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27일 목요일

“학부모는 봉?”…“그거 맞는 말이네”

학교발전기금·학교운영지원비, 달라는 대로 ‘척척’
 
윤근혁
 
“오늘도 엄마는 지갑을 꺼낸다. 교복대금, 수업재료비, 급식비, 학교운영지원비 등 학교에서 또 돈을 내란다. 참으로 이상하다. 의무교육은 무상이라고 헌법에 적혀 있어도 돈을 내란다. 국민소득 1만불에 OECD 회원국이라고 하는데도 학교에는 돈이 없나 보다. 아무래도 엄마는 돈 만드는 기계인가 보다.”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교육상임위)이 지난 8일 연 “초중등학교 학부모부담 공교육비 들여다보기, 학부모는 봉인가?”란 토론회 자료집 겉표지에 쓰인 글귀다.

지난 8일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교육상임위)은 무상교육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1950년에는 초등학교 의무교육, 2004년에는 중학교 의무교육까지 완성됐는데도 우리나라 학교는 학부모 주머니를 톡톡 털어왔다. 자식을 학교에 맡긴 학부모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돈을 내왔다.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이날 토론회의 발제자로 나선 박이선 참교육학부모회 정책위원장은 이런 현상을 두고 “학부모는 지갑 속에 손을 넣고 스탠바이 상태로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담임교사가 쓰레기봉투 사다 달라면 사다 주고, 청소기 사다 달라면 사다 주고 별 걸 다 사다 주는 학교가 바로 우리나라 학교”라는 얘기다.

학부모들이 내는 돈은 크게 세 가지다. 현장학습비, 학교급식비, 졸업앨범비 등 수익자부담경비가 그 하나요, 나머지 둘은 학교발전기금과 학교운영지원비다. 불법 찬조금은 아예 꼽지 않더라도 이렇게 학부모가 내는 돈은 실제 학교예산 가운데 60%는 족히 차지한다는 게 박 정책위원장의 설명이다.

박 정책위원장은 “학교발전기금은 모금액을 학급별로 할당해 학부모에게 강제로 걷고 있다”면서 “이런 부담 때문에 학부모들이 학교에 드나드는 것을 매우 꺼리고 있어, 학교공동체의 일원으로 다양한 학교 참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학교발전기금을 폐지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발제자인 이빈파 서울 관악동작학교운영협의회 공동대표는 한 중학교의 2005년 예산서를 보여주면서 “의무교육인 중학교에서 학교운영지원금 징수는 위헌이기 때문에, 학교운영지원금 징수를 그만두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현재 학교운영비는 특별한 법률 근거없이 교장협의회에서 그 액수를 결정해 거두어들이고 있다. 학교운영지원금의 사용내역 또한 교사 수당이 대부분이고, 나머지는 비정규직 임금 등으로 쓰인다.

이에 대해 토론자로 나선 박동선 교육부 교육재정지원과장은 “학교운영비 징수가 법적 근거가 없는 것은 사실이며 학부모 후원회 성격으로 돈을 내고 있는 것”이라고 잘못된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교원의 수당을 늘려야 하기 때문에 이렇게 된 것”이라고 책임을 교원들에게 떠 넘겼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교육지표 2004를 보면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초중등교육 국가 부담 비율은 전체 교육비의 평균치인 92.4%보다 낮은 76.2%에 지나지 않았다. 반면 민간 부담비율은 평균치 7.6%보다 세배나 많은 23.8%였다. 이는 스웨덴(0.1%)보다는 240배, 미국(7.0)보다는 3.4배나 많은 수치다.

최순영 의원은 “현실적으로 학부모는 봉이라고 생각 한다”면서 “민주노동당은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완전 무상화와 함께, 보육과 유아교육, 고등학교로 무상교육을 확대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주간<교육희망> 2005년 6월 12일치에 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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