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26일 수요일

"대통령 탄핵까지 하고 이게 뭐야"

도올 김용옥씨, 방송과 신문 통해 '탄핵 세력'에 직격탄
 
윤근혁
 
▲ 3월 15일 방송된 MBC 도올특강 장면.
ⓒ2004 방송화면 촬영
"대통령을 탄핵까지 하고 이게 뭐냐 말야. 노무현이란 일 개인은 문제가 되지 않아요. …역사의 수레바퀴를 지금 와서 되돌릴 수는 없다 이 말이에요. 사회 민중들은 더 깨끗하고 더 합리적으로 모든 사람들이 다같이 협력해서 가기를 원하는 것이란 말이에요."

철학자 도올 김용옥씨가 15일, 노무현 대통령 탄핵을 주도한 세력에 대해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15일 밤 방송된 MBC 도올특강 '우리는 누구인가'에 출연, "지도자란 사람들이 반성만 해도 시원찮을 판에(탄핵까지 했다)"라면서 눈을 감은 채 입술을 떨며 이 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김용옥씨는 "동학군이 우금치에서 죽어갔는데 피의 대가도 없이 일제 식민지로 들어갔다"면서 "지금도 대통령 선거와 같은 장치가 없다면 동학보다 더 큰 폭동이 일어날 것"이란 말도 덧붙였다.

이에 앞서 김용옥씨는 이날 석간으로 발행된 <문화일보>의 '도올고성'이란 기고문에서 "젊은이들이여, 거리로 나가라!"고 주장했다.

그는 글에서 "대낮에 저자 한복판에서 불의한 자들이 의로운 자를 몽둥이로 때리고 있다"고 탄핵정국을 빗대어 표현한 뒤 "아사달의 모든 젊은이들이여! 삼각에 올라 기쁜 소식을 전하여라. 두려워 말고 소리를 질러라! 봄처녀 저기 오신다! 죽음의 무리를 쓸어버리며 새싹을 가슴에 품고 천지의 생명을 곱게곱게 몰고 오신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이날 <문화일보>에 실린 도올의 글 전문이다.
젊은이들이여, 거리로 나가라!

봄! 봄! 봄이 오고 있다. 이 땅 아사달의 젊은이들이여! 거리로 나가라! 봄을 맞이하여라! 봄의 오심을 예비하거라! 벌판에 큰 길을 훤히 닦아라! 봄은 얼어붙은 대지에 미풍을 일으키고 죽은 등걸에 새싹을 돋게 하나니, 힘껏 외쳐 기쁜 소식을 전하라. 봄이 저기 오신다. 힘빠진 이에게 힘을 주고, 기진한 이에게 기력을 준다. 솟구쳐 오르는 독수리처럼 아무리 뛰어도 고단치 아니하고, 아무리 걸어도 지치지 아니하리라! 아사달의 젊은이들이여! 거리로 나가라!

젊음이 무엇이뇨? 불의에 항거함이다. 대낮에 저자 한복판에서 불의한 자들이 의로운 자를 몽둥이로 때리고 있다. 과연 참을 수 있을쏘냐? 노자(老子)는 말했다. 젊은이는 약하고 늙은이는 강하다. 약함은 삶의 무리요, 강함은 죽음의 무리다.(柔弱者, 生之徒; 堅强者, 死之徒.) 젊음은 나이를 모른다. 오로지 강함을 자처하는 자들만이 늙은이요, 그들만이 죽어가고 있는 자들이다!

안암의 동산에 앉아 있을 때, 나의 스승은 말씀하셨다. 어찌하여 너희들은 여기 앉아 있느뇨? 거리로 나가라! 디케(정의)의 횃불을 들고 불의의 저 벌판으로 튀쳐나가라! 그래서 우리는 4·19에서 피를 흘렸다. 6·3에서, 광주항쟁에서, 6월항쟁에서, 우리는 의혈을 뿌렸던 것이다.

두려워 말라! 봄이 항상 너의 곁에 있다. 정의의 오른팔로 너를 붙들어 준다. 헤스터 프린의 가슴에 새겨진 주홍글씨가 너의 가슴을 불사를지라도, 보라! 역사의 수레바퀴는 이미 가파른 언덕을 굴러내려가고 있다. 퀘묵은 바퀴에 녹이 떨어지고 삐걱소리가 사라지고 있다. 어찌 간음을 밥먹듯 하는 자들이 헤스터 프린 가슴의 주홍글씨를 가리키며 간음자라 빈정거릴 수 있을까 보냐?

동학의 수레바퀴는 반상의 구별과 적서의 차별을 깔아뭉갰다. 그러나 아직도 사족의 자갈들이 바퀴를 멈추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수레는 되돌이킬 수 없는 길을 떠났다. 봄이 오고 있다! 인생은 한낱 풀포기, 그 영화는 들에 핀 꽃과도 같다. 풀은 시들고 꽃은 지지만 봄은 영원하리라!

아사달의 모든 젊은이들이여! 삼각에 올라 기쁜 소식을 전하여라. 두려워 말고 소리를 질러라! 봄처녀 저기 오신다! 죽음의 무리를 쓸어버리며 새싹을 가슴에 품고 천지의 생명을 곱게곱게 몰고 오신다!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 2004년 3월 16일치에 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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