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27일 목요일

학교폭력 “뻥~ 차버려요”

폭력 예방/ 교사가 가르쳤다, 상경중 풋살반
 
윤근혁
 
일진회, 섹스머신, 노예팅, 일락, 섹스단합….

요즘 신문에 자주 오르내리는 색깔 있는 단어들이다. 이들 신문의 논조대로라면 이미 대한민국 학교는 ‘교육의 전당’이 아니라 ‘집단섹스의 전당’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축구하는 모습.     ©이아무개 군.
과연 그럴까. 이 같은 의혹을 ‘뻥 차버리는 특기적성반’이 있다. 서울 상경중 풋살(Futsal) 반이 바로 그런 곳이다. 이곳엔 이른바 ‘노는 아이들’이 많이 거쳐 갔다. 주먹 짱 강아무개 군(18)도 이 풋살반 출신이다. 다음은 강 군의 말이다.

“순전히 축구 좋아해서 여기 왔는데 생각이 많이 바뀌었어요. 노는 친구들 선생님이 포기하지 않고 잘 이해해주시고 우리 편에서 일하시고 그러니까 좋았어요.”

현재 이 학교 이아무개 군(16)도 풋살반 출신이다.

“초등학교 때 놀던 아이들도 풋살반에서 지내면서 술, 담배 하는 애들 없어요.”
지난해까지 이 특기적성반을 지도해온 이가 바로 나성준 교사(38). 이 학교에서 17일 오후에 만난 그는 체육복을 입고 있었다.

“풋살반은 보통 20여 명이 가입해 있는데 와일드한 학생들이 많다고 소문이 났어요. 하지만 알고 보면 워낙 마음 밭이 순해요.”

나 교사는 “자연스럽게 축구란 공통분모를 갖고 모이다 보니 생활지도도 저절로 된다”고 말한다. 나 교사는 아이들과 같이 삼겹살도 구워먹고 방학 때는 1박2일 동안 풋살야영도 했다고 한다.

나 교사가 지난해까지 풋살반 2년을 맡은 동안 특별한 학교폭력 사건은 없었다.
그는 최근 일진회 사태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스쿨폴리스니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어요. 학교에 경찰이 상주하는 미국, 총질하고 그러잖아요. 지금 상당수의 학교에서는 동아리활동이나 특기적성활동, 그리고 학생생활부 프로그램을 통해 충분히 컨트롤되고 있어요.”

그는 “학교의 논리는 훈계와 지도인데 경찰과 법의 논리는 징벌과 응징”이라면서 “순진한 우리 아이들이 한두 번 저지른 잘못 때문에 학교에서 쫓겨나야 하겠냐”고 반문했다.
이런 말을 하는 그의 책상 위엔 다음과 같은 내용의 김진표 교육부총리 담화문이 놓여 있었다.

“선생님 여러분. 혹시 폭력에 대해 묵인하고 지나치지는 않았는지요? 학교폭력 문제로 고민하는 제자가 있으면 경찰관서와 상의해 주십시오.”
 
이 기사는 주간<교육희망> 2005년 3월 23일치에 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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