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26일 수요일

[돋보기 11월26일] 이색학과, 수능자격고사...

교육방송 라디오 원고
 
윤근혁
 

◎ 수능개혁 요구 봇물

-대 규모 수능 부정행위 때문에 교육계가 벌집 쑤신 것 같은데요. 이 참에 수능에 대해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요.
그렇습니다. 핸드폰 컨닝, 대리시험 등으로 수학능력시험에 대한 신뢰성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데요. 이 과정에서 수능시험 등 현행 입시제도를 크게 손질해야 한다고 교육시민단체들이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일부 교원단체와 학부모단체는 수능시험을 '자격고사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자세히 말씀해 주시죠.
그제(24일) 오후엔 서울대학로 흥사단에서 이 수능 존폐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는데요. 교육시민단체들이 주최한 이번 토론회에서 '수능 폐지냐, 유지냐'하는 근본적인 논란이 거세게 맞붙었습니다.

먼저 발제를 한 민경찬 연세대 교수(이번 2008년 수능개선안 교육혁신위 추진본부장)는 "수능시험은 각 대학에 학생선발의 객관적 자료로 제공돼 왔으며 교육의 질을 개선해 나가는 데 긍정적 영향을 끼쳐왔다고 본다"고 수능 유지론을 펼쳤습니다.

반면에 박경양 참교육전국학부모회 회장은 "공교육을 정상화하고 학부모를 사교육비 부담에서 자유롭게 하려면 수능시험을 폐지하거나 자격고사화해야 한다"고 반박했는데요. 그는 "수능이 고교 교육을 붕괴시키는 한 원인이 되었으며 비정상적인 입시경쟁교육의 표본이 된지 오래"라고 강조했습니다.

-교육시민단체들은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요?
대부분의 교육시민단체들이 이번 수능파동에 대해 성명서를 냈는데요. 단체의 보수, 진보 성격을 떠나 대부분 '지금과 같은 수능으로는 안 된다'는 태도를 나타냈습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24일 성명에서 “객관식 중심의 수능시험은 장기적으로 고교 교육과정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여부를 평가하는 자격고사화 정도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대신 대학별 자체시험 등이 확대되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도 같은 날 성명서를 내고 “차제에 현행 수능시험을 대학입학능력을 판정하는 대입 자격고사로 전환해 ‘한 줄 세우기’ 점수경쟁을 원천적으로 개혁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뜻을 나타냈습니다.

'함께 하는 교육시민모임’은 23일 성명을 냈는데요. "2008년부터 수능을 완전 폐지하거나 자격고사화해야 한다"면서 대학입학제도 혁신을 강하게 주장했습니다.

-수능 자격고사화 요구가 다시 불붙는 것 같은데요. 수능자격고사화란 무엇인가요?

수능 자격고사화란 수능을 합격·불합격 체제의 자격고사로 바꾸고, 고교 학생성적 중심으로 입시체제를 바꾸는 것을 말합니다.

자격고사화는 이미 2003년 3월 윤덕홍 교육부총리가 취임일성으로 꺼내놓은 말이었는데요. 이런 구상이 일부 세력의 공격으로 좌절된 경험이 있습니다.

-그런데 교육부가 이미 2008년 새 대학입시안을 발표했지 않습니까?
벌써 지금부터 한 달 전인 지난 달 28일 발표를 끝낸 상태인데요. 수능을 그대로 둔 채 10단계로 등급화 한다는 것과 내신을 강화하는 게 그 뼈대였습니다. 이 발표 내용에 대해 설익은 정책이니, 급조된 정책이니 하는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습니다.

한석수 교육부 학사지원과장은 24일 흥사단 토론회에 토론자로 나와서 설명을 했는데요. "새 대입방안이 정착되면 교육의 과정과 결과가 중시되는데 비해 수능시험의 영향력이 약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수능파문을 계기로 근본 대책을 마련하자는 요구도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교육부 책임론도 다시 등장하고 있는데요. 다 아시듯 수능 직후 사회를 뒤흔드는 문제가 해마다 꼬리를 물고 터지고 있는데요.

지난해엔 수능을 본 학생 자살(한해 200명 정도)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는데, 이번엔 또 커닝 파동이 일고 있습니다. 이런 '죽기살기식 수능경쟁'의 고리를 이제는 끊어야 한다는 데는 모든 사람들이 동의하고 있습니다.

◎부모 학력 따라 사교육비 격차 4배

-가구주의 학력에 따라 사교육비 액수가 차이가 많이 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네요.
가구주의 학력이 대학 졸업 이상인 가정의 사교육비는 초등학교 졸업 이하 가정보다 4배나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조사결과는 학력대물림 현상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살펴보죠.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4년 사회통계조사'에서 나온 결과인데요. 가구주의 학력별 월평균 사교육비(학원·보충교육비) 총액은 초졸 이하가 7만8000원이었고, 대졸 이상은 32만2000원 등이었습니다. 그 격차가 네 배 정도에 이른 것이죠.

초등학생 1인당 교육비를 떼어내 살펴보면, 대졸 이상 학력의 가정이 23만7000원으로 초졸 이하 학력 가정 8만4000원의 2.8배였습니다. 이는 가정의 경제형편이 좋으면 좋을수록 교육비를 많이 낸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아무래도 대졸 이상인 가구주의 평균소득이 다른 학력에 비해 높은 것은 교육비를 낼 수 있는 여력이 많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직종별로도 차이가 두드러지기는 마찬가지라고요?
그렇습니다. 부모의 직업이 무엇이냐에 따라 교육비 차이가 엄청 많이 났는데요.

가구주가  전문관리직인 가정의 초등학생 1인당 교육비는 24만9000원이었습니다. 하지만 사무직은 21만9000원, 서비스판매직은 17만원, 기능노무직은 14만9000원이었고요. 더 심각한 문제는 농어업을 하고있는 가장은 9만9000원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전문관리직에 견줘 2.5배의 격차를 보여주는 것이죠.

이런 조사결과는 교육당국이 무슨 '웰빙교육'이니 뭐니 하는 엉뚱한 소리를 하기 전에, 과연 어떤 일에 먼저 해야하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대학 이색학과 학생 밀물

-그저께 교육부에서 대학취업률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지만, 최근 이색학과 졸업생들이 취업이 잘 된다고요?
전통적인 학과들의 취업률은 부진한 반면에 신설 이색학과들의 취업률이 높게 나타나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전문대학뿐만 아니라 4년제 대학들도 이색학과 개설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어떤 내용인가요?
교육전문신문인 <전교학신문> 보도에 따르면 한성대는 2005학년도에 국내 대학 중 최초로 마약중독 교정 전문학과를, 경북과학대학은 이종격투기학과와 향수전공을 신설한다고 발표했다고 합니다.

그간 대표적인 이색학과로 높은 취업률을 자랑하는 예도 많았는데요. 3년제인 서울보건대의 장례지도학과였죠. 장례지도사를 양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이 학과는, 취업률이 98%로 지난 해 입학경쟁률은 20대 1에 달하고 있습니다.

이색학과중 부동산관련 학과도 최근 인기개설 학과인데요. 서일대 강원대 등의 부동산학과는 최근 건설업체와 시행사, 관공서 등에 90% 이상 취직돼 취업 걱정이 없는 유망학과로 등극한 상태입니다. 대덕대의 마이크로로봇과도 매년 95%가량의 취업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동안 틀에 박힌 듯 보였던 어문계통에서도 이색학과들이 속출하고 있다고요.
어학계열군에서도 틈새시장은 인기라고 하는데요. 국내에서 유일한 부산 외국어대 미얀마어과는 매년 80%안팎이 미얀마 현지 기업 등에 취업하고 있는 상태라는 보도입니다.

이밖에 93년 신설된 경북과학대 포장과는 매년 졸업생중 70% 가량이 대기업 관련직종에 취직하고 있고요. 연 8000억에 달하는 애견시장을 이끌어갈 전문가를 양성하는 김천대 애완동물뷰티패션학과는 애견미용뿐 아니라 캐릭터 개발 등 실습위주 교육으로 취업률 100%를 자랑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그런데 대학진학을 앞둔 학부모로선 취업률만을 따지는 것은 위험한 것 같은데요.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할지 생각해볼 문제 같습니다.
취업률은 항상 바뀌는 것이죠. 손쉽게 취업할 수 있다고 해서 그 학생이 졸업하는 4년 뒤 취업률이 지금과 같이 높다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또 자기 적성에도 맞지 않는 학과에 진학하는 일만큼 괴로운 것도 없다는 지적인데요.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이승근 부장은 <전교학신문>과 인터뷰에서 "사회의 변화에 맞게 틈새학과가 생겨나고 이들 학과들이 취업과 연결된 실용학과라는 점은 긍정적인 일”이라면서도 "지원자들이 인기학과라고 해서 무조건 몰리며 선택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무래도 자녀의 적성, 대학의 교수진, 취업률 등을 꼼꼼히 따져보는 지혜가 필요한 때입니다.

◎대학생 90%, 자기 대학 불만족

-대학생들이 일단 입학은 하지만, 자기 대학에 불만족한 경우가 많다는 결과도 있네요.
불만족 정도가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결과가 나왔는데요. 자그마치 대학생 10명 가운데 9명 가량이나 현재 자신이 다니는 학교에 대해 만족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같은 결과는 지난 23일 취업포털 파워잡이 대학생 68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입니다.

-어떤 내용인지 자세히 알려주시죠.
대학생들은 `다시 입시 기회가 올 경우의 선택'을 묻는 질문에 `현재 다니는 대학을 다시 선택하겠다'는 응답자는 13.1%에 그쳤습니다. 반면 61.5%는 `다른 대학을 선택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유학을 가겠다'는 응답자 20.7%까지 합하면 82% 정도가 딴 생각을 품고 있다는 얘긴데요.

학생들의 대학 선택기준은 '원하는 분야의 전공'이 35.4%에 그친 반면에 `수능성적' 44.6%,  `대학 명성 및 인지도' 11.6% 였습니다. 학생의 적성보다 다른 외적인 요인을 우선시한 것이죠.

주목할만한 사실은 대학을 결정할 때 가장 영향을 준 사람으로 자신을 꼽은 학생이 47%나 됐다는 것입니다. 부모는 24.7%, 친구 9.3%였고요. 교사는 이보다도 적은 8.5%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2004/12/04 [12:34] ⓒ 윤근혁의 교육돋보기

댓글 1개:

  1. trackback from: 김치발효학과, 순결학과, 카지노학과가 있다?
    김치발효학과, 순결학과, 카지노학과를 아시나요? 이름을 듣고나면 눈이 휘둥그레지는 이색학과들. 과연 있을까요? 하지만 이런 이색학과는 존재합니다.바로 전남과학대의 '김치발효전공학과', 그리고 동아인제대학교의 '마술학과', 선문대학교의 '순결학과', 제주관광대와 세경대의 '카지노학과', 서울보건대학교의 '장례지도학과'가 그 주인공이지요.정말 특이하죠? 과연 있을까 싶은 이런 이색적인 전공학과들은 점점 많아져가고 있다고 해요. 신입생들의 다양한 관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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