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빨리 가시죠. 시간이 늦었는데요.”
한 교육부 간부가 윤덕홍 교육부총리의 등을 떠밀었다. 부총리는 힘겹게 기자들을 비집고 서울성산초 현관문을 나섰다. 10분 전 스스로 데려오라고 지시한 “담임을 맡고 ‘나이스’를 쓰고있는 교사”가 옆에 와 대기하고 있는데도 그는 못 본척하고 떠났다.
지난 12일 윤 부총리가 취임 후 NEIS를 점검하기 위해 방문한 첫 학교에서 일어난 일0이다. 그는 이 학교에서 ‘NEIS 반대 운동’에 오히려 격분한 듯한 강승현 정보부장과 김영기 교장 등 2명만을 만났을 뿐이다.
다음 방문지인 서울 배문고에서도 사정은 같았다. 윤 부총리가 만나 NEIS에 대해 대화한 교사는 이 학교 손동빈 교감과 손성호 정보부장 등 2명.
NEIS 사업을 총괄한 교육부 김정기 국장(국제교육정보화기획관)은 몇 번에 걸쳐 “시간이 늦었다”며 부총리를 다그쳤다. 한 학교마다 평균 30분씩 머문 윤 부총리는 이 학교 정보부장의 브리핑을 받은 다음 결심한 듯 기자들 앞에 섰다.
“선생님들 만나 나이스를 실제로 보니 정보유출 문제도 심각하지 않은 것 같고 큰 문제는 없는 듯 하군요.” 그가 5일 전 한 라디오방송과 인터뷰한 ‘NEIS 중단’ 발언이 뒤집히는 순간이었다.
이날 윤 부총리가 두 학교를 들러 실제 대화다운 대화를 나눈 대상은 NEIS 찬성론자 4명뿐인 셈. 일반 교사를 만날 여유도 없이 배문고 5층에 있는 과학정보실 계단을 반 뜀박질 속도로 오르내린 그는 5일전 취임식에서 교육부 직원들한테 말한 다음과 같은 말을 기억하고 있을까.
“여러분은 저를 뺑뺑이 돌려서 바지저고리 장관 만들지 말아주세요.”
*이 기사는 주간<교육희망> 334호(2003년 3월 17일치)에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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