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26일 수요일

"매국자 뒤에도 반드시 교원 있어"

교육자대회에서 만난 김영도 조선교직동 위원장
 
윤근혁
 

"남쪽이나 북쪽이나 현실에서 교단의 높이는 높지 않아도 교사들의 민족공조 그 높이는 잴 수가 없습니다."

김영도 조선교육문화직업동맹(교육동맹) 위원장(44)이 19일, "통일을 이룩하는데서 교육자들의 임무는 막중하다"고 말한 뒤 던진 말이다. 현재 조선직업총동맹 산하기구인 교육동맹엔 6만여명의 북쪽 소학교·중학교·대학 교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금강산에서 열린 남북 교육자통일대회장에서 그를 만나봤다.

김 위원장은 이날 정오께부터 30분 동안 벌인 인터뷰에서 "남북교사들의 교육자통일대회는 서울에서도 할 수 있고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히는 등 2회 대회의 성사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그는 일반 북쪽 교사들과 똑같은 차림인 챙 달린 모자와 흰 티셔츠, 트레이닝 바지를 입고 질문에 또박또박 답했다.

▲ 김영도 교육동맹 위원장
ⓒ2004 윤근혁
- 점심 맛있게 드셨는가.
"자기가 차린 음식을 어떻게 맛있게 먹었다고 할 수 있겠는가. 남쪽 교원들이 맛있게 먹었다고 말한다면 좋겠다."

- 어떤 마음으로 이번 남북 교육자대회를 준비했나.
"내년이면 분열 60년이다. 이 시점에서 남북 교사들도 역사적인 회합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교육자들이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고 이제는 하나로 합치기 위해 과감히 실천하는 대로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준비에 임했다."

- 오늘 첫 교육자대회를 연 소감을 밝혀 달라.
"후대 교육사업에서 조국통일을 앞당기는 일처럼 중요한 게 또 무엇이 있겠는가. 북남 교원들이 다 같이 모여서 대회를 여니까, 특히 전교조·교총 다 오시니까 통일이 앞당겨 질 것 같다."

- 대회 연설 내용이 '미국 문제'를 직접 언급하는 등 발언수위가 좀 세지 않았나 하는 말들도 있다.
"분단을 일으킨 장본인이 누군가. 내 연설에 대해 남쪽에서 거부적인 감정도 있겠지만 이제는 얘기해보자. 연설을 과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 것 다 안다. 하지만 대담하게 얘기했다. 조문 문제도 그렇다. 민간단체 조문을 막는 것은 천륜을 막는 것이다. 남쪽 당국에 명백히 얘기하고 싶었다."

- 북쪽 교사들은 어떻게 통일교육을 하고 있나.
"우린 주체성과 민족성을 고취하는 문제를 가장 앞세운다. 단순지식으로 (통일교육을) 접근하는 것이 통일교육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바로 우리가 사는 이 땅을 누구나 잘 살 수 있는 강성대국 만들자는 교육이 바로 통일교육이다. 둘로 갈라져서는 살 수가 없다."

- 그렇다면 북쪽은 교사들이 통일교육 안하면 비판받지 않겠는가.(웃음)
"특별히 통일교육이란 말을 따로 할 필요도 없다. 모든 과목 모든 방면에서 통일교육을 하고 있다. 교사들의 통일교육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 단일기를 흔드는 북쪽 교원들.
ⓒ2004 윤근혁

- 내년에 남북 교육자대회를 서울에서 한다면 오겠는가.
"가능하다면 서울에서도 할 수 있고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은 통일행사 제약이 있다. 올해 인천에 가봤는데 한 걸음도 벗어날 수 없도록 하더라. 범민련, 한총련을 통일행사에서 배제하는 것도 이해할 수 없었다. 법적, 제도적 장치가 원만히 해결된다면 형식이야 무엇이 중요하겠나. 나도 서울에 가고 싶다."

- 학생 교류나 수학여행도 필요하다고 보는데.
"학생교류 사업은 직업총동맹 사항은 아니다. 학생, 청소년 문제는 청년동맹에서 다룰 문제이니 특별히 말을 할 수가 없다."

- 남쪽 교사들한테 전하고픈 말을 해달라.
"자라나는 새세대들을 키우는 문제는 중요하다. 후대를 잘 키우면 애국자가 나오지만 잘못 키우면 외세책동에 굴복하는 매국자도 나온다. 애국자 매국자 뒤에는 반드시 교원이 있다. 애국자를 키울 것인가, 매국자를 키울 것인가. 남쪽이나 북쪽이나 현실에서 교단의 높이는 높지 않아도 교사들의 민족공조 그 높이는 잴 수가 없다."

햇빛에 검게 그을린 얼굴을 지닌 김 위원장은 시종 털털한 모습과 말투로 답변했다. 넥타이 대신 일반 교사들처럼 체육복을 입었지만 사업 문제에선 정확히 목소리를 높이면서 각을 세웠다.

김 위원장은 지난 해 11월 북쪽 중앙위원회 전회회의에서 선출됐으며 임기는 5년이다.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 2004년 7월 22일치에 쓴 것입니다.

 
2004/07/31 [21:15] ⓒ 윤근혁의 교육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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