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4일 화요일

어머니와 KBS 9시 뉴스

교육기사 뒤집어보기 (22)
 
윤근혁
 

왕따돌림당하던 한 아이가 죽을 각오로 결단했는데요. 자기를 괴롭힌 힘센 아이를 화장실로 불러내 멱살을 잡은 것이죠. 결투를 막 벌이려는 찰나, 담임 교사 등장.

이 교사는 교실로 들어와 영문도 모르는 자기 반 아이들에게 눈을 부라리며 말했죠.
“이 두 녀석의 싸움 때문에 우리 반 전체 학생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결국 손해보는 건 우리 반 학생들뿐인데 돌아버리겠다. 싸움을 건 놈은 더 이상 친구들을 볼모로 불안하게 하지말고 그만 사과할래 맞을래.”

이 교사의 판단에 대해 여러분은 어떻게 보시나요? 일단 판단 수준만 놓고 본다면 3월 19일 KBS 9시 뉴스에 연이어 나온 3개의 보도와 꼭 닮은꼴입니다. KBS의 이날 보도를 방영 차례대로 펼쳐 보이면 다음과 같은데요.


보도1- “(인권학원 등) 분규와 민원에 학생들만 볼모”, 보도2- “카드수수료 분쟁, 백화점 실력행사 돌입“, 보도3- “발전노조파업, 전기공급 불안 모두가 손해”
이 세 보도의 끝 부분은 모두 비슷한 말로 끝납니다.

보도1- “어른들의 다툼에 학생들의 수업권이 기약 없이 박탈당하고 있습니다.”, 보도2- “입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당분간 고객들만 불편을 겪을 것으로 보입니다.”, 보도3- “불안 속에 노사 대치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뉴스를 보던 시골 어머니는 난데없이 불안한 기색을 보이며 한 소리 하시더군요. “(대통령)어느 놈이 되나 다 마찬가지여. 불안해서 살수가 있어야지.”

KBS의 계산은 이런 것 아니었을까요? ‘자 얼마나 불안하니! 학원민주화고 나발이고 간에 국민들만 불안하잖아~.’ 언론의 본질을 벗어난 ‘불안타령’. 이는 ‘또 다른 형태의 왜곡보도’라고 보는 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어! 아니라고요?

“고럼요. 우리 KBS에서느은 이 정도는 왜곡보도 축에도 안듭네다. 한 삼사십년쯤 ‘땡전뉴스’ 정도로 정권과 피를 섞어야, 고조 좀 ‘힘깨나 쓰겠구나’ 하는 정돕네다. 80년 간의 친일·왜곡보도의 모범, 좃선벼룩 앞에서는 ‘새발의 피’입네다.”
 
 *이 기사는 주간 교육희망 2002-03-20 제297호에 실은 글입니다. 

 
2003/01/19 [11:50] ⓒ 윤근혁의 교육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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