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3일 월요일

알몸을 보여 봐!

교육기사 뒤집어보기②
 
윤근혁
 

선생님 누드 파문.’
5월 26일 MBC뉴스데스크 화면에 박힌 큼지막한 글자입니다. 김인규 교사에 대한 상업 보도의 첫 포문인 셈인데요. 이날 앵커가 한 말을 잠깐 옮겨 보죠.
“한 중학교 미술 선생님이 홈페이지에 자신의 누드 사진을 올려놓아서 문제가 됐습니다.”

물론 우리 상식으론 놀랄 만한 일이었지요. 근데 진짜 화들짝 놀란 건 충남교육청과 대검찰청 사이버수사대인 모양입니다. 언론에 보도되니까 바로 교사에 대한 ‘멱살잡이’를 하더군요. 교육청은 징계를 내리겠다고 협박했고, 검경은 보도 다음날 현장범에게나 적용하는 긴급체포까지 했으니까요.

그럼 막강 언론의 보도 모습은 어땠을까요. MBC는 26일 특종(?)에 이어 27일, 28일 연이은 보도를 터뜨렸고, 신문은 28일자부터 다루기 시작했는데요. ‘알몸사진 게재 교사 영장’(한겨레), ‘미술교사 부부 알몸사진 논란’(조선) 등 제목에서 보는 것처럼 모두 ‘교사’라는 말이 강조되었군요. 당사자의 직업이니까 넣을 수도 있는 일이긴 하지만 다음과 같은 말 정도는 보도에 넣어줘야 공정한 거 아닌가요?

“학생의 교육 교재로 사용할 목적을 갖거나 활용한 바도 없습니다. 제 사이트의 존재를 아이들에게 알린 적도 없습니다.”(김인규 교사의 홈페이지 ‘학부모님께 드리는 글’)
이상한 점이 하나 있는데요. 28일 인터넷 한겨레엔 한 명도 아닌 2천여 명의 남녀 알몸사진이 실려 있군요. 뉴욕의 한 사진작가의 작품으로 AP통신에서 보낸 것이죠. 물론 은밀한 부분도 다 나와 있습니다. 왜 우리 방송과 신문은 인터넷 한겨레나 AP통신을 ‘긴급체포’하라고 하지 않는 지.

조선은 29일자 ‘만물상’이란 칼럼에서 ‘섹스 비디오’와 ‘나체사진’을 한참 거론한 뒤에 “엽기적인 일들이 벌어지는 세상이라지만 … 교사의 행위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쓴 소리를 하고 있군요. 한 마디로 너무하네요.

요새 ‘알몸 박정희’란 책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가면을 벗기는 일은 진통이 따르기 마련이죠. 이 참에 조선, 중앙, 동아를 비롯한 족벌언론에게 한소리하고 싶군요. ‘가면을 벗어, 알몸을 보여 봐!’

* 이 기사는 주간 교육희망 2001년 6월 6일자(제273호)에 연재한 글입니다.  

 
2003/01/18 [18:15] ⓒ 윤근혁의 교육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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