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4일 화요일

성과급 광고 카피

교육기사 뒤집어 보기(13)
 
윤근혁
 

▲줘도 못 먹나.     ©윤근혁
“줘도 못 먹나", “주는 걸 왜 못 먹어", “주는 건 받아야지".

셋 다 서로 다른 3개의 상품을 TV 광고하는 카피인데요. 이런 광고를 수십 번 보다보면 ‘주면 무조건 받는 것'이 큰 미덕처럼 여겨집니다. ‘줘도 못 먹는 이'는 바보나 천덕꾸러기인 셈이지요.
이런 사회 분위기에서 교사 10만여 명이 ‘주는 걸 안 받겠다'고 선언하고 나섰습니다.

일간지들은 이들 교사에게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위 광고 카피를 쓴 광고회사의 의식수준과 큰 차이 없는 기사들이 지면을 메웠습니다.
교육부 지급방침이 나온 다음 날인 9월 24일, 한국일보와 세계일보는 사설을 썼는데요. 제목은 ‘나눠먹은 교원성과급', ‘교원성과급 받아들여야'.

“말썽 많던 교원 성과급 문제가 ‘모두 나눠먹기' 방식으로 결정되었다. …모두가 받게 되면 성과급의 의미는 어디서도 찾아보기 어렵다."(한국일보 사설)

“경쟁을 통한 교육의 질적 향상 추구라는 노력을 결코 중단해서는 안 된다. 교원들도 시대의 변화 조류를 외면하지 않았으면 한다."(세계일보 사설)

한겨레를 뺀 나머지 신문도 이와 비슷한 논조였는데요. 이런 기사들 속에서 색다른 기사가 보이네요. 조선일보는 8월 23일치 13면 기사에서 ‘일 잘하면 화끈한 성과급 주는 기업 늘어난다'는 기획기사를 실었는데요. 이 기사엔 ‘샐러리맨을 감동시키는 대박형 특별 보너스의 사례가 많이 늘어난다'고 전하고 있군요. 기사엔 없지만 교원성과급도 아마 이에 해당되는 건 아닌지….

조선 바로보기 옥천시민모임을 이끌고 있는 오한흥 옥천신문 편집장은 ‘조선일보는 오염된 짜장면'이라면서 ‘사랑하는 이웃들의 식중독을 막기 위해 거부운동에 나선 것'이라고 지난 달에 직접 말한 바 있습니다.

‘달콤한 독약'으로 알려진 성과급에 대한 거부운동. 기자 여러분! 이게 바로 교육사랑의 출발은 아닐까요?

*이 기사는 주간 교육희망 2001-10-10 제284호에 실은 글입니다. 

 

 
2003/01/19 [10:52] ⓒ 윤근혁의 교육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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