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신- 27일 오후 2시> "보수언론이 평준화 죽인다"
조선·중앙·동아일보 등 보수언론과 경제부처의 '평준화 깨기' 여론몰이에 맞서 교육사회단체들이 27일 기자회견과 토론회를 잇따라 열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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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7일 기자회견에서 한 참석자가 몸자보를 만들어 몸에 걸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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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 윤근혁 | '평준화 일병 구하기’운동이 본격화한 셈이다. 이는 경제부처와 보수 언론 일각에서 ‘평준화 폐기론’을 불러일으켜 시민들이 잘못된 판단을 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따른 것이다.
전교조, 전국국공립대교수협의회, 참교육을위한학부모회, 전국공무원노조 등 50여 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범국민교육연대와 교육개혁시민운동연대는 27일 오전 11시 서울시청 정문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와 서울시는 평준화 폐지를 위한 시도를 중단하고 공교육 개혁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이날 교육사회단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보수언론과 경제부처 그리고 서울시의 환상과는 정반대로 우리 교육은 교육 시장화 정책 속에서 제 갈 길을 잊고 망가져 가고 있다"면서 "지금 정부가 해야할 일은 평준화의 해체가 아니라 평준화 시책을 내실 있게 전국으로 확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만약 서울시와 경제부처가 평준화를 해체할 교육특구 계획을 계속 추진한다면 강력한 반대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교육사회단체들은 앞으로 서울시장 소환운동, 평준화 학술대회 등을 올 12월까지 벌여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 "특권층의 특권, 교육 분야도 보장하라는 것" |
| 보수언론과 경제부처, 왜 평준화 깨기 작업하나 |
27일 오전 11시 서울시청 앞. '서울시의 교육특구 추진 규탄 시민사회단체 연석 기자회견'을 위해 자리에 앉은 원영만 전교조위원장, 박거용 범국민교육연대 상임대표, 심성보 흥사단교육운동본부장 등 참석인사들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
이들은 '왜 이 시점에 평균화 해체론이 자꾸 나오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한 표정이었다. 심성보(부산교대 교수) 흥사단교육운동본부장은 "대통령과 교육부 장관이 중심을 못 잡는 사이에 보수언론들이 여론몰이를 통해 교육 시장화와 평준화 해체를 들고 나온 결과 사태가 이렇게 까지 번졌다"고 안타까워했다.
기자회견 사회를 본 조희주 전교조 부위원장은 경제부처와 보수 언론의 '평준화 해체론'은 그 뿌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중동은 독점재벌과 손을 잡고 있고 경제부처도 이들에게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평준화 깨기에 나선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못 박았다. '한나라당까지 평준화 깨기를 거들고 나선 것이 이런 사실을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평준화 폐지론자들이 '조자룡 헌 칼 쓰듯' 빼드는 칼이 있다. 사교육비 증가, 해외 유학 증가 등이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한국교육의 병폐는 평준화와 특별한 인연이 없다는 게 교육학자들의 주장이다.
심성보 부산교대(교육학) 교수는 "사교육비 증가가 평준화 때문에 생긴 것처럼 이야기하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궤변에 가깝다"면서 "평준화 이전 '중3병'과 고입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보도의 잘못을 단박에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해외유학도 일부 특권층의 문제이지 평준화에 따른 일반 현상으로 오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조선일보>가 국민의 정부 후반기부터 주장하고 있는 '학력 저하'는 대표적인 왜곡 과장보도 사례라고 이들은 주장한다. 2000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를 보면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한국은 수학, 과학, 읽기 평가에서 각각 2등, 1등, 6등을 차지해 이 같은 보도를 뒤집기도 했다. PISA 시험 대상인 만 15세 학생들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조선일보> 등이 학력저하의 표본으로 삼은 '이해찬 1세대'와 거의 일치하기도 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교육전문위원을 맡은 바 있는 김용일 해양대(교육학) 교수는 "조선과 일부 집단이 주장하는 학력저하는 몇몇 일류대학 교수들의 발언에 근거하고 있을 뿐이며, 과학적인 근거가 없는 것"이라면서 "더구나 <조선일보>의 학력저하론이 평준화 깨기에 활용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 윤근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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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교육사회단체들은 '노무현 대통령께 보내는 공개 서한'을 발표하고 "교육계에서는 개혁실종이 더욱 두드러져 기득권 세력들이 오히려 목청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는 대통령이 별다른 교육개혁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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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육시민단체들은 27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평준화 해체 시도'에 반대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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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 윤근혁 |
공개서한에서 참여 단체들은 △청와대에 교육담당 보좌관직 신설 △교육부와 교육혁신위원회에 대한 인적쇄신 △경제관료들의 평준화 해체 발언 중단 지시 등을 대통령에게 요구했다. 한편 27일 오후2시 예정됐던 '총체적 교육위기 극복을 위한 긴급토론회'는 11월 10일로 연기됐다.
| '노무현 대통령께 보내는 공개 서한' 전문 |
○ 노무현 대통령께서 취임하고 8개월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지난 8개월을 돌이켜보면, 노무현 정권이야말로 참다운 개혁을 기대해볼 만한 정권이라고 기대를 걸었던 개혁 진영은 점차 외면되고 소외되어 왔고, 권위주의 정권에 빌붙어 기득권을 누렸던 보수 세력들은 자신들의 목소리와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며 득의양양해 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교육계에서는 이러한 개혁 실종 현상이 두드러져 교육정책 실패에 대해 책임져야 할 기득권 세력들이 오히려 목청을 높이고 있습니다.
○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된 뒤에 많은 사람들은, '상고를 졸업하고 독학으로 사법고시에 합격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으니, 학력만능주의나 학벌주의의 고질병을 뜯어고치고 참다운 교육개혁이 될 수 있겠다'고 기대를 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대통령이 행보와 개혁 실종에 실망하게 되면서, '그래도 대학 졸업장은 있어야 되겠다'면서 더욱 더 학벌주의적인 가치관이 만연하게 되었다는 슬픈 이야기가 떠돌고 있는 것이 작금의 우리 교육 현실입니다.
○ 대통령이 교육개혁 의지와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보수 언론들은 여론 몰이를 통해서 학교 교육에 대한 불신과 불안을 증폭시켜 왔으며, 급기야 교육의 시장화와 평준화 해제 등 교육 불평등을 제도화하자는 주장을 하고 나섰습니다. 기획예산처와 재경부 등 경제관료들이 평준화 해제와 교육시장 개방을 주도하려 하고, 일부 자치단체장은 자립형사립고만 세우면 주택과 교육문제가 풀릴 것처럼 국민들을 현혹시키면서 교육불평등과 입시경쟁에 불을 붙이려 하고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정부에서 교육정책은 경제정책의 종속 변수가 되고 말았습니다.
○ 우리는, 이와 같은 교육 개혁 정책 실종의 가장 큰 원인이, 교육개혁에 대한 비전과 확신을 갖고, 교육부가 올바른 교육개혁 정책을 입안해 시행하도록 강제하지 못한 노무현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에게 있다고 믿습니다. 대통령은 지금까지, 올바른 교육개혁과 공교육 정상화의 결과로 얻어져야 할 [사교육비 경감]만을 거듭 강조해 왔고, 지엽적인 대증요법들이 [사교육비 경감대책]으로 제안되어 공교육을 크게 약화시킬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정권 초기부터 우리들 교육개혁 진영에서 제안했던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교육개혁 정책들은 외면당하거나 묵살되어 왔습니다.
○ 교육 개혁 정책 실종의 두 번 째 원인은, 교육정책의 책임자인 교육부 관료들이 교육계의 보수 기득권 세력을 부추기면서 전교조 등 개혁적 교원단체를 적대시하고 자신들의 기득권의 유지에만 급급하는 반개혁적인 행태에 있었습니다. 참여정부 8개월 동안 교육부의 관료들은, NEIS 문제의 조기타결을 방해하여 윤덕홍 장관을 무력화시켜 왔고, '참여'라는 이름 아래 시민사회단체들을 들러리로 세웠으며, 노무현 대통령이 약속했던 대통령 선거공약 물타기와 교육개혁 발목잡기에 앞장서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교육 개혁 정책 실종의 세 번 째 원인은, 교육개혁의 기관차가 되어야 할 교육혁신위원회가 교육혁신기구로서의 권위와 역할을 인정받지 못하게 되어버렸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교육혁신위원회는 이전에 있었던 어느 정권의 교육개혁추진기구보다도 비공개적이고 불투명한 방식으로 조직·운영되어 왔고, 그 결과 '교육혁신위원회는 위원장과 일부 인사들의 사조직에 불과하다'는 이야기가 나돌 정도입니다. 더 큰 문제는 교육개혁을 하겠다는 기구가 어느 교육기관보다도 교육개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시민사회단체들을 외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 이제, 이러한 교육개혁 정책 부재의 위기를 뛰어넘어, 국민들에게 새로운 비전과 교육에 대한 희망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노무현 대통령은 엄중한 정치적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안됩니다. 대통령이 나서서 '모든 학생들에게 골고루 질 좋은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최상의 공교육체제를 만들겠다'고 선언하고, 획기적인 공교육 정상화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합니다. 새로운 교육개혁 정책의 기조는 경쟁을 격화시키고 차별을 제도화하는 것이 아니라, 참다운 민주적 교육공동체가 되도록 학교를 혁신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참여와 자치를 기본 원리로 하며, 온 국민이 평등하게 교육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새로운 공교육 체제 정립을 핵심 목표로 설정해야 합니다.
○ 끝으로, 노무현 대통령이 교육개혁 정책 기조를 새롭게 하고, 차질 없는 교육개혁을 추진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우리는 대통령께 다음과 같이 제안합니다.
첫째, 교육 정책 실종의 위기를 바로잡고 올바른 교육개혁 기조를 세우기 위해, 대통령과 교육부총리, 교육시민단체 대표자가 함께 하는 청와대 회동을 제안합니다.
둘째, 청와대에, [교육 담당 보좌관]을 두어, 교육현장과 국민들의 여론을 수렴하고, 교육개혁 정책을 조율하며, 대통령의 교육정책적인 안목을 보좌하게 해야 합니다.
셋째, 교육부 조직의 전면적인 개편과 인적쇄신 조치를 단행하여, 교육부의 관료들이 교육계의 기득권 세력들을 부추기면서 교육개혁 발목 잡기에 나서지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넷째, 교육혁신위원회에 대한 인적 쇄신을 통해서, 대통령 직속 기구로서의 권위와 교육개혁 추진을 위한 정당성을 인정받는 공적인 조직으로 재정립되도록 해야 합니다.
다섯째, 경제관료들이 교육시장 개방과 평준화 해제를 주장하는 등 교육정책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해야 하며, 서울시장 등이 추진하는 교육특구·자립형사립고 설립 등은 불평등을 제도화하고 입시경쟁과 사교육비 부담을 격화시킬 것이므로 절대 허용하지 않아야 합니다.
2003년 10월 27일
교육개혁시민운동연대, 범국민교육연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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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신- 27일 오전 10시> 교육사회단체, '평준화 폐지' 반대
교육사회단체들이 ‘평준화 일병 구하기’ 운동을 본격 진행한다. 이는 경제부처와 보수 언론 일각에서 ‘평준화 폐기론’을 불러일으켜 시민들이 잘못된 판단을 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따른 것이다.
전교조, 전국국공립대교수협의회, 전국공무원노조 등 50여 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범국민교육연대와 교육개혁시민운동연대는 27일 오전 11시 서울시청 정문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평준화 폐지를 부추기는 강북 교육특구 추진 반대’를 공식 선언한다.
이날 교육사회단체들은 “최근 정부의 교육정책이 경제 부처와 특정 보수 언론의 입김에 휘둘리며 국민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면서 공공성에 입각한 공교육 정상화를 이루기 위해 평준화 사수 의지를 밝힐 예정이다.
참여단체들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강북 교육특구’를 추진 중인 서울특별시장과 교육시장화 정책을 추진하려는 재정경제부장관 등을 방문하여 항의서한을 전달한다. 이어 이날 오후 2시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총체적 교육위기 극복을 위한 긴급토론회’를 열 계획이다.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 2003년 10월 27일치에 쓴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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