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26일 수요일

[돋보기 12월3일]ONATA, 초등학생 기피...

교육방송 라디오 원고
 
윤근혁
 

◎ 수능부정 대책 뭘까?

-핸드폰 컨닝, 대리시험... 전국에 쏟아진 수능부정 홍수를 보면서 근본 처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데요.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입시전쟁이란 말을 쓰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학생들은 입시전사라고 할 수 있고요. 전쟁의 무기는 '쪽집게 강사', 그리고 전쟁의 전리품은 '명문대'란 말이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습니다.

전쟁은 언제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겨야 하는 것인데요.

시내에 다니는 차들 가운데 'ONATA'를 보신 적이 있나요? 어떤 자동차회사 브랜드엔 'SONATA'도 있는데 'S'자는 날아가고 남아있는 게 이른바 '오나타'인데요. 언제부터인가 이 S자를 떼어 가면 서울대에 간다는 풍문이 돌면서 '오나타'란 브레드를 가진 차들이 늘고 있습니다.

아까 말씀드린대로 '쪽집게 강사'를 살 수 있는 무기가 부족한 학생들은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게릴라전을 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아파트 주차장에 세워진 남의 집 자동차 뒤꽁무니라도 노릴 수밖에 없는 형편이 되 버렸다는 얘깁니다.

-전쟁은 사람의 인성을 파괴하는 것인데요. 입시전쟁도 마찬가지겠죠. 이번 수능부정도 이런 입시전쟁 속에서 나왔다는 얘기로 들리는데요.
망가진 인성을 가진 이들이 승리하는 전쟁이라면 그건 '더러운 전쟁'입니다.

한 신문의 칼럼 내용을 읽어보겠습니다.
"한국사회에 최고의 지배계급을 형성하고 있는 학벌의 철옹성을 허물지 않고서는 사교육도 잡을 수 없고 교육의 문제도 풀 수 없다. 수능부정 시도 역시 상존할 수밖에 없다. 학벌이 신분 아닌 신분으로, 계급 아닌 계급으로 엄연히 군림하는 현실에서 학부모와 수험생이 학벌에 초연할 수 있겠는가."

세계일보 김국수 논설위원이 지난 2일 이 신문에 쓴 칼럼내용인데요. 최근 수능부정 사태를 바라보는 교육시민단체들의 지적도 이와 일치하고 있습니다.

-그럼 수능부정과 같은 인성파괴를 극복하기 위해 제시되는 근본 대책은 무엇들이 있나요?
저번 주에도 말씀드렸지만 수능 자격고사화나 학벌주의 청산을 위한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크게 일고 있습니다.

교육문제는 현상에 대한 처방만 있었지, 원인을 제거하는 수술은 교육당국이 애써 회피하고 있다는 불만도 터지고 있습니다. 물론 그 근본원인은 바로 학벌주의라는 분석입니다.

참교육학부모회는 지난 달 30일 낸 성명에서 "수능부정 사태의 해결방안으로 휴대폰을 소지하고 수능시험장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 등 기능 혹은 기술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문제 해결의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단체는 "대다수 학생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만들고, 고등학교교육의 황폐화와 획일적인 입시교육, 그리고 사교육비 증가 등 문제를 안고 있는 수능을 폐지하는 등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수능 폐지와 함께 학벌주의를 완화하기 위한 국립대 통합네트워크 방안 등 근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 학생 뽑는데 부모직업 따지나

-방금 전에 학벌 얘기를 하셨지만, 대학에서 입학원서를 받으면서 부모 직업을 적도록 한다고요?
그렇습니다. 고려대·서울대·성균관대·연세대·한양대 등 서울에 있는 대부분의 대학들이 입학원서에 보호자 직업을 적도록 하고 있습니다. 정시와 수시모집할 것 없이 직장 연락처까지 묻고 있다고 하는데요.

경향신문이 최근 보도한 내용입니다. 이에 따라 부모가 실직 상태인 학생은 부모 직업란에 어떤 내용을 적어야 할지 고민에 빠지는 일도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것은 사생활 침해, 인권침해와 관계된 문제란 생각이 드는데요.
대학들은 '단순한 연락처 확보 목적 이외에 다른 의도는 없다'고 해명하고 있는데요. 부모직업을 전형자료로 삼는 것은 아니다는 얘깁니다.

하지만 교육·인권단체들은 제도적으로 금지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기업 입사지원 때도 부모 직업을 적는 난이 거의 사라졌는데요. 이런 마당에 대학들이 부모직업을 묻는 것은 교육기회의 평등권과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인 셈입니다.

당장 수험생들은 부모의 사회적 위치나 재력 등이 전형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을 아는 부모들은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는 처지고요.

-사실 초중등 학교에서도 부모 직업을 요구하고 있죠?
부모 직업에 더해 학력까지 요구하고 있는데요. 상당수의 초등학교는 '가정환경조사서'를 해마다 작성하고 있습니다. 이 조사서엔 부모의 직업란과 함께 학력란도 들어 있습니다.

이에 따라 택시기사 직업을 갖고 있는 아버지는 이 자리에 '유통업'이라고 적거나, 노동일을 하는 부모는 건축업이라고 적는 등 웃지 못할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렇게 부모 학력이나 직업란을 채우는 부모의 심정은 억장이 무너지겠죠.

-이와 비슷한 사례는 찾아보면 많을 텐데요.
지난해 논란이 됐던 NEIS(교육행정정보시스템)도 부모 학력란과 직업란을 적도록 했다가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는데요. 결국 교육시민단체들의 반대로 2006년 3월부터 본격 시행되는 새 NEIS에서는 이런 난을 빼기로 했습니다.

-결국 학생들의 인권을 제일 앞장서서 보호해야 할 교육계에서도 이런 인권침해에 무감각했다는 것이네요.
그렇습니다. 학벌주의 청산이나 교육차별은 먼 데 있는 과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이런 잘못된 관행을 하나하나 고쳐 가는 것이 필요한 것입니다. 우선은 학교운영위원회 건의를 통해 '가정환경조사서'의 부모직업, 학력란을 없애는 운동을 벌이는 것도 그 한 방법이란 생각이 듭니다.

◎초등학생 기피대상 과목은?

-마지막으로 우리 학생들 얘기 좀 들어보죠. 학생들이 가장 싫어하는 과목과 좋아하는 과목에 대한 조사결과가 나왔다고요.
예. 쉬운 질문인데요. 초등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과목은 무엇일까요? 체육이었습니다.

교육사이트인 하우키가 최근 발표한 내용인데요. 전국 초등학교 4학년부터 6학생 학생 624명을 조사한 결과 체육이라고 답한 학생이 237명, 38%였습니다. 재미있고, 집중을 안 해도 되기 때문에 즐겁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는데요.

수학이라고 대답한 학생도 102명, 16%로 2등을 차지했습니다. 이 밖에도 국어, 미술, 음악 순으로 학생들이 좋아하는 과목을 꼽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럼 싫어하는 과목도 있을 것인데요.
학생들은 사회과목을 제일 싫어한다고 답했습니다. 228명, 37%나 되는 학생이 이같이 답했는데요. 내용이 너무 많고 역사부분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제가 보기엔 7차 교육과정에서 사회과가 조사활동을 많이 해야 하기 때문에 숙제도 많아서 학생들이 기피대상 1호로 꼽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예전엔 주로 수학을 싫어했는데요. 수학은 기피대상 몇 호였나요?
수학은 기피대상 2호였습니다. 수학은 168명이 싫다고 대답해 2위를 차지했지만 그 비율은 사회보다 작은 27% 정도였습니다. 이밖에도 과학, 영어, 음악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 교원 평가 방안 논란

-교원들을 평가하기 위한 방안이 마련됐다고요?
학생과 학부모의 교원평가가 내년 새 학기부터 시범 운영될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3년의 시한을 두고 시범 운용되는 만큼 당장 시행되는 것은 아닙니다.

교육부 과제를 맡은 교육학회가 11월 말쯤 시안을 마련한 것이 교원단체에 통보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교육학회는 "이 교원평가방안을 바탕으로 12월 중 세 번의 토론회와 공청회를 거쳐 교육부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교육부는 이 안을 보완해서 올해 안에 교육부 시안을 마련하고 내년부터 시범운용을 거친 뒤 법제화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내용이 궁금한데요. 교육학회에서 마련한 시안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있나요?
이 시안을 담은 자료에 따르면 일단 교사에 대한 평가는 학부모와 학생도 참여할 수 있도록 했는데요. 이들과 함께 동료교사와 교사 자신이 참여하는 교사평가방안을 마련했습니다.

교장에 대한 평가도 진행됩니다. 전문성과 책무성 등을 놓고 벌이는 교장평가엔 교직원과 학부모, 교육장, 교장 자신이 평가자로 참여하게 됩니다.

학부모는 설문지에 교장의 경우 체크리스트를 활용하고, 교사의 경우 수업만족도를 표시하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학생과 학부모의 평가는 선택적으로 실시한다고 명시하고 있어 그 실현 여부가 논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2004/12/04 [12:40] ⓒ 윤근혁의 교육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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