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26일 수요일

안병영 발표, 7년전 과외대책 '재탕'

[분석] 재탕·삼탕 사교육 대책…과외로 과외 잡겠다고?
 
윤근혁
 
▲ 17일 사교육경감 대책을 발표하는 안병영 교육부총리. 그러나 이 대책은 7년전 자신이 교육부장관 시절 발표했던 내용의 재판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17일 참여정부 들어 처음으로 교육 관련 대책안이 나왔다. 하지만 이 방안은 7년 전 보도된 아래 기사로 '바꿔치기'할 수 있을 정도로 '재탕'이었다.

"안병영 교육부장관은 12일 국회에 보고한 '과열과외 완화 및 과외비 경감 대책'에서 오는 8월부터 중·고교 교과목을 가르치는 과외 전문 위성방송을 실시하고…또 방과후 교육활동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97년 5월 13일치 <한겨레>)

안병영 교육부총리가 97년 교육부장관 재직 시절 발표한 '과외비 경감대책'에 대한 보도내용이다. 이로부터 7년이 흐른 2004년 2월 17일 오후, 안 교육부총리는 '사교육비 경감대책'을 다시 내놨다. 그는 이날 발표에서 "감기 걸린 사람은 급하면 해열제라도 먹여야 한다"면서 처방전을 읽어 내려갔다.

이날 공개된 단기 처방전은 ▲EBS 수능 방송, 인터넷 방송 확대 ▲방과 후 특기·적성활동 ▲수준별 보충학습 실시를 뼈대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 내용은 대부분 7년 전 대책의 '복사판'이다. 이 당시 전교조 등 교육단체는 위성과외 등의 방안에 반기를 들었다.

문제는 대책의 실효성. 7년 전 한국교육개발원이 조사한 초중고교 학생의 한해 과외비 총액은 9조6000억원이었던 반면, 지난해 과외비는 13조6000억원으로 널뛰기를 했다. 당시 안 장관의 처방전은 교육단체의 예상대로 실패로 귀결된 셈이다.

녹슬어 버린 과외 방송 안테나

그런데도 안 부총리는 이날 이름만 바꾼 '재탕 대책'을 다시 내놓은 것이다. 그는 이날 "정보화 사회에 따른 새로운 교육패러다임에 맞춰 EBS 수능전문 강의와 함께 e-learning 체제를 구축하겠다"면서 "이제 수능시험 대비는 학교수업과 EBS 강의로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교육부는 EBS 채널 1개를 수능전문 채널로 곧바로 이 달부터 만드는 한편, 인터넷 강의도 3월부터 병행키로 했다.

관련 예산으로 방송과외 서비스만 올해 200억원을 비롯 2006년까지 모두 600억원을 쏟아 붓겠다는 복안이다. 교육부는 "방송과외를 통해 4500억원에서 5500억원의 사교육비 경감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2007년까지 2만4천여 개의 사이버 학급을 두고 인터넷 가정교실을 운영하는 사이버 가정학습 서비스도 올 8월부터 시작된다. 그런데 이에 드는 돈이 2007년까지 국고, 지방비, 민간예산 등을 모두 합쳐 2778억원에 이른다. 이 사업이 성공하면 "한해에 2조 4천억원의 사교육비 감축효과를 이룰 수 있다"는 게 교육부의 청사진이다.

과연 그럴까. 97년 전국 학교에 일제히 설치된 80만원짜리 위성과외 안테나는 빗속에 방치된 지 오래다. 케이블 방송의 영향도 있지만 '녹슬어 버린 안테나'가 방송과외의 현실을 웅변하고 있는 셈이다.

97년 당시 서울 도곡중에 근무한 바 있는 김정욱 교사는 "방송과외 1, 2년 반짝하다가 안테나가 녹슬어 버린 채 어디로 사라졌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학교에서 방송과외를 듣는 학생들도 함께 사라졌다'는 얘기다. 이처럼 학교와 학생 사정을 잘 아는 교사들은 고개를 젓고 있다.

입시경쟁이 치열한 광주광역시에서 20년째 고등학생을 가르치고 있는 박재성 교사(광주일고)는 "방송과외와 인터넷 과외는 일방적, 획일적 교육이고 쌍방향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이미 증명됐다"고 전했다.

교육부는 함께 발표한 대책에서 90년대 중반부터 대부분의 초중고교에서 이미 실시하고 있는 방과 후 특기·적성활동 방안을 또 내놨다. 물론 이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보충수업까지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교육부는 7년 전 '과외 근절 대책'에서 "방과후 교내과외활동으로 6조8000억원의 사교육비 절감효과가 생긴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한해 과외비인 9조6000억여원의 70% 이상이 해소된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딴판이었다.

더욱 기가 막힌 사실은 교육부는 2년 전에도 지금과 같은 '사교육 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는 것이다. 2002년 3월 발표한 '공교육내실화대책' 가운데 '과외수요 흡수 방안'이란 항목엔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다.

-학생을 위한 별도의 교육프로그램은 학교장이 자율적으로 실시(영역, 시간, 관리방법, 수당 등 학운위의 심의를 거쳐 자율결정) *사실상 '보충수업 부활'로 보도됨.
-교육방송(EBS) 등 ICT 활용 활성화(에듀넷 사이버교육 서비스 강화, 수능교육방송 능력별 3단계 편성 및 VOD 제공)


비슷한 대책을 재탕, 삼탕 내놨지만 그 실효성은 거의 없었다. 사교육비는 천정부지로 뛰는 반면 정부의 대책은 '제자리걸음'이었다는 사실을 역사가 말해주고 있다. 왜 교육부는 이렇게 엇비슷한 내용의 대책을 계속 내놓고 있는 것일까.

전교조 등 교육시민단체들은 17일 "사교육경감 대책이 증상에 대한 처방만 있었지 근본 원인에 대한 해결책은 제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참교육연구소 하병수 사무국장은 "입시체제 개편과 대학서열화 해소, 그리고 학벌주의 청산 없이는 어떤 처방도 '언 발에 오줌 누기'식 대증요법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물론 교육부는 중장기 대책으로 고교 내신 점수 강화와 학벌주의 극복 등을 들고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고교 내신 점수 강화 방안 또한 이미 90년대 말에 발표된 바 있다. 학벌주의 극복 방안도 구체적인 대책이 빠져 있어 구색 갖추기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다.

교사들은 입시교육의 폐해 때문에 사라진 '보충수업의 부활' 조치에 대해서는 직접 반대운동을 벌일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입시교육과 과외로 사교육비와 과외를 잡겠다'는 교육부의 방안은 공교육 부실화 방안"이라는 게 학교 안팎의 주장이다.

교육부의 이번 발표는 기존 방안을 재탕, 삼탕한 것으로 이미 유효기간이 지난 해열제라는 진단을 내리고 있는 셈이다. 잘못 쓴 약이 공교육엔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경고다.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 2004년 2월 17일치에 쓴 것입니다.
 
2004/02/20 [01:41] ⓒ 윤근혁의 교육돋보기
 
안병영 조선 KDI 또 시작이구나 진실 04/02/24 [03:32] 수정 삭제
  매년마다 나오는 조선일보 1면 기사지만 이번에 어김 없이

안병영이의 출현과 함께 KDI 그 연구원이 또 나서서 조선이 바람을 잡는구나...

불쌍타...대한민국.....

누가 막으랴?

노대통령님...총선 끝나고 안병영이 짤라버리세요....
짧은 생각을 가진 대학생이 본 세상입니다. 이석원 04/05/08 [17:01] 수정 삭제
  사교육은 좋은 대학에 가서 좋은 직장을 다니기 위한것이지요?
좋은 대학에 누구나 가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일찍이 고등학교를
졸업하여 직업갖는 사람이 늘어난다면... 그리고 공부를 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확실한 방향을 갖게 하여 대학을 들어가게 만들면
대학 그렇게 들어가길 바라는 사람이 그렇게 많이 있을까여?
현실 적인 문제는 대학이 아니라 사회에 문제가 많이 있는 것 같은데
대기업에서 학연 지연으로 끌어주기가 있고, 어디서나 있는 그런것
이지만 그것이 문제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끌어주기가 당연하고 생각
하는 그것 자체가 잘못됬다고 생각합니다. 어디사는지 무슨 대학을
나왔는지가 중요한 지금에 한국이 잘못됬다고 제가 느끼고 있습니다.
좀더 살기 좋은 나라라면... 기회가 다양하고 평생직장을 갖을 수 있
는 그런 나라가 되기를 기대하는것이 당연하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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