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27일 목요일

서울대 입시, 부자에게 점점 더 유리

입시안 분석 결과 "내신 비중 줄이고 수능 비율 높여"
 
윤근혁
 
정운찬 총장 체제가 들어선 2002년부터 서울대가 특수목적고(과학고·외국어고) 출신과 입시 과외를 많이 받은 서울 강남 지역 학생들에게 유리한 대입 전형 방식을 해마다 늘려온 것으로 나타났다(아래 표 참조).

ⓒ2005 윤근혁
이같은 사실은 2003학년도 입시안부터 최근 내놓은 2008학년도 대입전형안 내용을 분석한 결과 드러났다.

서울대는 2003학년도 정시모집 입시전형에서 20%이던 수학능력시험(수능) 반영 비율을 2004학년도엔 33.3%, 2005년도엔 40%로 늘리는 등 2년 새에 두 배로 널뛰기 시켰다. 반면 고교 내신 실질반영률(형식반영률 40%)은 2003학년도부터 2004, 2005학년도까지 5%로 묶어 놓았다. 대신, 2005학년도부터는 기존에 해오던 과목별 60등급으로 나눠 평가하던 방식을 5등급 분류로 고쳤다.

이에 따라 최상위권 학생들이 대부분 과목별 상위 10%에 해당하는 1등급을 받았기 때문에 '내신을 쓸모없도록 만들었다'는 비판을 샀다. 2002학년도에 기존 30등급에서 60등급으로 세분화한 뒤, 3년 만에 5등급으로 평가 잣대를 대폭 간소화 시킨 셈이다.

이처럼 내신반영을 사실상 유명무실화 시키고 수능반영비율을 높이게 됨에 따라 내신에서 불이익을 받는 특목고 학생에게 해마다 큰 혜택이 돌아간 것으로 지적됐다.

▲ 지난해 교육시민단체들이 앞장 서서 고교등급제 반대 운동을 펼쳤다. 사진은 지난 해 9월 교육부 앞 기자회견 모습.
ⓒ2005 교육희망 안옥수

서울대는 한발 더 나아가 2004학년도엔 국제 올림피아드 참가 경력이 있는 지원자에게 따로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주로 특목고 학생들이 이 대회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 비춰볼 때 이들에게 유리한 고지를 선점 시켰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치른 2005학년도 수시모집 전형에서는 아예 별도의 수상경력을 지닌 특목고 학생 등을 따로 뽑는 특기자 전형을 별도로 만들었다. 17%를 별도 선발하는 2005학년도에 이어 2008학년도엔 33%로 두배 가량 늘려 잡았다.

한편 교육시민단체들은 2002년부터 서울대 입시안이 새로 나올 때마다 "사교육을 부추길뿐더러 부유층에 유리한 방안"이라면서 줄기차게 비판해 왔다.

지난 19일 '고교등급제, 분고사 부활하려는 서울대 규탄 기자회견'에 참가한 참교육학부모회(회장 박경양), 전교조(위원장 이수일),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회장 윤기원)은 "서울대 입시안은 제도적으로 고교등급제를 정착화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면서 "서울대가 교육에서도 강남불패 신화를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대는 지난 해 1월 '누가 서울대에 들어 오는가'란 제목의 연구 결과를 내놓으면서 "고소득 부모를 둔 수험생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입학률이 최고 16배나 높았다. 이것은 평준화 탓"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번 분석 결과는 이들의 말과 달리 평준화 탓이 아니라 서울대 입시 탓이라는 사실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서울대가 최고 국립대인 이상 '어떤 학생들을 뽑느냐'에 집중하기보다는 '어떻게 학생들을 잘 가르쳐 국가 발전에 이바지 할 것인가'하는 문제에 올인해야 한다는 게 교육계의 일반 지적이다.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 2005년 5월 22일치에 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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