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26일 수요일

'평준화 폐지 로드맵'과 함께 춤을...

[문서폭로] 보수언론 반주에 교육관료 연출
 
윤근혁
 
▲ 교육관료들이 만든 로드맵 초안.
ⓒ2003 윤근혁
기자는 최근 '참여정부 교육혁신 과제'란 제목의 교육부 내부 문서를 입수했다. 교육부를 출입하던 중 우연히 입수한 이 문서는 A4 용지 23매 분량의 교육부 공식 문서형식을 띠고 있었다.

교육부에 확인한 결과 이 문서는 오는 16일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할 이른바 '교육개혁 로드 맵'의 초안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 문서는 교육부 기획관리실 등 교육관료들이 작성한 공식 문서라는 사실도 드러났다.

이 문서는 사실상 '고교 평준화 폐지'와 '교원정년제 폐지', '2004년 자립형 사립고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는 등 우리나라 교육체제를 흔들 '핵폭탄' 같은 내용들을 담고 있었다. 실로 '공교육의 완전한 시장화'를 추구하고 있는 셈이다.

'교육개혁 로드 맵' 초안의 실체

교원정년 폐지=전 교사의 계약직화?
로드 맵 초안, '교원제도 개혁' 과제에서 언급

'교원정년 폐지'는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전 교사의 계약직화'를 뜻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에 밝혀진 '교육부 로드맵' 초안은 "2007년부터 계약직 교사제를 확대하고 2012년에 교원정년을 폐지한다"고 못 박고 있다. 실업계 교사들은 한 술 더 떠 "내년부터 계약직 교사를 20% 임용하고 2008년부터는 50%로 늘린다"는 내용을 적고 있다.

교육부는 '교원제도 개혁'이란 과제에서 이 같이 밝히고 추진전략으로 "교사의 신분보장 등 단체 이익보다는 학생·학부모의 학습권·선택권 등을 보장하는 논리로 설득, 홍보한다"는 홍보전략까지 세워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35만 명 전체 교원을 계약직화 할 경우 신분 위협을 느낀 교사들의 반발 등 전국 교단에 일대 회오리가 예상된다. 이 내용은 16일 노 대통령에게 보고될 로드 맵 최종안에서 일부 수정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 수정된 범위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 윤근혁 기자
그런데 이 내용들은 노무현 대통령 공약은 물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보고 내용과 상반된다. 오히려 한나라당 공약과 일부 보수언론의 주장과 일치하는 점이 상당 부분 발견됐다.

최종 확인취재 결과 이 문서를 보고 받은 윤덕홍 교육부총리의 '불호령'으로 문서 내용의 상당 부분이 뒤늦게 폐기된 사실도 알 수 있었다. 결국 16일 대통령 보고에는 다른 자료가 올라간다는 얘기다.

하지만 기자는 고심 끝에 이 문서를 공개하기로 마음먹었다. 그것은 다음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는 '교육관료들이 참여정부 교육개혁을 어떻게 뒤집고 있는지 알려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둘째는 '교육부의 교육정책이 외부 세력의 입김에 따라 어떻게 휘둘리고 있는 지를 따져 보기 위해서'다.

문서를 공개하는 까닭은…

이 문서는 '근본 쟁점과제' 6개항과 '중점 추진과제' 5개항으로 짜여 있다. 이 가운데 '고교 평준화 제도' 항목 하나만 떼어내 살펴보자.

'참여정부 교육정책의 원리와 방향'이란 항목에서 이 문서는 "공공성 기반의 교육내실화"를 목표로 적고 있다. 하지만 같은 문서인데도 이 목표에 대한 추진 과제는 크게 엇갈렸다.

'특수목적고·자립형사립고 2004년 확대'는 물론 사실상 '2008년 고교 평준화 폐지'를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평준화 관련 '단계별 추진 내용'을 문서 그대로 옮긴 것이다.

<1단계> 2004년: 특목고·자립고 등 설립취지 유도와 설립·지정 확대, 수준별·이동식 수업 확대, 학군별 선 지원 후 추첨 배정 제도 확대.
<2단계> 2006년: 학군별 사립고 2∼3개교에 학생 선발권 부여.
<3단계> 2008년: 사립고교 평준화 폐지 및 등록금 자율화.


▲ 올 3월 국회 보고에서 윤 부총리가 교육부 한 간부와 귀엣말을 나누고 있다.
ⓒ2003 안옥수
윤 부총리는 지난 11월 17일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자립형 사립고는 물론 특목고도 대입제도가 바뀌기 전까지는 확대하지 않을 방침"이란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발언 전후로 교육관료들은 내년부터 '특목고는 물론 자립형 사립고'까지 확대할 계획을 만들었다.

지금도 특목고는 전국에 115개(과학고·외국어고는 35개)나 있고 평준화 제도를 벗어나 전국 단위로 학생을 뽑는 자율학교도 65개다. 사실상 전국 고등학교의 10% 정도가 이미 탈평준화 제도 속에 있는 셈이다.

"사립고 평준화 폐지는 평준화 사망 선고"

더욱 기가 막힌 사실은 2008년 '사립고교 평준화 폐지' 계획이다. 현재 전국 사립 일반계 고교는 628개로 전체 고등학교의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이는 결국 평준화 제도 자체에 대한 사망 선고와 다르지 않다'고 교육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 교육부 문서가 만들어지기 한 달쯤 전인 10월 14일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국회 대표연설에서 "특수목적고와 자립형 사립고를 확대하고, 사립고부터 평준화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결과로만 보면 최 대표는 한 달 후의 교육부 로드 맵 내용을 정확히 맞춘 셈이 되었다.

최 대표 발언이 나온 후 윤덕홍 부총리는 기자회견과 인터뷰를 통해 '평준화 유지와 자립형 사립고 반대' 뜻을 분명히 한 바 있다.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는 "특목고까지 확대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윤 부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최종 보고자료를 비롯, 참여정부 교육 공약과도 일치한다.

평준화 유지 발언은 윤 부총리만 한 것이 아니다. 최근 노무현 대통령도 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소식에 밝은 한 교육시민단체 인사는 "12월 1일 '교육혁신위원회 내부 보고'에서도 노 대통령이 '평준화를 지켜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대통령께서 최근 평준화 고수의 뜻을 내비치셨다"고 이 같은 사실을 인정했다.

이를 종합하면 윤 부총리는 물론 노 대통령까지 평준화에 대한 의지가 뚜렷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왜 교육관료들은 사실상 '평준화 폐지'를 뼈대로 한 로드 맵을 만든 것일까.

놀랍게도 '청와대의 입김에 따라 처음 내용이 흔들렸다'는 증언도 나왔다. 교육부 관계자는 "청와대 관계자가 특목고 확대 등 평준화 개선 방안을 주문한 것은 사실"이라고 시인하면서 "하지만 그가 문서로 된 지시를 했는지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교육부 "청와대가 특목고 확대 등 주문"... 청와대 부인

여기서 지목된 청와대 부서는 교육개혁정책을 조정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청와대의 해당 부서 소속 한 간부는 15일 전화통화에서 "하늘에 맹세코 특목고 확대 등 교육부 로드 맵 내용에 대해 우리 방이 지시한 바가 없다"면서 관련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이 같은 사실을 전해 들은 교육개혁시민운동연대의 한 고위 인사는 "최근 윤 부총리 낙마설과 함께 김영삼 정부 시절 교육개혁을 주도한 모 대학 경제학 교수가 후임자로 거론되는 것도 이런 문제와 무관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 2003년 12월 16일치에 쓴 것입니다.
 
2003/12/16 [15:42] ⓒ 윤근혁의 교육돋보기
 
교육부 관료들 고발해야 사립고 교사 03/12/18 [10:22] 수정 삭제
  정말로 교육부 수구 관료들 그대로 놓아 두면 나라 망합니다.
도대체 노무현 정권 우리 교육을 어디로 끌고 가자는 것인지?

망연자실입니다. 특목고 이상태로 방치한 교육청과 교육부 관료들 국민들이 집단 소송합시다. 직무유기죄로 처벌해야 합니다.
정말 아쉽군요!!!! 교육선택 05/07/06 [07:25] 수정 삭제
  요즘 교원평가제에 대해서 논란이 많은데, 솔직히 한두번의 수업 참관으로 평가를 하고싶은 생각도 없고, 설령 평가를 한다해도 반영수단이 없는 평가가 무슨 의미가 있었런지....

솔직히 현 교육위기의 가장 큰 문제는 교육은 교육수요자의 자율적 선택권에 의해 운영되어야 함에도 이를 무시하고 교육정책을 결정하는 교육관료 집단의 독단성과, 이러한 관료집단 아래에서의 무경쟁과 무평가의 혜택에 무의식적으로 길들여져서 교육수요자의 요구를 더이상 포용할 수 없는 학교와 교사들의 경직성이 가장 큰 문제이다. 반영도 없는 그깟 평가 하고싶지도 않다. 다만 우리 학보모와 학생에게 교사와 학교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다오. 학교의 교과 커리큘럼, 운영철학, 교사의 교육관, 교사의 수업방식 등 모든 것을 공개하고 이를 기초로 교육수요자에게 자신에게 맞는 학교와 교사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 교육발전을 위한 진전한 의미에서의 교육개혁일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재의 교원정년제도나 교원공무원제도는 교육수요자의 권리를 제한하는 폐지되어야만 하는 제도이다. 교원에게 수업과 관련한 교과과정등의 편성권, 자신의 교육관에 기초한 학생지도등 폭넓은 재량권을 부여하되 계약제 임용제로 전환해서, 학생과 학부모가 자신들이 필요로하는 교육을 선택할 수 있게하고 이 과정에서 선택받지 못한 교사는 재임용에서 탈락하게 하여야만 한다.

물론 교사들이야 신자유주의적 교육이 어떻니 교권침해니 하면서 반발할 것이나, 어떤 교사의 교육관도 우리나라의 기초적 질서인 다원주의적 민주이념에 기초하여야만 할 것이다. 생각해보라!!!! 우리 헌법에서 모든 국민은 행복을 추구하고 교육의 기회를 균등이 가질 수 있다고 하는데, 이러한 기본적 권리를 추구하겠다는 소리가 어째서 신자유주의라는 구호에 의해 특정 이념의 산물로 폄하되어야만 하는가? 교사의 교권은 교육수요자의 학습권과 교육권을 보장하기 위한 권한에 불과한데, 어째서 교권을 이유로 학습권과 교육권을 제한당해야만 하는가? 교육관은 교사,학부모, 학생등 교육과 관련한 모든 이마다 다양하고 이 모든 사상이 자유롭게 보장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헌법이 정한 기본질서인데, 어째서 교사들은 자신들이 정한 교육관만을 옳다고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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