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4일 화요일

“사립학교, 차관 지시해도 못해”, “0교시수업은 러시아워 해결책”

교육을 추하게 만든 교육관료의 말과 말―
 
윤근혁
 

"교육이 제일 아름답고 좋은 것이라고 배웠다. 하지만 교육기관에 근무하고부터 교육부가 아름다운 교육을 추하게 더럽히고 수많은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대통령직 인수위 활동이 본격화된 지난 1월 21일, 충북 음성에서 올라와 1인 시위를 벌이던 이희주 씨(극동정보대 조교)가 떠듬떠듬 꺼낸 말이다.
지난해부터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벌이는 1인 시위는 대부분 교육부를 겨냥한 것. 왜 이럴까.

<장면1> "법보다 중요한 사립학교?"
―'사학재단' 관련 교육관료들의 말과 말

▲윤 부총리와 교육관료들의 첫만남.     ©남소연
▲윤 부총리와 교육관료들의 첫만남.     ©남소연
지난해 12월 17일 김신복 교육부 차관과 이수호 당시 전교조 위원장을 비롯 교육부, 교원노조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교육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단체협약 본교섭 자리. 대부분 쉽게 타결되고 한가지 쟁점만이 남아 있었다.

바로 '사립학교 인사위원회 구성을 교육부가 지도, 감독해야 한다'는 조항. 현행 사립학교법은 '인사에 관한 중요사항을 심의하기 위해 당해 학교에 인사위원회를 둔다'(53조)고 못박고 있다. 따라서 '법으로 규정된 내용인데도 일부 사립학교가 이행을 하고 있지 않으니 위법 사항을 감독해달라'는 것이 교원노조 쪽의 주장이었다.

다음은 발언 녹취록.

- 이기우 기획관리실장: 사립학교는 현재 위축되어 있다. 지레 교원노조에 움츠려 있는데 이렇게 단협 안에까지 넣으면 그들이 어떻게 하겠는가. …이 문제(사립학교 인사위원회 지도, 감독 조항)는 차관님께서 넣자고 해도 절대 넣으면 안 되는 것이다.
- 이수호 당시 전교조위원장: 법대로 잘 지키는지 지도하라는 게 그렇게 큰 문제인가. 교육부는 지금 사학재단이 위축되어 있다고 진짜 생각하고 있나.
-이기우 기획관리실장: 우리가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사립학교 인사문제이기 때문이다.
-이영만 교원정책심의관: 여기 오기 전에 사학재단하고 접촉해봤는데…. 양쪽에 갈등이 있을 때는 협약으로 체결하지 못한다.

이 사립학교 관련 교섭조항은 결국 교육부의 반대에 막혀 단체협약안에 들어가지 못했다.

<장면2> 0교시 논쟁, 그리고 보충수업 부활의 진상

지난해 교육부는 '0교시 수업'과 '보충수업' 문제를 둘러싸고 교사와 언론의 비판에 맞닥뜨려야 했다. 한국 교사와 언론들이 너무 극성스러운 것일까. 교육부 간부들의 낯빛에 그런 기색이 역력했다.

-이상갑 당시 학교정책실장: "아이들이 학교에 일찍 와서 공부하겠다는데 우리보고 어떡하란 말이냐. 이른 아침 자율학습 시간이니까 부정적인 '0교시 수업'이란 말보다는 '조조 자습시간'으로 표현하자."(지난해 3월 14일, 교원노조와 가진 정책협의회 자리)
-이상주 당시 교육부총리: "내가 며칠 (새벽에) 다녀보니까 다녀볼 만하다. 대도시의 경우 러시아워에 따른 도시교통문제도 있고 하니 조금 일찍 나오는 것도 좋지 않으냐."(위와 같음)
-이영만 교원정책심의관: "우리는 보충수업을 허용한 적이 없다. 이전 보충수업과 공교육정상화대책에 나온 방안은 차원이 다르다. 단지 방과후에 특별 프로그램을 허용한 것이다. 방향이 옳다면 함께 가야지, 왜 교육단체들이 반대하는지 모르겠다."(지난해 4월, KBS 방송토론에서)

<장면3> "실명비판은 법적 대응하겠다"

▲노무현     ©윤근혁
지난 해 대선을 앞둔 11월 1일 전교조와 전국교수노조가 함께 연 '교육부 개혁 토론회'는 교육부를 긴장시켰다. 이날 토론에 발제자로 나온 한 교사가 교육관료에 대한 실명 비판을 했기 때문이다. 다음은 지난해 11월 14일 공개 석상에서 전교조에 항의한 교육부 관료들의 발언 내용.

-이영만 교원정책심의관: 교원노조가 공개토론회에서 교육부 직원을 실명거론해서 비판한 것은 문제가 크다. 정책 수행하는 사람을 모리배로 오인시키고 명예 훼손시켰기 때문이다. 이렇게 한 마당에 계속 단체 협상할 필요 있느냐 하는 내부 주장도 있다.
-이용환 당시 전교조 정책실장: 저희는 정책실명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토론 발표 내용 가운데) 사실이 아닌 것이 있나.
-이근우 당시 교원정책과장: 실명비판은 특정개인을 매도하는 것이다. 특정인을 마피아라고 하면 곤란하다.
-김신복 당시 차관: 우리가 판단할 때는 확인도 안된 일이고 개인 명예를 훼손한 일이기 때문에 본인 사과가 없으면 법적인 대응을 하겠다.

*이 기사는 주간<교육희망> 334호(2003년 3월 17일치)에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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