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25일 화요일

"복도엄마, 청소엄마는 싫어요"

인터뷰/ '장애인 딸 키우기' 만화로 펴낸 장차현실씨
 
윤근혁
 


'복도 엄마'를 아시는가. 그럼 '청소 엄마'는?

다운증후군인 딸 은혜(푸른숲학교 4학년, 14). 이 아이를 데리고 초등학교를 세 번씩이나 옮겨다니다 결국 대안학교로 빠져나간 한 학부모가 있다. 최근 '엄마 외로운 거 그만하고 밥 먹자'란 책(한겨레신문)을 펴낸 만화가 장차현실 씨(40). 그가 바로 우리 초등학교 속 '청소 엄마'였고 '복도 엄마'였다.

다음은 그가 이 책에서 그린 만화의 한 부분.
"×× 때문에 너무 힘들어요. 수업 진행하기도 힘들고……." 이 같은 담임 선생님의 푸념을 들을 때마다 그는 빗자루를 들고 교실을 쓸었다. 왜냐하면 "아이의 장애가 그녀의 탓이 아니어도 왠지 죄를 지은 기분을 지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청소 엄마'가 전국에 5만5천여 명. 이 가운데 한 사람인 그가 빗자루 대신 붓을 들었다. 그리고 남편 없이 장애아를 홀로 키우는 삶을 그림으로 그려냈다. 이 책에는 글감은 애절하지만 결론은 씩씩한 내용이 담겨 있다.

21일 경기도 양평 자신의 1층 집 식탁 의자에 앉아 있는 그의 모습 또한 활기가 있었다.
"좋은 선생님도 많아요. 문제는 담임선생님에게도 있지만 그 선생님이 아이를 잘 돌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도 필요하지요."

이런 점에서 그는 노 대통령이 공약한 특수교육 발전 방안에 대해 기대를 품기도 했다. 하지만 기획예산처는 이를 위한 예산을 모조리 깎아 버렸다.

"어쩐지, 웬일인가 했어요."
그는 "나라의 따뜻한 품을 느낀 적보다는 개개인의 따뜻한 마음 덕에 견뎌 왔다"고 어정쩡한 우리나라의 특수교육 정책을 비판했다.

딸을 올 3월 대안학교로 전학시킨 요즘, 그는 "한시름 놓았다"고 말하면서 한숨을 쉬었다.
"이 학교는 어떤 일이든 대화 창구가 마련되어 있어 믿음이 가요. 학부모와 교사들이 만나 얘기하고 교사와 교사들이 교장선생님과 자유롭게 토의하는 속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있죠. 민주적인 논의 장치가 저를 이렇게 안심시키고 있어요."

하지만 모든 장애아들이 이런 학교에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는 장애아를 가르치는 교사들한테 부탁할 말을 빼놓지 않았다. 14년간 절망과 희망을 오가며 딸 은혜를 키워 온 그의 신념이 다음과 같은 말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힘드시더라도 장애 아이를 보통 아이처럼 대해 줬으면 좋겠어요. 칭찬이든 야단이든 열외를 시키는 속에서 장애 아이는 소외감을 느끼거든요. 반의 구성원으로서 장애 아이를 참여시키고 할 일을 주셨으면 해요. 그러면 장애아도 거추장스런 존재가 아닌 꼭 필요한 존재라는 걸 느끼실 수 있으리라 봐요."

*이 기사는 주간<교육희망> 352호에 실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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