로 이것이다.

이 기사는 <이코노미21> 178호(2003년 12월 11일치)에 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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