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굴] 사학법 보도, 1990년과 2005년 정반대 얼굴 | |||||||||||||
| 예전에도 <조선> <중앙> <동아>가 '사립학교법 재개정 운동'을 펼친 사실을 아시는가. 그런데 이 당시 이른바 족벌신문 삼총사의 재개정 운동 방향은 지금과 '정반대 얼굴'이었다. 이들은 1990년 사학법이 개정되자 입을 맞춰 다음과 같은 깜짝 놀랄만한 구호를 외쳤다. ▲ 재단이사장 친인척의 총장 취임 허용을 중단하라(<조선> 사설 90년 4월 21일치) ▲ 재단에 준 대학교수 임면권을 총학장에게 다시 위임하라(<조선> 사설 90년 4월 21일치) ▲ 사학의 사유화와 족벌화 법안 문제 있다.(<동아> 사설 90년 3월 24일) ▲ 기여도는 없으면서 족벌경영 일삼는 재단이사회에 힘을 몰아주지 말라.(<중앙> 사설 90년 3월 22일)
90년 3월 한나라당의 전신인 민자당이 사립학교법을 '날치기 통과' 시켰다. 80년에 제정된 사학법을 사학재단에 유리하게 손을 본 내용이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이사장 친인척을 대학 총학장으로 임명할 수 없도록 했던 조항을 폐지했다. 총학장이 갖도록 했던 교수임면권을 재단 이사장에게 넘겼다. 재단이사회 구성에서도 이사 상호간에 친인척 제한 비율을 1/3에서 2/5로 완화했다. 학교장 임명에 대한 감독청 승인도 없앴다. 학교법인의 기본재산을 임대할 때도 교육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도록 했다. 이때엔 이 같은 사실에 대해 '조중동'이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기여도는 없으면서 족벌경영을 일삼는 재단이사회에 힘을 몰아주는 대표적인 악법'이라는 게 이들 신문의 논조였다.
"임시국회 마지막 날 전격 개정된 것으로 보도된 사립학교법은 적잖은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10년 전에 그런 규제가 왜 등장했는지를 감안할 때, 개정에 앞서 충분한 여론수렴 과정을 거쳤어야 했다. …'아빠는 총장, 엄마는 이사장, 아들은 처장' 하는 식의 가족중심 운영체제에서 비롯되는 불합리와 비리를 제거하고자 그런 규제조항을 신설했던 것이다. …학교법인의 권한을 대폭 강화시켜 놓았으니, 옛날의 악몽을 되살리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이번 개정에서는 학교 법인의 기본재산을 문교부의 허가 없이 임의로 임대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교수를 수시로 재임명할 수 있는 길도 터놓았다고 한다. 이들 조항 역시 재고되어야 마땅하다고 본다." (90년 3월 23일 <조선> 사설) 이 신문은 같은 날 데스크칼럼인 '만물상'에서도 "아무리 뜯어봐도 개정법은 하나에서 열까지 재단편이지 대학 편은 아니다. 이제부턴 설립자 가족이 톡톡히 재미 볼 수 있게 됐다"고 혀를 내둘렀다. 한 달 뒤에 나온 '사학법 이대론 안 돼'란 제목의 사설에서는 주장이 더 거세진다. "재단에 의해 악용될 소지가 있는 몇몇 독소조항도 섞여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되겠다. 종래 총학장에게 위임했던 대학교수 및 직원의 임면권을 이사회권한으로 환원시킨 점, 재임용과정을 거쳐 교수를 수시로 재임명하거나 탈락시킬 수 있도록 길을 터놓은 점, 형사사건에 기소된 것만으로도 직위해제를 가능케 한 점 등이 대표적으로 지적되는 조항들인 듯하다. 재단이사장 친인척의 총장취임을 허용하고, 또 이사회 참여폭을 확대시킬 수 있도록 한 것도 과거 문제가 됐던 이른바 족벌체제의 부활을 가능케 한 점에서 재고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90년 4월 21일 <조선> 사설) 이날 <조선> 사설은 결론 부분에서 "사립학교법이 개정되기에 앞서 사학들이 관련의원들을 상대로 집중 로비활동을 편 사실까지 밝혀져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면서 "정부나 국회는 쓸데없는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서라도 독소조항을 다시 손질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하고 있다. 이들의 충고가 15년 뒤인 올해 실현된 셈이다. 80년 사학법으로 재개정 요구한 조중동 <동아일보>와 <중앙일보>도 이 당시 사설 논조는 조선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동아일보는 한 발 더 나아가 '족벌사학의 권력 독점'까지 걱정하기도 했다. "사학의 자율화가 바로 재단의 일방적 강화이고 재단의 강화가 또 친인척 총학장 취임이나 친인척 이사비율의 확대라는 논리는 성립될 수 없다. …공익과 공공성, 그리고 경영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재단이나 학교경영을 설립자나 그 친인척들이 독점할 여지가 있는 이번 개정법의 내용에는 많은 문제점이 있는 것이다. 민주화시대의 사립학교법은 정부로부터 재단의 독자성을 보장해야 하지만 교수들의 학사행정 참여의 폭도 넓혀야 하고 학생들의 학내활동의 자율권도 보장되는 법이라야 한다."(90년 3월 24일 <동아> 사설) "왜 굳이 대학의 자율성보다는 재단의 대학운영권을 강화하는 쪽으로, 교수회나 교수협의회보다는 재단이 사회에 힘을 몰아주는 쪽으로 기울어졌느냐에 관심이 쏠리게 된다. …학교운영에 대한 기여도는 없으면서도 족벌경영에 의한 전횡이 문제가 된다. …국회가 재단 쪽의 경영권을 강화하는 쪽으로 기울었다는 사실은 교수회와 학생회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 …장기적으로는 공청회를 통해 악용의 소지를 척결하는 방향으로 (사학법이) 다시 개정되어야 한다고 우리는 믿는다."(90년 3월 22일 <중앙> 사설) 15년 뒤에 조중동의 요구가 실현됐건만...
이때로부터 15년 뒤인 올해 12월 '개정 사학법'이 탄생했다. '개방형 이사제'만 빼면 대부분 90년 개악된 사학법의 겉옷을 갈아입히고, 80년에 만든 사학법 내용으로 되돌린 것이다. 90년 조중동이 사설에서 주장한 내용이 올해에서야 실현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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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8월 29일 토요일
조중동도 한때 "족벌 사유화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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