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27일 목요일

"박 대표, 90%의 외침이 들리는가"

전교조 교사, 22일 새벽 박 대표 자택 앞 면담 요구
 
윤근혁
 
"국민 90%가 찬성하는 사립학교법 개정을 박근혜 대표와 한나라당이 막아서고 있다. 사학비리를 없애고 학교 민주화를 이루자는 국민의 외침이 들리는가."

22일 오전 6시, 서울 강남구 강남교육청 근처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집 앞. 전국 14개 지역에서 올라온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소속 지역 사립위원장 등 30여 명의 교사들이 새벽 눈을 맞으며 모여 있다. 최근 '2월 임시 국회에서 사립학교법을 다루지 않겠다'고 선언한 박 대표를 면담하기 위해서다.

▲ 22일 새벽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집 앞을 방문한 교사들을 경찰이 막고 있다.
ⓒ2005 윤근혁
"몇 차례에 걸쳐 기자회견과 공문을 보내 공식 면담을 신청했지만 만나주지 않아 이렇게 출근길에서나마 우리 뜻을 전하려고 이곳에 오게 됐다."

강남경찰서 소속 경찰 간부로 보이는 이가 "새벽 출근하는 분한테 불쑥 찾아와서 만나자고 하면 예의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고 따지듯 묻자 구신서 전교조 사무처장이 대꾸한 말이다. 구 사무처장은 "박 대표가 출근하실 때 차문을 조금만 열고 우리가 준비한 서한을 받기만 하면 된다"고 말을 이었다.

오전 7시를 넘기자, 시위 진압용 방패를 든 경찰 40여 명이 면담 요구에 나선 교사들을 에워쌌다. 교사들은 뒤로 물러섰다. 이때 경찰 뒤쪽 지휘부에서 "때리지 마라. 때리지 마라"는 목소리가 들렸다.

교사들은 이날 다음과 같은 글귀가 적힌 피켓 대여섯 개를 들고 있었다.

"박근혜 대표님, 사립악법 개정 없이 교육개혁 기만이고 대통령도 어림없다."
"박근혜 대표님 얼굴 좀 봅시다. 얘기 좀 합시다."

오전 7시 8분, 경찰이 교사들을 구석으로 밀쳐 간격을 만들어놓았다. 그러자 검은색 중대형 승용차가 쏜살같이 박 대표 집에서 빠져나갔다. 결국 박 대표가 경찰 방패의 힘을 빌려 출근해 버린 것.

구 사무처장은 참석 교사들에게 "오늘 면담 요구 행동은 큰 불상사 없이 평화적으로 진행했다"면서 "박 대표 쪽과 접촉 결과 오는 25일이나 26일, 전교조 위원장과 박 대표가 면담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날 전교조가 박 대표에게 전달하려던 서한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적혀 있었다.

"청와대 교육혁신위 여론조사는 92.5%, MBC 여론조사에서는 72.2%의 국민들이 사립학교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한다. 여야는 이런 국민의 여망을 담아 반드시 2월 국회에서 사립학교법을 처리해야 한다. 최근 사립학교 성적조작이나 세종대 비리에서 보듯 더 이상 기다리거나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 2005년 2월 22일치에 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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