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끊기 쉬운 게 담배더라." "담배 끊기는 고문을 당하는 것보다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앞엣말은 중국의 한 성인이 한 말이고, 뒤엣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한 말입니다. 한 명은 담배 끊기가 '누워서 떡 먹기 처럼 쉽다'고 했고 한 명은 고문 당하는 것처럼 어렵다고 했네요.
하지만 이 두 말은 모두 같은 뜻입니다.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냐구요? 앞에 중국의 한 성인(누군지 까먹었지만)이 이어 터뜨린 다음과 같은 말을 더 들으면 담박에 알 수 있죠. 그는 말했답니다. "나는 담배 평생동안 50번이나 끊었다"고.
저도 담배를 한 10번쯤 끊은 적이 있었습니다. 담배 끊기 정말 쉽더군요. 몇 시간만에 두 번씩이나 끊은 적도 있습니다. 지금도 생각만 하면 담배를 끊을 수 있지만 제 자신이 초라해 지는 것 같아 더 이상 담배 끊는 일을 못하겠습니다. 부끄럽게도 저는 저를 이기지 못합니다.
학교 복직을 며칠 앞두고 있는 오늘, 제 고민 가운데 하나가 바로 담배 문제입니다. 올해 7월인가부터 학교가 '절대 금연구역'으로 선포되어 학교 담 안에서는 절대로 담배를 피울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죠.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사실 과거를 떠올리면 담배 때문에 망신산 게 한두 번이 아닙니다. 어느 날은 아니 '때때로', 담배를 피고 교실에 들어오면 아이들이 코를 막고 난리를 칩니다. "선생님 또 담배 폈죠? 아이 담배냄새."
한편 괴씸하긴 하지만 도리가 없죠. 그냥 바보처럼 웃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이젠 이런 소리도 듣지 못하게 됐군요. 아마 제 기억으론 학교 안에서 담배 피다 걸리면 '10만원인가'를 벌금으로 내야 한다더군요. 오버액션인지 몰라도 학생들이 신고하면 어떡합니까.
며칠 전에 학교에 갔죠. 가자마자 물어본 몇 가지 사항 중에 다음과 같은 내용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담배는 어디서 피죠?' 교감 선생님은 "이 참에 담배 끊어버려."하고 말하셨고, 기사님은 "걱정말라"고 눈을 껌뻑이셨습니다.
기사님은 자랑스럽다는 듯이 말을 덧붙이시더군요. "목공실로 오세요. 요즘 남 선생님들 뻔찔나게 오세요. 교장선생님도 오시고요."
아마도 전 복직을 하면 본관 뒤쪽에 있는 허름한 집안에서 몇몇 동료, 선배들과 함께 쉬는 시간 담배를 물고 있을 겁니다. 고지 곧대로 법을 들이대자면 탈법행위를 저지르게 되는 것이죠.
다른 학교 어떤 선생님은 담배 피려고 교문을 나가서 하늘 보고 담배 물고 '뻐끔뻐끔'한다고 합니다. 어떨 때는 아이들과 학부모가 쭉 둘러서서 구경하기도 할 겁니다 그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내 고질병인 '담배 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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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년 8월 19일 01:02:38 ㅣ bulgom (불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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