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시정 공문 내려봤자 ‘쇠귀에 경 읽기’ 속수무책
리베이트 챙기는 소년신문 집단 구독, 재산등급 매기는 가정환경조사서, 뒷돈 먹는 불법찬조금, 학교운영비 빼돌리는 교장회비….
꽃 피는 새 학기가 시작됐지만 학교는 또다시 이 같은 고질병으로 시들어가고 있다. 꼬리를 무는 잘못된 관행들 속에서 잇달아 두들겨 맞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과 학부모들은 최근 가정환경조사서와 불법찬조금, 그리고 소년신문 구독 리베이트 등에 대해 연일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사려 깊지 못한 학교 관리자들의 잘못된 학교 운영이 ‘가뜩이나 땅에 떨어진 공교육의 신뢰성에 또 먹칠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소리도 학교 안팎에서 들리고 있다.
올해도 3월 2일 개학과 동시에 적지 않은 서울지역 초등학교가 ‘소년신문 구독 신청서’를 각 가정에 보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는 아침자습 집단 활용과 더불어 특정 신문의 홍보 전략에 휘말리는 꼴이란 지적이다.
서울 ㅍ초는 3월 6일치 가정통신문에서 “어린이들이 폭넓은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신문의 구독여부를 알아보고자 한다”고 적었다. “신문 집단구독을 통해 한 부마다 평균 700원씩 리베이트로 받는 대가성 기부금 또한 여전하다”고 방대곤 전교조 서울지부 수석부지부장은 밝혔다.
교육부가 지난 해 11월 각 학교에 보낸 공문에서 “신문구독과 관련 대가성 금품이 수수되지 않도록 하라”는 지침을 내렸는데도 아랑곳없이 벌어지는 행태인 셈이다.
‘부모학력·직업’과 ‘재산정도’를 캐묻는 가정환경조사서를 비롯하여 불법찬조금, 교장회비로 전용하는 학교운영비 문제 또한 교육부 지시를 어긴 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와 교육청은 이들 행위에 대해 지난 해 잇따라 공문을 보내 △가정환경조사에서 부모학력과 직업 등 제외 △불법 찬조금 일체 금지 △교장회비 지출 금지 등을 못 박은 바 있다.
그러나 가정환경조사서에 부모 직업과 학력 등을 묻는 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신문>은 3월 8일치 보도에서 “학교에서 아빠 직업이 좋으면 돈쓰는 일에 부른다더니 그 말이 정말인가 보다”라는 학부모 말을 전하기도 했다.
참교육학부모회도 불법찬조금에 대해 지난 8일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학교 교장들을 성토했다. 이들은 “지난해 불법찬조금을 걷은 행위가 324건이나 접수됐다”고 밝혔다.
아이들에게 써야 할 학교운영비를 교장회비로 쓴 전용 행위 또한 말썽이 났다. 지난 해 서울교육청이 서울시교육위원회에 보고한 자료를 보면 이렇게 빼돌린 돈은 모두 9천만원 정도였다. ‘공문’ 한 번 내렸을 뿐 뒷짐만 지고 있는 교육부의 행태도 문제다.
신종규 전교조 초등위원장 직무대행은 “시대의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한 일부 교장들이 있다”면서 “학교를 자신의 왕국으로 믿게 하는 현행 교장제도를 고쳐야 잘못된 학교 고질병도 치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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