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29일 토요일

교육농사꾼의 아름다운 전쟁

‘119교육위원’ 최홍이 선생, 책 내다
 
윤근혁
 
“낟알도 실하고 때깔도 고운 들녘, 그 논두렁에다 허수아비를 세울 때, 여름 내내 땀에 절은 밀짚모자를 벗어 씌운다.”

최홍이 서울시교육위원(63)은 최근 펴낸 <아름다운 전쟁>(말과창조사) 서문에 ‘가을을 맞는 부지런한 농사꾼’ 모습을 이렇게 적었다. 농사꾼은 이 무렵에서야 거칠어진 손마디를 응시할 여유도 생기리라.

평교사 생활 33년, 교육위원 생활 4년의 열매가 책으로 엮여 나왔다. 그렇다. 이 책은 병충해에 시달리고 쌀 개방 태풍에 절망하면서도 결코 가을의 열매를 포기할 수 없어 땀을 뻘뻘 흘린 교육농사꾼의 의정보고서다.

‘돈키호테 교육위원’, ‘119교육위원’은 그의 별명이다. 이 말마따나 책 속에는 그의 애끓는 교육 바로 세우기 열정이 곳곳에 들어 차 있다.

‘초등교장은 소년신문 지국장’, ‘교육감이 뭐길래’, ‘누가 교육자치에 조종을 치는가’, ‘여교사의 권리와 모자 보호 문제’….

글 제목들이 보여주듯 일선 학교에서 벌어진 작은 전쟁이 알알이 들어 있는 것이다. 교육현상에 대한 대안도 엿볼 수 있다. 그가 여태껏 참여하고, 지금도 벌이고 있는 이 전쟁은 수많은 교사와 학생들의 올바른 교육권을 위한 전쟁이었다. 하기에 ‘아름다운 전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책 뒷부분에서 의정활동 회의록을 그대로 옮긴 부분은 아쉽다. 1차 자료를 옮기기보다는 정리하고 가공했다면 글맛이 더 좋았을 것을.

당장 내년이면 교육자치가 막을 내릴 지도 모른다. 정부 한켠에서는 지방자치에 흡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형편에서 나온 그의 책은 더 값지다. 교육농사의 볏단 위에 올려놓은 밀짚모자는 그래서 아름답고 경건하다.

2005년12월11일 13: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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