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26일 수요일

<교육매거진6월3일> 교육상임위, 공교육...

교육방송 라디오 원고
 
윤근혁
 

1. 사교육대책 홍수 속에 뼈대 드러낸 공교육

사회: 사교육비 경감대책과 공교육 내실화 방안이 흘러나왔지만 올해 들어 공교육 형편은 더 어려워졌다고요?
예. 그렇습니다. e-러닝, 사이버학급, 방송과외 홍수 속에 공교육의 위상은 초라한 뼈대를 드러내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당장 올해 들어 학교는 교사부족 현상이 더욱 심각해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올 5월에 작성된 교육부 자료만 봐도 교원 정원 대비 교사 부족 인원이 3만6005명이나 됐습니다.

정부가 법으로 정한 교원정원 확보율도 2003년 90.6%이던 것이 올해엔 89.2%로 떨어졌습니다. 학교별로 한 10% 이상의 교사가 부족하다 이렇게 보면 됩니다. 한 해 일만 명 넘게 늘리던 교사 수(02년 10988명, 03년도 12517명)를 올해엔 그 절반(5095명)으로 깎았기 때문입니다.

사회: 공교육 내실화를 위해 우선 해야할 일이 법에 따라 교사를 제대로 배치하는 것 아닌가요? 심각한 수준이네요.

현재 고교 교사들은 보충수업은 둘째치고 정규 수업 또한 일주일에 한두 시간씩 더 해야 한다고 아우성치고 있습니다. 이는 곧 공교육의 질 하락을 동반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초등학교나 중학교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사회: 학교 도서관 예산도 깎였다고요?

올해 학교 도서관 활성화를 위해 원래 300억원이 잡혀 있었지만 이 가운데 100억원이 줄었습니다. 세계일보는 최근 방송 과외 수신 설비 지원사업으로 교육부 예산 200억원을 넘게 쓰면서 도서관 예산 300억원 중 30%인 이 같은 돈을 줄였다는 보도를 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런 방송 과외 연관성 보도에 대해 교육부가 '기자의 오해'라는 해명서를 내긴 했지만 초라한 학교 교육의 위상을 보여줬다는 평가에 동의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사회: 사교육도 잡아야 하지만 공교육이 죽어서는 헛일일텐데요. 대책이 필요하겠군요.
그렇죠. 정부는 방송과외에 해마다 200억씩 들여 2006년까지 모두 600억원을 쏟아 붓겠다는 계획입니다. 2007년까지 2만4천여 개의 사이버 학급을 두는 인터넷 가정학습 서비스도 '돈 먹는 하마'입니다. 교육부가 낸 사교육경감대책 해설서를 보면 2778억원이라는 엄청난 돈을 쓰겠다고 나와 있습니다.

물론 사교육을 잡겠다는 데 딴죽을 걸기는 어렵습니다.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사교육 경감 효과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사교육비 경감의 근본 목적은 공교육강화 아니겠습니까. 지금 일선 학교는 교사가 수능방송고등학교의 채널 매니저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일고 있습니다.

최근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방안들에 대해 '100년의 큰 계획'이라는 교육의 역사는 과연 어떻게 기록될 것인지 더 지켜 볼 일입니다.

2. 수능 반영 80% 웃돌아

사회: 어제 2005학년도 수능시험 모의평가가 실시됐는데 수능방송에서 많이 나왔다고요?
예. EBS 발표에 따르면 최고 87%까지 반영됐다는 주장입니다. 평균 80% 웃돌게 강의 내용이 나왔다는 분석인데요. 엄청난 수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회: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시죠.
EBS쪽은 이날 자체 분석한 자료에서 언어영역은 전체 60문항 중 52문항이 수능방송에서 나왔다고 밝혔습니다. 다시 말해 87% 정도 되죠. 수리영역 가운데 '가’형은 25문항 중 20문항(80%), ‘나’형은 30문항 중 22문항(73.3%)이, 그리고 외국어영역은 50문항 가운데 39문항(78%)이 수능교재와 비슷하게 나왔다고 했습니다.

사회: 당초 예상을 웃도는데요. 이에 대한 반응도 엇갈린다고요.
보도에 많이 나왔기 때문에 긴 말을 하는 것보다는 어제 수능모의시험 당일 아침에 안병영 부총리가 어느 강연에서 한 말이 정곡을 찌른 것이란 생각이 들어서 여기에서 소개해 보겠습니다.

안 부총리는 고려대 언론대학원 강연에서 다음처럼 말했다는 군요.
"EBS 수능방송의 수능시험 연계는 많이 반영될 경우 비교육적이라는 비판에, 적게 반영될 경우에는 국가사기라는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오늘 제1차 모의시험이 있는데 걱정이 태산이다."

그는 수능방송을 해열제라고 표현했는데요. 해열제는 꼭 필요한 약입니다. 수능방송의 효과는 분명히 있을 겁니다. 따라서 학생들이 학원과외보다는 방송과외를 하는 것은 더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이런 현상이 지나쳐 학교수업을 대체할 정도로 해열제가 만병통치약처럼 쓰인다면 곧바로 독이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3. 17대 국회 교육상임위 의원 윤곽

사회: 17대 국회가 오는 7일 개원하는데, 교육상임위원 희망자가 넘치고 있다고요?
예. 사실 국회 교육상임위는 인기가 별로 없어서 항상 당별로 개원할 때 미달이었다고 하는데요. 17대엔 서로 교육상임위에 들어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교육에 대한 사회인식과 관심이 높아진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회: 위원들 윤곽이 드러났나요?
교육상임위원회 위원은 16대 때 16명이었는데 이번엔 조금 늘어 18명(우리당 9, 한나라 8, 민노당 1)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국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서 당별로 거의 확정된 인사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열린우리당>
열린우리당은 이미경 의원을 교육상임위원장으로 내정하고 한나라당과 물밑교섭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밖에도 구논회(1960년생, 대전 참여연대상임집행위원(전)), 이인영(1964년생, 고려대 총학생회장), 백원우(1966년생, 전대협 출신, 전 청와대 행정관), 정봉주(1960년생, '말'지 기자출신, 외대어학원 대표이사) 박찬석(1940년생, 경북대 총장), 유기홍 의원 등 11명이 신청한 상태입니다. 이 가운데 두 명은 탈락할 것으로 보입니다.

16대에 비해 전대협 등과 같은 학생운동단체 출신이 4명이나 되고 대체로 개혁적인 분위기로 평가됩니다.

사회: 한나라당 의원들도 소개해 주시죠.

<한나라당>
한나라당은 이전 교육위원회 활동을 했던 이재오, 이규택, 박창달, 황우여, 권철현 의원 등이 지난 16대에 이어 다시 당선됐습니다. 이 분들 가운데 황우여 의원 등 2~3명 정도가 남을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대신 한나라당은 교육위원회에 비례대표로 이군현(1952년생, 전 교총 회장), 이주호(1961년생,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김영숙(1942년생, 전 서래초 교장) 의원을 낙점해 놓았다는 전언입니다. 이밖에 박찬숙, 고진화 의원 등 초선의원들이 문을 두드리고 있는 상태입니다.

<민주노동당>
교육위원회에 1명이 배정될 예정인 민주노동당은 일찌감치 최순영 의원(비례대표)을 내정해 놓았습니다. 민주노동당은 노동사회단체의 정책지원을 얻어 공교육 개편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국회에서 주장할 태세입니다.

교육위원회에서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의원 정수가 1명 정도 차이 난다고 볼 때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사회: 쟁점으로 떠오를 내용들이 많을 텐데요.
외국교육기관 특별법과 사립학교법이 우선 얘기될 것입니다. 특히 지난해 12월 교육부가 입법예고한 외국교육기관 특별법은 6월 국회 개원과 동시에 최고 이슈로 떠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더해 교육부의 사교육경감대책도 논란거리가 될 것입니다. 학교급식법 개정, 학교자치법 제정 등이 올해 안에 추진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4. 영재 밀어내는 영재교육

사회: 한번쯤은 내 자식도 영재가 아닐까 생각해 본 분도 많을 텐데요. 영재를 뽑는 과정에서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있네요.
예. 학업성적을 따져서 영재를 뽑다보니 수학·과학 성적 우수자가 지나치게 많았다고 합니다. 또 부모의 학력과 경제력이 높은 자녀가 영재로 선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됐습니다. 영재 선발과정이 총체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얘긴데요.

한국교육개발원 조석희 영재교육연구실장은 최근 연 영재교육 관련 주제발표에서 "아무리 재능이 뛰어나도 성적이 좋지 않으면 영재 추천 단계부터 배제되는 현실을 고쳐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사회: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해 주시죠.
예. 아까 말씀드린대로 지나치게 성적 위주로 영재를 뽑다보니 국내 영재교육기관의 수학,  과학 영재는 모두 82.3%나 되는 반면 인문, 사회, 예체능 분야 영재는 17.7%에 지나지 않고 있는 실태가 이번 발표에서 드러났습니다.

또 영재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초등학교 영재들 265명의 아버지 학력수준을 분석한 결과도 나왔는데요. 대학원졸이 39.6%로 가장 많았고 고졸 36.6%, 대졸 11.7% 등의 순이었다. 또한 경제 형편도 좋은 집안일수록 영재로 많이 뽑혔습니다.

사회: 영재도 사교육에 맡기지 않으려면 정부가 발벗고 나서야 하겠는데요.
그렇습니다. 이날 소외된 영재에 대해 발표자인 조 실장은 몇 가지를 꼽았는데요. ▲사회적 지위가 낮은 가정의 학생 ▲과학영재교육프로그램에서의 여학생 ▲언어 능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영재가 그것입니다. 그는 또 현행 영재교육 대상자를 초등 4학년 이후에서 초등 1학년으로 낮출 것을 제안했습니다.

영재가 영재교육을 받지 못하는 것도 안타까운 일이고 둔재가 과도한 영재교육을 받는 것도 안타까운 일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2004/06/03 [17:49] ⓒ 윤근혁의 교육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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