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25일 화요일

전교조, "NEIS, 학부모·학생 뜻 묻자"

'방송토론·여론조사' 제안... 교육부, 거부 의사
 
윤근혁
 
건국 이후 초유의 학사대란으로 치닫고 있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사태. 얽힌 실타래를 풀 수 있는 묘책은 무엇일까.

학사대란으로 치닫는 NEIS 사태

전교조는 29일 오전 "교육부와 전교조가 함께 NEIS에 대한 방송 3사 공개토론회를 연 뒤 국민을 상대로 시행 여부를 묻는 여론조사를 벌이자"고 청와대와 교육부에 공식 제안했다.

▲ 4월 29일 전교조 기자회견 모습.
ⓒ2003 우먼타임즈 장철영
전교조는 이날 청와대 앞에서 전국 16개 시도지부장 등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뜻을 묻는 절차만 진행된다면 그 결과에 조건 없이 따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교조는 하루 전인 28일 저녁 16개 시도지부장 등이 참석한 비상 중앙집행위원회 밤샘회의를 갖고 "정보제공 주체인 학부모와 학생의 뜻에 따라 NEIS 시행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데 의견일치를 보았다"면서 이같이 발표했다.


관련기사
전교조 "NEIS, 공개토론·여론조사로 결정하자"


방송토론 후 여론조사 진행

이날 전교조가 제안한 토론회 방법은 국내 방송 3사가 생중계하는 형식이다. 공개토론 후 24시간 안에 여론조사기관의 조사과정을 거쳐 NEIS 시행 여부를 결정하자는 게 전교조의 복안이다. 전교조는 이날 "이 제안에 대한 수용여부를 5월 5일까지 알려달라"고 교육부에 요구했다.

참여정부 교육 첫 사업 'NEIS', 참여 '전무'

참여정부 교육 관련 첫 대규모 사업은 바로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교육부는 이 시스템을 진행하는 이유로 ' 행정편의와 대국민 서비스 강화, 교사 업무경감'등을 들고 있다.

하지만 추진과정에서 대국민 참여는 '전무'했다는 사실이 속속 들어나고 있다. 교육부 국제정보화기획관실 관계자는 29일 "NEIS 시행 준비기간동안 학부모와 학생, 그리고 교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번도 진행한 바 없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이 사업을 준비한 기간은 2000년 말부터 따지면 2년이 조금 넘은 상태다.

다만 교육부는 지난해 9월 이 사업에 대해 교원단체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서자 '학부모 설명회'를 지역별로 몇 차례 가졌다.

이에 따라 NEIS 시스템 자체에 대한 학부모 이해도는 현재 바닥을 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네이스 반대 시민단체 연석회의'에서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학부모들의 51.8%가 'NEIS에 대해 모른다'고 답했다. '들어는 봤지만 잘 모른다'(36.3%)는 응답까지 합하면 88.1%의 학부모들이 이 시스템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교육부 서범석 차관도 지난 3월 말 교육정보화위원회에서 "교육부가 그동안 NEIS가 무엇인지 홍보하지 못한 것은 큰 잘못이며 입이 열 개라도 변명하지 못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참여정부의 대규모 교육사업에서 국민참여는 아예 빠져있는 셈이다. / 윤근혁
이에 앞서 교육부 윤덕홍 장관은 지난 25일 전교조 원영만 위원장과 첫 공식면담을 하면서 "이른 시간 안에 NEIS 문제 등 교육현안 사항을 심층 논의하기 위해 1박2일 일정의 토론회를 가질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전교조 원영만 위원장은 "현재 NEIS 입력 불복종 참여 교사는 9만명, 학부모는 26만명에 이르고 있지만 파국을 막기 위해 이번 제안을 하게 됐다"면서 "교육부가 이 같은 제안도 받아들이지 않고 파국을 방조한다면 학생을 희생양으로 만드는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 NEIS 반대 논리 '반박' 가정통신문 보내

교육부는 최근 각 학교에 '4월 30일까지 CS시스템(기존 시스템)과 호환을 차단하라'는 공문을 보내 사실상 기존 시스템 사용을 막았다. 지난 24일부터는 NEIS 반대 논리를 비판한 'NEIS에 대한 왜곡·오해와 그 실상'이라는 가정통신문도 전국 학부모에게 보내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이날 전교조는 여론조사 실시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종전 방침대로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연가투쟁을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전교조 NEIS 투쟁본부 차상철 본부장(전교조 사무처장)은 "국민의 뜻을 묻겠다는 우리의 정당한 요구가 교육부에 의해 막힌다면 정보인권을 지키고 교육부를 규탄하기 위해 총력투쟁을 벌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교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학부모 인증거부 서명용지 3차분 14만부를 청와대에 전달했다.

한편, 교육부는 이날 정보담당부서 회의를 갖고 전교조의 제안에 대해 논의했다. 교육부 김두연 정보화지원과장은 "실무검토를 거쳐 전교조의 여론조사 제안에 대해 공식입장을 곧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또 다른 관계자는 "전교조가 여론조사로 정책을 결정하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혀 거부의사를 분명히 했다.

교육부, 전교조 제안 일단 'NO'

이 관계자는 "교육부가 2년 여 준비절차를 거쳐 NEIS를 시행하면서 국민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는 한 번도 진행한 바 없다"고 덧붙였다.

"교육부장관·관료는 탄핵-처벌 대상"
안암법학회 발표회 "입력명령 따를 의무도 없어"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과 관련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교육부장관은 탄핵소추대상이며 교육부 관료들은 모두 형사처벌 대상"이라는 의견이 법학자들 사이에서 나왔다.

26일 '참여정부의 법제, 개혁과제'라는 주제의 안암법학회(회장 이장희) 학술발표회에 참석한 학자들은 "법률 근거가 전혀 없이 NEIS를 강행한 교육부장관은 헌법 65조에 의해 탄핵소추 대상이다. 교육부관료들이 얼마나 큰 불법을 저지르는지 모르고 있는 것 같다" 는 말을 했다고 CBS 최인 기자가 전했다.

이날 헌법분야 주제발표에 나선 김승환(전북대 법과대학) 교수는 CBS와 가진 인터뷰에서 "학자들의 일치된 의견이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은 위헌적이라는 것이었다"면서 "교육부의 정보입력 자체가 이미 불법이기 때문에 교사들은 정보 입력명령에 따를 의무가 없다"고 강조했다. / 윤근혁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 4월 29일치에 쓴 글입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