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년도를 맞아 교장 선생님 1명과 교감 선생님 1명이 새로 왔다. 3월 2일 아침 교무실과 교장실은 화분으로 가득했다. 수십 개의 화분이 교무실을 채웠다.
나도 이 자리에 올랐을 때-물론 그럴 가능성은 별로 없지만-화분 하나 오지 않는다면 얼마나 섭섭할 것인가. 어찌보면 승진을 축하해 화환을 보내는 일은 서로를 기분 좋게 하는 미덕일 수도 있다.
며칠전 문화방송 '사실은'에서 보도한 어느 자선가가 수천만원짜리 양복 티켓을 구입해 말썽을 빚은 걸 떠올리면 이런 건 참 약과다. 그리고 이런 화분 선물 행위를 탓하고 싶은 마음은 눈꼽만큼도 없다.(현행 공무원윤리강령이 어떻든지 간에)
그런데 이 화분들 속에 언론 삼사의 것도 끼어 있다. 어린이 동아, 소년조선일보, 소년한국일보에서 보낸 난초와 꽃 화분이 놓여 있었던 것이다. 언론 삼사의 축하라. 필요 이상으로 언론 권력이 비대한 우리 사회에서는 이 얼마나 큰 축하일까.
지역 지국장들이 보낸 것으로 보이는 이 화분을 보면서 마음이 개운치 않았다. 현재 울 학교는 소년한국일보를 학교 안 구독한다. 학교 구독 행위 자체가 탈법이며 반 강제 행위라는 사실은 이제 알 사람은 다 안다. 교사들도 알고 내가 만난 교육청 간부들도 안다. 그런데 고치질 못하고 있다. 왜 일까.
언론 삼사에서 보낸 화분을 훔쳐 보며 만감이 교차했다. 이들은 왜 첫날부터 화분을 보낸 것일까. 이 화분값은 도대체 어디서 나온 것일까. 이 화분은 학교는 신문지국, 교사는 신문배달부 일을 더 하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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