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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9월 `민주적 사립학교법 개정과 부패사학 척결을 위한 국민운동본부`의 사립학교법 개정 촉구 시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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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 오마이뉴스 권우성 |
일부 사학법인에서 이사회 회의록을 날조해 엉터리로 회계지출을 하는가 하면 인사서류를 위조한 것으로 밝혀지는 등 폐쇄적 사학법인 운영의 폐해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특히 이에 대한 보완책인 개방형 이사제 도입을 골자로 한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오늘(9일) 정기국회를 통과하지 못함으로써 사립학교법 개정안 연내 국회처리에 대한 교육계의 요구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초, 김포대학 법인이사회 회의록을 펼쳐 본 교육부 감사반(반장 황건수) 5명은 새로운 사실을 밝혀냈다.
이 회의록엔 96년 2월부터 올 5월까지 8년 동안 모두 145번의 이사회가 열린 것으로 적혀 있었다. 하지만 내용을 살펴본 결과 이사회를 직접 개최한 것은 단 두 차례뿐. 자그마치 143번에 걸친 회의록이 허위로 작성된 것이다. 이 대학은 98.6%의 회의록 허위 작성율을 기록한 셈이다.
지난 해 8월 28일치 제 502차 회의록엔 "전○○에 대한 학장 연임을 심의·의결한다"고 적혀 있었다. 물론 이 또한 가짜였다. 이날 이사회가 열리지 않은 사실을 교육부가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 대학 학장은 지난 해 9월 재취임을 통해 현재까지 학교 운영책임을 맡고 있다. 하지만 '학교법인이 설치한 사립학교의 장 및 교원의 임면에 관한 사항은 이사회에서 심의·의결한다'는 사립학교법 제 16조의 잣대로 보면 '위법 학장'인 것이다.
교육부 감사자료에 따르면, 이 대학법인은 상근하지도 않은 전 아무개 법인 이사장에게 2000년부터 올해까지 모두 2억3천만원의 급여를 지급하기도 했다. 또 이사장 생일축하금 등으로 9차례에 걸쳐 1340만원을 건네는 한편, 이사장 개인 밥값과 차비 등으로 7199만원을 부당 사용했다.
이렇게 최근 2∼3년 동안 수억 원을 대학 돈에서 빼갔지만 자체 감사는 기대할 수 없었다. 법인 이사회 자체가 사실상 모이지도 않는 '유령 이사회'였던 탓에 이사회가 선임하는 감사 또한 활동이 있을리 없었다.
이 대학의 건학이념은 '창의, 적극, 정도'. 이사회 회의록 허위 작성 과정에서 창의성과 적극성은 발휘했지만 '정도(正道)'에서는 한참 엇나가 버린 사실을 9일 공개된 '교육부 김포대학 감사보고서'는 증명하고 있었다.
최근 속속 드러나고 있는 일부 사학법인의 엉터리 운영은 이뿐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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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사위원회 회의록 원본(왼쪽)과 교육청에 보고된 사본. 대통령상을 받은 김 전 교장에 대한 내용이 원본엔 전혀 들어있지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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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과 회의록 위조로 대통령상까지…의혹
올 11월 명예퇴직 교원에게 주는 대통령 표창을 받은 서울 ㅁ고 김아무개(54) 전 교장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다.
민주노동당 교육상임위 최순영 의원실은 7일 "김 전 교장이 상을 받도록 하기 위해 이 학교가 경력을 조작하고 학교 인사위원회 회의록을 위조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김 전 교장은 이 학교의 사학법인인 ㅁ학원 재단 이사장의 장남이다.
이번 대통령상의 자격 조건은 28년 이상 교직 근무자. 그런데 서울시교육청에 교직 경력 28년 11개월로 보고된 김 전 교장의 실제 근무기간은 28년11개월에서 최소 5년 이상 빼야 한다는 것.
이 학교법인은 지난 8월 서울시교육청에 보고한 '공무원인사기록요약서'에서 김 전 교장이 80년 4월 1일부터 85년 4월 2일까지 학교 교사로 근무했다고 적었다. 그런데 확인 결과 '이런 경력 내용은 거짓이었다'고 최 의원 쪽은 밝혔다.
이런 사실은 최 의원실에서 당시 인사기록부와 재직교사, 회의록, 졸업앨범 등을 바탕으로 추적한 결과 드러났다고 한다. 최 의원 측은 해당기간 동안 발행된 졸업앨범에도 나와 있지 않으며 교사들과 근무하지도 않았는데 서류상으로만 일한 것으로 되어 있는 '유령교사'였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 학교에 근무하는 한 교사는 9일, "주변 교사들에게 물어봐도 그렇고 김 전 교장이 85년까지 우리학교에 근무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면서 "이는 학교 교사들이라면 누구든 다 알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학교 재단 쪽과 서울시교육청의 주장은 다르다. 학교법인에서 작성한 당시 발령대장과 월급명세서 등 서류상으로 살펴보면 김 전 교장의 교사 근무 사실이 인정된다는 판단이다.
이름을 밝히기를 꺼린 서울교육청 교원정책과 관계자는 이날 전화통화에서 "해당 학교에서 발령대장 등을 받아본 결과 서류로만 봐서는 재단 쪽의 주장대로 교사로 근무한 것 같다"면서 "최 의원실과 이 학교재단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기 때문에 조사가 더 필요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대통령상을 받기 위해 교육청에 보고한 이 학교의 '인사위원회 회의록은 위조되었다'는 주장은 사실로 드러났다. 지난 8월 13일 진행된 회의록 원본과 교육청에 보고 된 사본을 입수해 살펴본 결과다. 수상 대상자를 교육청에 추천할 때는 학교인사위원회를 거치도록 되어 있는데 이 학교는 이 인사위원회 회의록을 가짜로 바꿔치기 해서 보고한 것이다.
회의록을 보면 원본엔 '정○○ 선생님을 대통령 표창에 추천하기로 결정'이라고 적혀 있었다. 하지만 교육청 수상자 관련 서류에 첨부된 사본엔 원본과 달리, "김○○ 교장님과 정○○ 선생님을 대통령 표창에 추천하기로 결정"이라고 뒤바뀌어 있었다. 김 전 교장이 대통령상을 받도록 하기 위해 공문서 위조행위를 벌인 것이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에 확인한 결과 교육청에 올린 인사위원회 회의록은 당초 원본 서류가 아닌 것이 드러났다"면서 "감사와 현장조사 등 여러 방법을 통해 향후 필요한 조사와 조치를 진행할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이사회 회의록 조작은 공공연한 비밀...내부고발자는 거의 없어
이밖에도 서울 K고와 경기 C고 등도 학교장이 교사 경력을 위조했다는 주장이 해당 학교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현행 법규는 사립학교 교장이 되려면 교사 경력 9년이 필요한데 이를 채우지 못한 일부 재단 이사장의 자녀가 학교 교장 직을 맡기 위해 이런 행동을 벌이고 있다는 주장이다.
최낙성 전교조 경기지부 사립위원장은 "상당수의 사립교사들 사이에서 재단이사회 회의록 조작이나 학교장의 경력 조작이 얘기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내부고발자가 없기 때문에 이런 내용을 확인할 방법은 막힌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왜 내부고발자가 없냐'는 물음에 "교사로선 목숨을 걸고 고발해야 하는 것인데 누가 나설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 사립대학 60%, 25년 동안 감사 '전무' |
| 구멍 뚫린 '교육부 감사 그물망' 무엇으로 채우나 |
"감사만 하면 딱 걸린다." 사립학교 안팎에서 떠도는 얘기다. 교육부가 감사만 진행하면 사립학교의 비위 사실이 여지없이 드러나는 현실을 빗대서 하는 말이다.
하지만 현재 교육부의 감사 그물망은 있으나마나란 지적도 일고 있다. 열린우리당 교육위원 공동자료집인 '사립대학의 실태와 개선방안'이란 책자를 보면 교육부의 감사기능이 작동하기 시작한 79년부터 현재까지 감사를 한 번도 받지 않은 사립대학이 60.3%(94개교), 사립전문대학이 56.2%(82개교)나 됐다.
교육부가 2001년부터 올해 7월까지 종합감사를 실시한 27개 사립대학의 지적사항을 보면 예산·회계 비위 사실이 779건이나 발견됐다. 감사를 받은 사립대학별로 평균 29건 정도의 지적을 받은 셈이다.
이에 따라 288개의 사립대학 가운데 9% 정도만 감사했을 뿐인데도 손실액이 2천억원대에 이른다. 최근 5년 동안 회계부정으로 인한 대학 손실액이 2017억5400만원이나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계 안팎에서 개방형 이사제를 통해 회계투명성이라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까닭도 바로 이 때문이다. / 윤근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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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 2004년 12월 10일치에 쓴 것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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