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27일 목요일

‘따르릉 연구점수’ 승진부패 언제까지

대행 업체들, 돈 받고 연구대회 논문 대필
 
윤근혁
 
“교육자료전 고민? 전화 한통으로 해결.”
“후불제이므로 불안해하시거나 속을 염려가 없습니다.”

전국 초중등 학교에 우편물로 도착한 광고전단에 적힌 문구다. 엽서나 편지로 날아와 각 학교 교무실 책상 위에 놓인 이 같은 전단은 ‘한국교총과 교육부에서 개최하는 현장 연구대회 논문을 대신 써주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따르릉연구점수     ©안옥수
연구대회 대행업체들이 각 학교에 보낸 광고지들. 안옥수 기자


주로 교감 승진을 앞둔 교무부장이나 연구부장 앞으로 오는 이런 전단은 “학기마다 대여섯 통씩 쏟아지고 있다”는 것이 교사들의 전언이다. 주간<교육희망>이 최근 입수한 전단만 해도10여 개 업체에서, 15통이나 되었다. 연구대회에서 입상을 하도록 해서 승진점수를 대신 따 주는 대가로 돈을 벌겠다는 장삿속인 셈이다.

연구대회 대행요금
1등급은 300만원,
2등급은 200만원…

ㄷ컨설팅은 학교에 보낸 전단에서 네 단계로 나누어 용역비까지 적어놓았다. 이 전단엔 ‘자료 수집은 30만원, 설문지작성 등 컨설팅은 60만원, 연구분석과 검증은 80만원, 논문편집과 구성까지 일을 진행하면 150만원’이란 글귀가 적혀 있었다.

ㅈ업체도 돈을 받기는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 업체는 “입상 실적에 따라 차별하여 제작비를 청구하고 있다”고 적어 후불제의 이점을 강하게 홍보하고 있었다. “후불제이므로 불안해하거나 속을 염려가 전혀 없으며 한 순간의 선택으로 교직의 절정기가 결정된다”는 글도 덧붙여 놓았다.

ㅅ 업체 이 아무개 대표는 지난 달 28일 전화통화에서 “우리 회사는 유능한 교사와 교수진이 있기 때문에 전국대회에서 수상을 하는 것은 쉬운 문제”라면서 “아이들을 가르치랴, 연구하랴 시간에 쫓기느니 우리한테 연구를 맡기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적지 않은 교사들이 이런 업체에 일을 맡기고 교감 행 승진차표를 돈으로 사고 있다는 데 있다. 아이들 앞에 서는 교사들이 승진점수 때문에 위법 행위를 저지르는 셈이다.

교감 승진을 앞둔 서울 ㄱ초 김 아무개 교사는 “교감이나 교장들 가운데 업체한테 일을 맡기고 연구점수를 딴 사람들이 제법 있다”고 전했다. 김 교사는 “요즘에는 보통 연구대회에서 1등급을 따주면 300만원, 2등급은 200만원, 3등급은 100만원으로 가격이 정해져 있는 실정”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이렇게 논문을 대신 써주는 업체들은 15년 전부터 있어왔으니 연구대회가 얼마나 썩었는지 알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현재 승진에 필요한 연구 점수는 모두 3.0점. 이 가운데 한국교총 연구대회나 교육부 연구대회에 1등으로 입상하면 1/3인 1점을 받을 수 있다.

유승봉 전교조 정책기획국장은 “현재의 교장승진구조는 부도덕성의 상징이 되어버렸다”면서 “교육부가 교원평가로 교단을 개혁한다고 하는데 이런 승진부패부터 고치지 않고 무엇을 하겠다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현재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에 있는 장학관, 연구관, 장학사, 연구사들은 학교로 나오면 대부분 교장이나 교감 등 관리자로 일하게 된다.

 
2005/05/21 [14:27] ⓒ 윤근혁의 교육돋보기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