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부모의 교사 고발에 동조 연판장 돌린 교장단의 반 '교육가족' 행위를 비판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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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전체 200자 원고지 50여 쪽의 분량 가운데 40여 쪽을 교장단이 수집한 자료를 인용하는 데 쓰는 이상한(?) 기사 쓰기 방식을 취했다. 정작 이 잡지사 기자가 쓴 기사는 10매 남짓이다. 이 글은 다음처럼 시작된다. "교원노조와 서울시교육청이 체결한 2001년도 단체협약은 '원천무효'를 주장하며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이 교원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소송 소식을 전해들은 전국 초·중·고교 교장들이 일제히 학사모 측을 편들고 나서면서다. …교장단은 '단체협약으로 인한 학교 피해사례'를 수집해 위 소송 관련 증거자료로 법원에 제출했다." 이 기사는 '학부모의 교사 고발에 대해 교장이 동조한 행위'를 중계한 것이다. 사실 교장단의 이런 행동은 '교육가족'이란 말을 밥먹듯 하는 그들의 습관과 달리 제법 역사성을 띠고 있다. '그 날 그 사건'을 되짚어 보는 일부터 시작해 보자. '역사성' 있는 교장단의 교사고발 지난해 교육관료를 비롯한 ‘교육가족’ 모두가 한 목소리를 내는 사건이 터졌다.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이 사건의 본질은 한마디로 일본의 과거 감추기다. 군대 위안부 문제 등 부끄러운 역사는 피하겠다는 게 일본의 속셈이었다. 역사는 말한다. 역사는 ‘현재와 미래의 끊임없는 대화’이기에 말해야 한다. 교육관료의 비교육, 반교사 역사 또한 마찬가지. 현재와 미래의 참교육을 위해 벗길 것은 벗겨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교과서 왜곡을 일삼는 일본 앞에서도 떳떳한 일 아닌가. 89년 6월 1일자 조선일보 사회면을 자세히 보자. 이 곳엔 ‘교원노조 반대 교장-학부모 등 교사 고발 모두 67명’이란 큼직한 기사가 실려있다. “교직원 노조 결성대회를 주도했거나 적극 참여한 교사들이 학교장과 학부모들에 의해 잇따라 검찰에 형사 고발되고 있다. 대검 공안부에 따르면, 31일 현재 교직원노조 결성과 관련 고발장이 접수된 교사는 시-도교위(시-도 교육청)가 고발한 국-공립교사 36명과 학교장 및 학부모가 고발한 31명 등 모두 67명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기사 옆엔 “교육현장의 정상운영을 위해 지속적인 설득작업을 펴 나갈 것”이라고 말한 교육부(당시 문교부)의 의견이 함께 놓여 있다. 말리는 척 하는 교육부, 때리는 교장 이 기사대로라면 당시 ‘교육가족’의 실체는 색다른 모습을 드러낸다. 설득하는 교육부, 검찰에 고발하는 교장들. 말리는 시어머니와 때리는 시누이를 둔 교사들은 누굴 더 미워했을까? ‘교육가족’을 외치면서 ‘자격제’를 통해 자리를 차지한 교장들은 역시 이쯤에서 가만히 있지 않았다. 89년 5월 1일자 조선일보 2면엔 한자투성이 광고가 광고 면을 꽉 채웠다. 바로 서울특별시 초중등 학교장들이 낸 광고다. 제목은 ‘자유민주주의 교육수호를 위한 우리의 결의’. 드디어 가장 야비한 처방이긴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특효약 노릇을 하는 ‘빨갱이 사냥’이 등장한다. “우리 서울시내 초·중·고등학교 교장 일동은 교원의 노동 3권을 주창하여 온 일부 급진적 교사 집단이 …주창하는 소위 ‘참교육’의 실체를 개관컨대, 그들은 현행 학교교육 제도를 …반민주 파쇼정권 유지와 지배계층의 이익을 옹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 매도하고 ‘교육의 민주화’니 ‘참교육’이니 하는 허울좋은 용어로 위장하여…어린 학생들에게 현실에 대한 부정적, 반항적, 혁명적 의식을 심어주려는 저의가 실증적 사례로 나타나고 있는 바, 이는 자유민주주의 교육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광고의 끝 부분엔 ‘교육가족’의 하나인 전교조 교사들을 싸잡아 비난한 속뜻이 담겨있다. 바로 교장들의 ‘황제와 같은 권위’를 지키려는 몸부림이 들켜버린 것. “학교는 학교장의 지도·감독 하에 관리·운영되어야 하며, 교사는 교장의 명에 의하여 학생교육에 충실하여야…그리고 교육의 주체는 교사라는 등의 왜곡된 논리로, 학교의 모든 결정권을 교사 집단이 가져야 하며, 교장 임기제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단호히 배격한다.” 요즘 정신 있는 ‘교육가족’들은 한 목소리로 외치고 있다. 교육개혁의 주체는 교사가 되어야 한다고. 이 광고가 나온 지 딱 10년만인 99년 전교조는 합법화되었다. 교육부를 비롯한 정부는 12년만인 지난해 이 당시 전교조 활동을 ‘민주화운동’이라고 규정하기에 이르렀다. 고발 연판장 돌리고, '이회창' 기도하고
"교육을 올바로 이끄는 '교육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약하신 우리 대통령님! GDP 7%를 교육에 투자하겠다고 40만 교육자의 가슴을 설레게 하신 우리 대통령님! 교원 정년을 원상회복하고 교원의 지위를 대폭 향상시켜 주신다는 공약들을 모두 믿습니다." 한나라당 전당대회장에서 나온 지지 연설문일까? 아니다. 교육청이 교육예산으로 공식 주최한 지역 교장협의회에서 배포한 강연 자료의 앞 부분이다. 지난해 대선 다음날인 12월 20일 오후 7시 30분 충남 농어민교육복지센터 회의실. 서울 남부교육청 소속 교장 60명과 남부교육장, 학무국장, 초등과장이 앉아 있는 가운데 서울 ㅇ초 배모 교장은 위와 같은 강연문서를 나눠주고 강연을 시작한다. 서울교육청 공문(문서번호 초등81450-1564)에 따르면 이날 모임은 서울교육새물결 운동의 정착을 도모하고 교장의 전문성 향상을 이루기 위한 '초등학교 교장 연찬회' 자리였다. 이날 배포된 '새 대통령에게 기도하는 마음으로'란 제목의 강연문서는 다음처럼 이어진다. "존경하는 교육대통령님! 우리 40만 교육자는 앞으로 이의 실현을 예의 주시하고 5년 후에는 그 결과를 토대로 차기 대통령 선거에 반드시 표로 보답할 것을 맹세합니다." 이날 행사를 지역 교장회와 함께 공식 주최한 서울남부교육청은 1월 29일 이 문서 배포 여부를 묻자 "행사장에서 강연 자료를 배포한 것은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오상탁 서울 남부교육청 초등교육과장은 "급하게 교장회에 일을 맡기고 자료를 만들다보니 이런 실수가 벌어졌다. 만약 이회창씨가 당선되었더라도 잘못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 남부교육청은 "이번 사태에 대해 자체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연 자료를 처음 입수한 전교조 서울지부 초등남부지회의 김민석 지회장은 "학교장의 전문성 신장을 위해 교육예산으로 진행한 행사에서 이런 어처구니없는 '이회창 구애 연설'이 강연이란 이름으로 진행된 것은 교육중간관료인 교장과 지역교육청의 의식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 수 있는 사례"라면서 "교육을 책임진 교사로서 놀랍고 참담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서울초등교감회는 한국교총 지역조직인 서울교총과 함께 지난해 11월 25일 서울 전체 초등학교에 '이회창 후보지지 공문'을 보내 관계자가 선거법 위반으로 구속까지 당한 바 있다. 교장·교감회는 한국교총 산하 조직 교장회와 교감회는 한국교총 산하 조직이다. 이들 단체는 이번 교육청 연찬회처럼 교육청 예산을 보조받는 한편, 자체 회비와 운영비를 학생들에게 써야 할 '학교운영비'로 충당하고 있어 비판을 받고 있다. 실제로 서울지역 초·중등학교 대부분은 학교 운영에 써야 할 학교운영비를 최근 1년 6개월 사이 교장협의회에 회비로만 20만원에서 40만원까지 지출한 데 이어, 교장회 연수관련 비용으로만 평균 50만원씩을 써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돈이 흘러 들어간 곳은 한국교총(회장 이군현) 산하조직인 한국초등교장협의회(회장 남암순) 등과 서울교총(회장 박희정) 산하단체인 서울초등교장협의회, 서울중등교장협의회, 서울초등여교장회 등이다. 서울교육청이 지난 해 10월 서울시교육위원회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 5백여 개 국공립초등학교가 지난 2001년 3월부터 2002년 9월까지 이 단체들의 교장회 회비로 1억3천9백만원, 교장회 연수비로 1억4천9백만원 등 모두 2억9천여 만원의 돈을 썼다. 이는 같은 서울교총 산하 단체인 교감회 관련 금액은 빠진 것으로, 이 액수와 함께 중고등학교 교장, 교감회 관련 지출액까지 합하면 서울지역 1천여 개 학교의 운영비에서 흘러나간 돈은 모두 1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학교 운영비로 자체 조직을 운영하는 이 교장·교감 단체는 지난 해 7월 교육위원 선거 당시엔 서울교총과 함께 보수 색채를 띤 ‘한국교총 지지 후보’ 단일화 활동을 공개로 벌여 논란을 빚은 바 있다. '교장회비, 최소한의 양심을 지켜라'
한편, 이 같은 사실이 서울시교육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지적되자, 서울교총과 서울초등교장협의회 등 12개 교장회 회장단은 서울시교육위원회를 항의방문하고 “교육위원회가 편향된 활동을 벌였으며 탈법적 요구를 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올 5월 19일부터는 이 같은 '학교 돈 빼가기' 관행이 법의 심판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공무원행동강령'이 지난 2월 18일 시행 3개월 전에 공포됐기 때문이다. 이 강령은 "직무관련공무원에게는 경조사의 통지를 금지하고 경조 금품의 수수를 금지"했다. 또한 이 강령은 "공무활동을 위한 업무추진비 등 예산을 목적 외의 용도로 사용함으로써 기관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못박고 있다. 이들이 한나라당을 지지한 까닭 사실 교장·교감단이 한나라당을 음지와 양지에서 지지한 것은 이해할만한 대목도 있다. 학교 자율에 바탕한 학교장 책임경영제가 바로 이회창 후보의 교육공약이었기 때문이다. 이 '학교장 책임경영제'는 김대중 정부 교육부 개혁의 주요 테마기도 했다. 이런 방향은 우선 '학교자율성 신장'이란 말로 머리를 들고나섰다. 잠시 현재의 교실풍경을 떠올려 보자. 지금 교육당국도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보충수업, 소년신문 배달, 사학비리. 이 문제도 해서는 안 되는 일이므로 자율에 맡겨선 안 된다. 정규 교육과정을 망치는 주 요인이기 때문이다. 이들 문제 앞에서 ‘자율’을 거론하는 것이 곧 방임 또는 책임 회피수단일 뿐이다. '학교장이 자율적으로 실시하는 학생을 위한 별도의 교육프로그램.’지난해 3월 19일 교육부가 발표한 보충수업 자율화 방안이다. 학교 안 소년신문 배달 문제도 마찬가지. 서울교육청 황규선 소년신문 담당 장학사는 지난해 "소년신문 구독 자체는 학교장이 알아서 결정한 문제”라고 못 박았다. 학교는 신문지국, 교사는 신문배달부 체제를 자율화하는 말인 셈이다. 끊임없이 터지는 사학비리. 교육당국은 이 문제 또한 사립학교법 타령만 하면서 나몰라라한다는 지적이 많다. 비리재단과 학교장의 자율성에 맡겨두는 꼴이다. 이들 문제 앞에서 교육부의 태도는 다음 한 마디로 요약된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교육청이나 교육부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느냐.” 교육당국의 지도·감독 없는 직무유기 속에 그나마 있는 학교의 자율성은 학교장이나 교장협의회 자율성으로 변질되었다. 주간 교육희망이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해 3월말 발표한 여론조사 자료만 봐도 ‘교육부에서 말하는 자율성’에 대해 교장·교감 등 관리자는 80%가 찬성한 반면, 오히려 56%의 평교사들은 반대하는 의견을 나타냈다. 0교시 수업, 보충수업, 신문배달 따위가 교장협의회의 담합 속에 번져가고 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마음 답답한 건 아이들을 잘 가르치려는 교사들뿐이다. 교사들의 분노 앞에서 이제 교육당국이 답해야 할 때다. 무엇을 자율에 맡기고 어떤 것을 지도·감독할 것인가? 누가 이들을 관리·감독할 것인가 2000년 11월 29일치 아침신문엔 다음과 같은 기사가 실려 있었다. "내년 새 학기부터 각 초·중등학교의 교장이 자율적으로 방학시기를 정할 수 있게 된다. 교육부는 28일 관련 법 조항을 '학교장이 학교여건과 지역특성 등을 감안해 휴가·휴업일 등을 정해서 실시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으로 개정……." 하지만 이 기사는 교육부의 탁상행정과 교장들의 분리불안증이 만들어낸 오보였다. 언론보도대로라면 교장이 법에 따라 교사와 학부모의 의견을 수렴해서 학교운영위 심의 후 자율방학을 정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모든 일에서 그렇듯 이들은 교장협의회의 결정이 떨어지기만 쳐다본 것이다. 지난해도 사정은 마찬가지. 서울초등교장협의회는 서울 500여 개 초등학교에 한 장 짜리 업무연락을 내려보냈다. 그 내용은 '2002학년도 교육과정일정을 확정했으니 학교에서 실행해 달라'는 것이었다. 대부분의 학교는 이 업무연락에 따라 학사일정을 짰다. 교사들의 의견이 수렴될 여지는 이미 막혀 있는 셈이다. 아마 이런 현상은 올해도 초등학교에서 반복될 것이다. 현행 초·중등 교육법 제 32조 3항은 학사일정과 같은 학교교육과정은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심의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법 위에 있는 교장협의회 초등학교 학교운영위원회에 참석한 위원들은 학교교육과정계획안을 보긴 했지만, 이미 교장협의회 지침에 따라 결정되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별로 없다. 계모임과 같은 법외 임의단체인 교장협의회의 명령이 법보다 우선하는 학교현실을 상상하기는 어려웠을 테니까. 새 학기 실제 학교행정을 움직이는 힘은 교사와 아이들, 또는 교육부와 교육청 가운데 어디에서 나올까? 놀랍게도 학교행정의 많은 부분이 학교관리자와 교장협의회를 중심으로 한 '그들만의 리그' 속에서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사실 교장 개인을 만나보면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바른 교육관을 가진 분도 있다. 그런데 왜 이런 분들까지 학교 관리자라는 직함을 갖는 순간 위와 같은 일을 벌이고 있을까. 혹시 '교사·학부모와 논의해서 학교 자율로 정하면 불안하니까' 그런 것은 아닐지. 두산대백과사전은 '분리불안장애'에 대해 '애착을 갖고 있는 대상과 떨어지는 것을 심하게 불안해하는 증상'이라 설명하고 있다. 현재 초등학교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은 학교 관리자들의 애착 대상을 크게 의심하게 만들고 있다. 이런 현실은 해방 후 50년째 바뀌지 않고 있는 형편이다.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단체들의 협조공문, 과학행사에서 보듯 해마다 넘쳐흐르는 학교 행사, 보여주기식 연구시범학교운영에 따른 '연극 수업 진행.' 이 모두 애착의 대상을 잘못 두었기에 벌어진 일이 아닐까? 선출보직제의 필연성 더구나 이 애착이 심하면 대부분 잘못된 승진 경쟁이 빚어낸 불륜으로 빠져버리는 형국이다. 지난 해 터진 경기지역 일부 교사의 연구대회 비리 따위가 이의 본보기를 보여주고 있다. 교장·교감 선출보직제가 불쑥 나올 수밖에 없는 필연성이 여기에도 있는 것이다. 노무현 정부 탄생을 앞둔 시점에서, 교육계 '고인 물'인 '교장협의회'와 같은 계모임이 아직도 학교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것은 슬픈 일이다. 이들 친목 모임이 전교조를 향해 돌을 던지다가 이제는 칼까지 뽑아들었다. 이 참에 부탁하는 말로 글을 맺는다. 일단 교사는 '돈' 문제와 '권력' 문제에서 깨끗해야 하지 않을까. 교장회는 손을 가슴에 얹고 한번쯤 생각해보기 바란다. 반상회를 운영하는 시골 이장만도 못한 일부 교장들의 민주주의 의식 속에 일제시대식 '제왕적 교장상'이 아직도 숨쉬고 있지는 않은가. 그렇지 않다면 전교조에 대한 칼을 거두고 대화의 광장으로 나오라. *이 기사는 주간<교육희망>과 오마이뉴스에 실은 글을 바탕으로 다시 쓴 것입니다. | ||||||
2009년 8월 4일 화요일
"나는 왜 교장단을 고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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