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석]교원인사혁신안, 수석교사제 등은 한나라공약 | ||||||||||||||
| '교원인사제도 혁신방안'을 놓고 교육계가 술렁이고 있다. 이를 둘러싸고 한쪽은 웃는 반면, 다른 쪽은 속을 태우고 있다. 이를 두고 '교육계 보수·개혁 세력 사이의 패싸움'이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런 갈등의 본질을 단순화시키면 다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1. 공약을 지킬 것인가 VS 말 것인가 2. 노무현 정부의 공약을 펼 것인가 VS 이회창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공약을 펼 것인가. 뚜껑 열어보니 엉뚱한 '수석교사제' 등장
이 연구는 노무현 정부의 공약 실행방안을 마련키 위해 교육부가 한국교육개발원에 맡긴 것이기 때문에 결과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 내용물을 살펴보니 '혹시나' 하는 기대는 '역시나' 빗나갔다. 이 공청회의 무산에 대해 일부 언론에서는 전교조 등의 책임론을 제기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참교육학부모회나 전교조 등 교육시민단체들은 "연구제목과는 딴판으로 '혁신'도 없고 '국민여론 수렴 과정'도 빠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단 한 번의 설문조사도 없이 국민여론 수렴 과정이란 말을 쓰는 자체가 억지며 교장보직제란 공약을 축소하기에 급급했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한국교육개발원은 이날 발표한 결과물에서 '현행 제도(교장임명제, 초빙제)의 뼈대를 유지하되 일정 비율 공모제를 시행하고 실험적으로 자치학교를 두어 교장선출제를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기존 근무평정제도도 그대로 둔 채 학부모·학생 평가가 빠진 새 교원평가제도와 병행키로 한 것. 더구나 연구 결과물 가운데 공약에도 없던 '수석교사제'를 새로 끼워넣은 것은 교육계에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는 평교사의 자격을 3, 4 단계로 나누는 방안으로 '대표적인 개악 내용'이라는 게 교육시민단체의 설명이다. 확인 결과 이 방안은 노무현 대통령 공약엔 없던 반면, 한나라당 대선 공약에는 들어 있었던 내용이다. 한국교총과 이 단체 산하기구인 교장협의회 등도 이의 실현을 수없이 주장해왔다. 한국교육개발원 이종재 원장은 '교원인사제도 혁신방향'이란 발표문에서 "교사의 전문자격과 실적을 고려하여 '수석교사'로 우대할 수 있다"면서 교원자격다단계화를 제안했다. 결국 승진 복마전에 따른 학생지도 부실, 각종 비리의 원인으로 지적된 점수 위주의 승진제도에 칼을 대는 대신 평교사를 위한 새로운 승진 자리를 만든 셈이다. 어디로 갔나? 참여정부 교육공약 이번에 제기된 방안은 참여정부의 기존 공약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실제로 2002년 노무현 대선 후보는 공약에서 "점수 위주의 승진경쟁체제를 지양하고 보직제, 초빙제 등 교장 임용제도를 다양화한다"고 약속한 바 있다. 기존 근무평정제를 개혁하고 교장 임무를 끝내면 평교사로 돌아오도록 하는 교장 보직제 등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내용이다. 노무현 후보 공약에는 학교지배구조를 바꾸는 것을 우선 과제로 놓았기 때문에, 수석교사제와 교원평가제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 하지만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당시 공약에서 '학교장 책임 경영제'와 함께 수석교사제와 교원평가제 실시를 약속했다. 이 공약엔 기존 학교지배구조에 대한 문제의식이 적었던 까닭에 교장 보직제와 근무평정제 개혁에 대한 혁신 의지는 없었다. 대선 당시 양쪽의 이 같은 주장은 올해 4·15 총선에서도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교육공약으로 이어졌다. 한편 민주노동당은 교장선출보직제와 근무평정제 완전 폐지를 공약하기도 했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은 교장보직제와 근무평정제 개혁을 약속한 반면, 한나라당은 이 교장 인사구조 개혁안 대신 일반 교사 경쟁방안이라 할 수 있는 수석교사제 등을 내세운 것이다. 이 때문에 현재 교육시민단체들은 '교원인사제도 혁신안이란 내용물을 꺼내보니 참여정부의 것이 아니었다'고 일제히 비판하고 나선 상태다.
이런 비판에 대해 연구를 진행한 한국교육개발원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들은 기존 승진제도를 폐지하는 것은 변화의 폭이 너무 크고 현실성 또한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 한만길 연구위원은 "이번 연구는 특정 단체의 주의, 주장에 치우침 없이 승진제도 혁신방안을 연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교육개발원 이종재 원장도 23일 공청회 무산 직후 자신의 이름으로 낸 성명서에서 "이 연구는 관련 단체의 의견을 수렴하여 정책을 입안하는 '현장출발형' 정책개발 방식을 채택했다"면서 "나의 주장을 내세우기 이전에 다른 사람의 주장에 귀기울일 줄 알아야 한다"고 전교조 등의 토론회 무산행위에 유감을 나타났다. 지난해 10월쯤 교장협의회는 각 학교 교장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교장승진구조 개편사업은 당초 우려와 달리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게 만들었습니다." 이 단체는 지난해 5월부터 이번 연구작업에 줄곧 참여했다. 지난해 12월 교육시민단체들과 함께 연구팀을 탈퇴한 전교조의 원영만 위원장은 23일 기자회견에서 "기득권세력에 영합한 한국교육개발원장은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전교조 소속 교사들은 "한나라당 정책연구소 교육개발원 해체하라" "교육개발원장은 한나라당 입당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이번 총선은 열린우리당의 압승과 민주노동당과 한나라당의 선전으로 끝을 맺었다. 하지만 교육계 시계는 정반대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의 교육공약 대신 한나라당의 공약이 더 힘을 발휘하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 2004년 4월 28일치에 쓴 것입니다. | ||||||||||||||
2009년 8월 26일 수요일
정부공약 죽고 한나라공약 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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