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4일 화요일

0교시 보도는 0점?

교육기사 뒤집어보기 (28)
 
윤근혁
 

▲0교시 보도는 0점.     ©윤근혁
‘교장선생님이 담배 피는 학생한테 흡연행위를 금지한다고 말했다. 그래도 담배를 계속 피자 며칠 후 강도 높은 단속을 하기로 했다.’

이럴 때 칭찬을 해야 할까요, 욕을 해야 할까요? 제 양심상 아무리 꼴 보기 싫은 교장이더라도 칭찬은 못할망정 욕을 할 수는 없을 것 같네요.

서울교육청이 지난 3월 26일 보충수업과 0교시 수업을 금지한다고 말했죠. 그래도 문제가 계속 되자 16일엔 강도 높은 단속을 하기로 했습니다.

칭찬을 해야 할까요, 욕을 해야 할까요? 서울교육청과 승강이 벌이기로 유명한 김호정 전교조 서울지부 수석부위원장은 칭찬을 하더군요. “다른 시도 교육청과 달리 획기적인 일”이라는 게 그의 평가였죠.

17일 이 문제를 다룬 경향신문, 국민일보, 세계일보도 편집에서 칭찬의 모습을 보였네요. 그런데 문제는 역시 조선일보. 이 신문은 오히려 비판의 칼날을 빼들었군요.
“(말로만 0교시 폐지한 척하는 학교의) 사정이 이러 하자 교육청은 폐지 방침을 발표한 지 3주일이나 지난 16일에야 ‘월말까지 학교를 방문해 실태를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29면 톱으로 나온 기사의 끝 부분인데요. 어느 교장의 입을 빌어 “0교시 시행은 입시 현실을 생각할 때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는 말도 빼놓지 않고 있습니다.
유인종 교육감이 즐겨 쓰는 말처럼 ‘깨놓고 얘기해서’ 0교시와 보충수업을 금지하고 단속까지 벌이기로 한 것은 서울교육청뿐이었죠.

조선은 0교시 폐지 문제에 뜨뜻미지근한 태도를 보인 데 이어 보충수업 부활 발표를 사설까지 써서 환영한 유일한 신문. 이런 신문이 16개 시도교육청 중 유일하게 발벗고 나선 교육청을 욕하는 모습이 영 미덥지 않네요.

담배 피지 말라는 것도 문제고 단속을 하겠다고 해도 문제라면 그냥 가만히 있으라는 소린 데요. 조선일보가 이런 식으로 ‘할말은 하는 신문’이기 때문에 욕먹고 있는 건 아닐까요?

 * 이 기사는 주간 교육희망 2002-04-24 제302호에 실은 글입니다.

 
2003/01/19 [12:11] ⓒ 윤근혁의 교육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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