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4일 화요일

학생 매질은 엉덩이만 10대 이내로?

교육부 ‘학교생활규정 예시안’ 논란
 
윤근혁
 

교육부가 최근 각 학교에 내려보낸 ‘학교생활규정 예시안’이 학생 체벌 문제 등으로 논란을 빚고 있다.

교육부는 “16개 시도교육청에 6월 24일자로 학교 학칙을 대신할 수 있는 학교 생활규정 예시안을 하달했다”고 지난 달 27일 밝혔다.

이 예시안은 학생에 대한 체벌이나 징계, 포상 등에 대한 세부 기준과 함께 교사, 학부모의 역할에 대한 규정 등을 담고 있다. 예시안은 또 초등학교와 중학교, 그리고 인문계고와 실업고 등 학교별 실태에 맞게 4개의 안으로 따로 작성됐으며, 개정작업은 생활지도협의회 등에서 참석 교원 2/3의 찬성으로 진행하고 학교운영위원회와 학생회의 심의를 받도록 했다.

이 예시안 자료에 따르면 체벌은 교육상 필요하고 다른 수단으로 교정이 불가능한 경우에 한하여 반드시 생활지도부장이나 교감 등 제3자를 동반한 가운데 실시하도록 했다.

체벌 부위는 엉덩이로 하며 단, 여학생의 경우는 허벅지로 제한했다. 또 체벌 도구는 중학생의 경우 지름 1㎝ 안팎의 나무로 하며 매질은 10대 이내로 하도록 했다. 또한 해당 학생이 체벌을 원치 않을 경우 대체 벌을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교육부 학교정책기획팀의 한 관계자는 “이 예시안은 낡은 학교 학칙의 개정을 유도하기 위해 만들게 됐다”면서 “학교에서 민주적인 논의절차를 통해 새 규정을 만들 때 참고토록 하기 위해 예시안 형태로 제시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예시안에 대해 전교조는 지난달 27일 성명을 내어 “체벌 허용이라는 정책 방향 자체가 분명히 잘못되었을 뿐 아니라 정책의 후퇴”라면서 “더구나 세세하게 규정하고 있는 예시안의 내용은 구차하기까지 하며 교육부가 과연 이러한 규정을 만드는데 힘을 쏟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전교조 김경욱 학생청소년위원장도 “원칙적으로 체벌이 허용되면 안 되지만 체벌 없이도 수업할 수 있는 여건 마련이 더욱 절실한 상태”라면서 “교육부가 체벌 방법의 정교화에 역량을 투여할 일이 아니라 강압 구조가 엄존하는 학교체제를 고치고 학생자치기구를 활성화하는 데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주간<교육희망> 2002-07-03 제312호에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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